남극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그린피스는 작년 11월부터 본격적인 남극보호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2018년 10월 호주에서 개최되는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연례 회의에서 남극 웨델해에 지구상에서 가장 큰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입니다. 웨델해 보호구역을 시작으로, 남극 전체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진행할 것입니다.

린피스의 환경감시선 아틱 선라이즈호는 남극 생태계 연구를 위해 3개월간 탐사에 나섰습니다 <그린피스의 환경감시선 아틱 선라이즈호는 남극 생태계 연구를 위해 3개월간 탐사에 나섰습니다>

‘남극’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귀여운 펭귄이나 멋진 고래들, 눈 덮인 얼음땅의 모습을 떠올리실 겁니다. 저렇게 춥고 척박한 곳에 과연 얼마나 많은 생물들이 살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놀랍게도 남극에는 수만 종의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구 전체 바다 생물의 3/4이 다양한 방식으로 남극으로부터 도움 받으며 살고 있다고 하니, 남극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극은 나날이 심화되는 기후변화와 오염, 인간들의 어업 활동으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2013년과 2017년에는 아기 아델리펭귄들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게 된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과학자들은 2010년 갈라져 무너진 메르츠 빙하가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세계 인구의 1/3이 1년간 소비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 양의 거대한 크기의 메르츠 빙하가 녹으면서 주변의 환경도 크게 바뀌게 되었습니다. 빙하가 녹으면 바다에 염분이 없는 담수가 훨씬 많이 늘어나게 되고, 담수는 바닷물보다 쉽게 얼기 때문에 바다얼음이 늘어나게 됩니다. 아델리펭귄들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늘어난 해빙 위를 100km나 더 이동해야만 했습니다. 남극반도 서부의 빙하는 최근 12년 사이 급격히 녹아내리고 있으며, 이는 남극 생태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아델리 펭귄들은 기후변화로  남극 생태계가 급변하면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아델리 펭귄들은 기후변화로 남극 생태계가 급변하면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남극을 위협하는 것은 기후변화뿐만은 아닙니다. 날이 갈 수록 성행하고 있는 크릴 어업 역시 남극 생물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크릴은 펭귄과 고래는 물론 남극해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아주 중요한 먹이입니다. 하지만 첨단 장비를 갖춘 초대형 어선들이 남극 바다를 찾아와 촘촘한 그물로 엄청난 양의 크릴을 잡아갑니다. 이렇게 잡아들인 크릴은 우리에게 친숙한 ‘오메가3’ 제품에 사용되며, 양식장 미끼 나 고양이 사료를 만드는데도 사용됩니다. 원양강국인 우리나라의 어선 역시 남극해에서 크릴 조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보고서 ‘크릴 전쟁: 당신이 모르는 남극 바닷속 쟁탈전’을 통해 크릴 어선들이 점점 더 활동 영역을 넓혀 펭귄들의 서식지나 고래의 먹이 활동 영역을 포함한 생물다양성 집중지역(hotspot) 가까이에서 조업하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크릴어업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논의되고 있는 곳에서 행해지고 있습니다. 남극 생물들은 크릴을 잡아들이는 최첨단 어선들과 먹이 경쟁을 벌여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체 바다의 30% 이상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해양보호구역은 어업, 석유 시추, 심해자원개발 등 인간의 이익을 위한 착취적인 활동이 금지된 구역으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거나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해양 생물들과 생태계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합니다. 해양생태계가 건강해지면 혜택을 받는 것은 고래나 펭귄만이 아닙니다. 놀랍게도, 과학자들은 건강한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상태를 막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최근 밝혀냈습니다. 또한 전 세계 3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바다와 해양생태계에 의존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양생태계의 파괴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우리의 삶에 크고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전체 바다의 30%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것을 목표로 수 년간 꾸준한 캠페인을 펼쳐왔으며, 남극은 그 시발점입니다. 지난 2016년 마침내 남극 로스해가 해양보호구역으로 만장일치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 10월 CCAMLR에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25개 회원국이 모여 남극 웨델해에 지구상에서 가장 큰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결정하는 투표가 진행됩니다. 그린피스는 전 세계 시민들이 남극이 처한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남극해 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을 전력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회원국들이 남극해 보호구역 지정에 동의하여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