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맞설 수 있다는 희망의 이유

2018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기후변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IPCC 1.5℃ 특별보고서가 채택되었습니다. 인류의 미래가 달린 1.5℃ 목표 달성을 위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10년.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이미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그린피스 동아시아는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IPCC 총회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한편, 그린피스와 후원자님이 함께 만들어낸 희망의 이유를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글: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한신혜

<한국에서 열린 IPCC총회에서 그린피스는 기후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기후변화와 1.5℃의 연결고리
지난 여름, 우리가 타오르는 더위에 시달리는 동안 전 세계도 몸살을 겪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기록적인 산불과 필리핀을 휩쓸고 지나간 태풍 망쿳까지. 심지어 북극에서는 겨울에(!) 폭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두는 큰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했거나 그 피해가 더 커졌다는 점이죠.

도대체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하길래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요? 그 답은 바로 1℃입니다. 위의 이상기후와 재해들이 단 1℃의 지구 온난화로 일어났습니다. 산업화 이후 200년도 채 되지 않은 사이에 말이죠. 참고로 지난 2015년에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에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되 1.5℃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사실 그 당시 1.5℃는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다들 지구온난화로 나라가 바다에 잠길 위기에 처한 기후 취약국들에 해당하는 목표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1℃의 지구 온난화를 마주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2℃는 지구와 그 위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미래를 걸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목표입니다. 과학자들은 기온이 단 1℃가 올랐다고 해서 지난여름과 같은 폭염을 겪으리라고는 예상 못 했다고 말합니다. 즉 2℃의 온난화는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고 거대하다는 것이죠. 또한, 세계 곳곳의 관측 결과는 기온 상승을 2℃로 제한하는 기존의 ‘기후 목표’가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휴스턴을 덮친 허리케인으로 물에 잠긴 고속도로에서 카약을 타고 있는 시민의 모습.>

인류의 미래가 걸린 1.5도 특별보고서의 탄생
그리고 1.5℃를 새로운 목표로 삼기 위한 첫걸음이 지난 10월 1일 대한민국 송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195개국 정부와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모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가 열린 것이죠! IPCC가 뭐냐고요? IPCC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과학자들의 모임입니다. 지금까지 IPCC는 기후변화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으며 그 원인은 인간에게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죠. 덕분에 온실가스의 방출을 규제하기 위한 국제기구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탄생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총회는 IPCC의 48번째 모임이었지만, 그 특별함 때문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바로 1.5℃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주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하는 자리였기 때문이죠. 이 1.5℃ 특별보고서는 1.5℃와 2℃의 차이가 무엇이며 1.5℃ 억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 상승 시 1.5℃ 상승 때보다 극단적인 폭염에 빈번하게 노출되는 인구가 4.2억 명 더 많아진다고 합니다. 뒤이어 4개의 시나리오를 통해 인류가 1.5℃ 목표를 달성할 방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류의 ‘구조 계획’을 다루고 있는 보고서라 할 수 있죠. 

[IPCC보고서 내용 알아보기]
http://www.greenpeace.org/korea/news/press-release/climate-energy/2018/IPCC2018/

<필리핀을 덮친 태풍 하이얀 피해자들을 기리며 기후정의를 요구하는 촛불집회.>

#희망의이유
하지만 IPCC가 시작하기도 전, 여기저기에서 특별보고서는 1.5℃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졌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패배주의가 그 사이로 스며들었습니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들이 특별보고서 승인을 반대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죠. 그린피스는 1.5℃가 ‘가능한가 아닌가’보다는 ‘왜 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기후변화에 맞설 수 있다는 희망은 충분하다고 믿기 때문이죠. 이미 전 세계에서 긍정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1.5℃를 달성하기 위한 기후행동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그린피스뿐 아니라 수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더 이상의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희망의 불씨를 더 널리 퍼뜨리기 위해, 그린피스는 IPCC 총회에 참관인(Observer)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정부들에 1.5℃ 목표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뜻을 전하는 동시에, 1.5도 특별보고서의 중요성을 미디어에 더 널리 퍼뜨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0월 8일, 만장일치로 통과된 1.5℃ 특별보고서의 요약본이 공개되었습니다. 그 핵심 내용은 1.5℃ 목표가 ‘달성 가능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기후변화에 맞설 수 있다는 또 하나의 희망의 이유가 생긴 셈이죠. 물론 쉬운 길은 아닙니다. 특별보고서는 1.5℃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절반가량 감축해야 하며 2050년까지 순 배출량이 제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간은 1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오늘부터 행동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행동은 이미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빨리, 더 널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해양과 산림을 파괴하는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함께하면 아무리 큰 변화도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또 한 번의 변화를 만들어 주세요!

<그린피스와 여러분의 #희망의이유>

아래 10가지는 그린피스가 생각하는 희망의 이유입니다.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한 여러분의 희망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1. 석유 너머의 세계를 향한 발걸음
    많은 국가가 석유 생산을 금지하기 시작했습니다! 깨끗한 공기를 위해 지역 공동체들이 행동에 나섰습니다. 삶의 터전인 땅과 물을 지키기 위해 거대 원유회사를 상대로 법정투쟁을 벌인 토착민들은 소송에서 승리하고 있습니다.

  2. 해양 보호를 위한 결정적 순간
    과학자들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적어도 바다의 30%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야 합니다. 남극에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함으로써 수많은 해양생물이 번성할 수 있고, 이 생물들은 공기로부터 탄소를 흡수해 저장함으로써 기후변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3. 산림 보호를 위한 전 지구적 행동
    2020년까지 세계 산림 벌채율을 0%까지 낮추겠다는 국제사회의 약속 기한이 다가오면서, 산림파괴를 중단하기 위한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브라질 아마존의 산림 벌채는 시민들의 압력으로 지난 15년간 70%가 감소했습니다. 아직 충분치는 않지만 분명 산림 벌채 0%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4. 석탄에너지보다 저렴해진 태양에너지
    이제 세계의 거의 모든 곳에서 풍력과 태양에너지 발전비용이 신규 석탄발전소의 발전 비용보다 더 저렴합니다.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은 경제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며, 에너지 전환은 놀랄 정도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5. 기울어 가는 석탄산업
    영국, 캐나다와 같은 경제 대국이 석탄의 단계적 퇴출을 약속했고, 아시아와 미국 전역에서 대형 석탄 프로젝트들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거대 자본이 석탄산업을 떠나고 있는 것입니다!

  6. 기후 정의를 위한 공동행동
    시민들은 기후 위기를 앞당긴 정부와 기업을 법정에 세워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송에서 시민들이 승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어떤 사회운동이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인구 3.5%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화석연료 산업을 통해 이익을 보는 세력에 책임을 묻는 3.5%가 되어 주세요. 지금이 바로 변화를 만들 때입니다!

  7. 석유 없이 가는 교통수단
    교통 분야에서 발생하는 배출 대부분(73%)은 단거리 이동에서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교통 체증과 공기 오염, 도시 오염이 생겨나죠. 깨끗한 공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가 계속되면서, 석유 없는 교통수단은 많은 나라와 도시에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8. 육류 식단을 대체하는 채식 기반 식단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건강과 지구를 위해 고기를 적게 먹고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식단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플렉시테리언 식단으로 전환한다면, 식량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2050년까지 64%나 줄일 수 있습니다.

  9. 국제사회에 울려퍼진 원주민의 목소리
    현재 90개국에 약 3억7천만 명의 원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가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있죠. 점차 더 많은 국제기구와 정부가 기후변화를 앞당기는 오염 산업과 정부 계획에 반대하는 토착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10.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물결 기업과 정부를 향한 소비자들의 강한 압박 덕분에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은 전 지구적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바다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흘러가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석유산업을 끝내기 위해 매우 중요한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