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대신 만드는 그린피스 ‘불편의점’에 놀러오세요!

후원자님, 안녕하세요!
저는 그린피스의 콘텐츠 작가 현유경이라고 합니다. 후원자님에게 보내드리는 이메일이나 임팩트 리포트, 블로그 등 다양한 매체에 들어가는 글들을 통해 후원자님과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그린피스에 들어와서 가장 크게 변화한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새 옷을 사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옷을 아예 사지 않을 수는 없으니 ‘새 옷’이란 공장에서 대규모로 생산된, 말 그대로 새로 만들어진 옷으로 정했습니다. 뭐 사실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옷 사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나름 큰 도전이었습니다.
제 규칙은 간단합니다. 가능한 한 불필요한 옷은 사지 않고, 사더라도 구제 옷가게나 아름다운 가게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언니나 동생에게 안 입는 옷을 받기도 하고, 그린피스 사무실에서 교환파티를 개최해 ‘득템’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도전은 3년이 지난 아직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불편의점 물물교환 코너에는 옷뿐만 아니라 책, 장난감, 다양한 생활용품이 기증되었습니다.>

왜 새 옷을 사지 않게 되었냐고요? 그린피스에서 일을 시작하고 나서, 저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분야의 환경문제들과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잘 샀다고 생각하며 별 생각 없이 입던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옷들이 만들어지는데 엄청난 양의 물이 낭비되고, 토양이 오염되며, 옷을 만드는 재봉사들이 착취당하고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알고 싶으시다면, 다큐멘터리 ‘트루 코스트’와 그린피스의 캠페이너가 쓴 책 ‘쇼퍼홀릭 누누 칼러, 오늘부터 쇼핑 금지’를 추천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작은 실천이지만, 조금이나마 환경에 이로운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합니다. 시간을 때우려 옷 가게에 들어가서 구경하다가 계획에 없던 ‘지름신’을 맞이하는 일도 줄었습니다.(재활용품점이 아닌 옷 가게에는 애초에 안 들어가게 되었으니까요!) 사무실에서 진행하는 교환파티도, 대부분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즐겁게 참여하는 연례 행사가 되었습니다. 작은 실천이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게 된 것이죠.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 코너>
 그린피스에서는 환경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하며, 더 나아가 우리 삶의 진정한 기쁨을 빛바래게 하는 과잉소비 문화를 없애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특히 연말에 각종 소비를 부추기는 대기업들의 쇼핑 페스티벌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서는 ‘바이낫띵데이(Buy nothing day, 아무 것도 안 사는 날)’ 캠페인을 진행해 왔으며, 사지 않는 대신 직접 만들어보자는 취지의 ‘메이크썸띵(Make something)’ 캠페인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올해에는 서울사무소에서도 메이크썸띵위크에 동참하여, 후원자님들과 시민들을 초대해 ‘뭔가 만들어보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이름하여 ‘불(不)편의점’! 일상의 소소한 행복감을 찾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조금은 느리게 살아보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일회용 비닐랩을 대체할 다회용 천연 밀랍 랩 만들기, 뚝딱 장난감 수리 연구소의 장난감 수리, 크리스마스 카드와 펭귄 가면 만들기, 집에서 가져온 티셔츠와 가방에 실크스크린 하기 등 다양한 부스가 마련되었고, 교환파티를 위해 참가자 분들이 직접 가져오신 옷과 물건들이 진열되었습니다. 출출한 속과 심심한 입을 달래기 위한 유기농 귤과 솜사탕, 뻥튀기 접시에 담긴 비건 빵이 틈틈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뻥튀기 접시에 담긴 비건 빵은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다이나믹이슈 팀의 김미경 캠페이너가 들려주는 플라스틱을 비롯한 과잉소비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귀를 기울여 주셨고,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참가자 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앉아 환경에 관한 주제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행사 당일 한파가 덮쳐와 과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와 주실까 하는 걱정이 무색하게, 100명이 넘는 분들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워주셨고 말 그대로 축제의 현장처럼 들뜬 북적거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 2차 행사가 열리게 된다면 조금 더 넓은 장소로 옮길 수 있지 않을까요?) 참여해주신 분들은 “지속가능하고 윤리적 소비에 대해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제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과잉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와 경제 구조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어요”, “환경과 관련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라는 소감을 들려 주셨습니다. 

<감사하게도 실크스크린 부스는 큰 성황을 이루었답니다!>
저는 설레는 마음으로 실크스크린 부스를 맡게 되었는데요, 정말 많은 분들이 아끼는 에코백이나 티셔츠, 가방 등을 가지고 오셔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번잡한 와중에도 이해해 주시고 즐겁게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깔끔하게 원하는 대로 찍히지 않았더라도 자연스럽고 멋지다며, 빈티지 감성이 살아있다며 기뻐해 주신 분들 덕분에 저도 실크스크린의 참 매력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그린피스 캠페이너와 함께 환경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참가자들>
메이크썸띵 프로젝트는 단순히 1년에 한 번, 연말에만 진행되는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매일같이, 생활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소소하지만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간편하지만 지구를 파괴하고 자원을 고갈시키는 일회성 소비 대신, 조금은 느리고 불편하지만 나만의 창의성과 시간, 정성을 담은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을 만들어 보세요. 망가졌다고 바로 버리기 전에, 고쳐 쓸 수 있는 방법을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세요. 사 놓고 안 입는 옷을 친구들과 서로 교환해 보세요. 지구를 지키기 위한 생활 방식, 그렇게 어렵지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