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이젠 기후 리더십을 발휘할 때!

그린피스는 우리의 세금이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에 투자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기후변화 주범인 석탄발전소 해외 수출에 한국은 지난 10년 간 약 11조 원 이상의 세금을 투자했습니다. 전지구적 위기인 기후변화를 국민 세금으로 가속하는 한국, 이젠 책임지고 기후 리더십을 발휘할 때입니다.

글: 장마리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제48회 IPCC총회 개막일에 맞춰 진행된 그린피스의 평화적 직접행동. 남산에 레이저빔을 사용해 해외석탄발전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퍼뜨렸습니다.>

우리 세금,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정의에 써주세요!
지난 9월, 그린피스는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위험한 투자 feat. 우리 세금>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정부가 국내에서는 신규 석탄발전소를 추가 건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해외에선 여전히 막대한 규모의 세금을 석탄발전소 건설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9개 국가에 20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정부 소유인 세 곳의 공적 금융 기관을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 석탄발전소들에는 아주 심각한 결함이 있습니다. 초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수은 등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을 완화해주는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가 달려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환경 규제가 낮다는 점을 악용해, 저감장치 설치와 운영에 투입되었어야 할 수조 원대의 비용을 절감하여 이익을 취했습니다.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가 없는 석탄발전소는 현지에 어떤 피해를 미칠까요? 그린피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건설한 해외 석탄발전소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양국에 연간 약 3천여 명의 조기사망자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연구의 대상이 된 발전소들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노출된 실제 피해 규모와 영향은 훨씬 심각하고 위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발전소들의 평균 수명이 39년에, 통상적으로 이보다 오래 운영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현지 주민들의 피해는 우리들의 예상보다 더욱 장기적일 것입니다.     


송두리째 변한 찌레본 주민들의 삶
지역 주민들은 어떤 피해를 입었을까요? 인도네시아의 찌레본의 피해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긴 싸움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찌레본 마을 아이들은 할아버지, 아버지가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잡고 염전을 일구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숙련된 어부이자 염부였습니다. 마을의 어머니들은 태풍이나 오랜 비로 시장에 내다팔 물고기가 충분히 잡히지 않을 때면 작은 물고기와 새우를 모아 맛깔난 젓갈을 만들어 집안을 풍요롭게 했습니다. 젓갈과 마을의 전통 음식을 만들어 시장에 팔기 위해선 한두집이 아니라 온 마을이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찌레본 사람들은 서로 또 같이 부족함 없는 일상을 유지했습니다. 2012년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의 투자로 찌레본 1기 발전소가 완공되기 전까지의 찌레본은 이렇게 특별할 것도 이상할 것도 없이 사람 냄새 나는 평범한 마을이었습니다. 

찌레본 1기 발전소가 가동되자 마을 100km 밖까지 초미세먼지로 오염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부터 호흡기 질환을 앓고, 중증의 폐질환을 앓는 어른들도 늘었습니다. 석탄발전소의 폐수로 물고기들은 폐사했고, 어부들의 배는 더 먼 바다로 나가기엔 턱없이 작았습니다. 염부들이 손에 쥔 소금은 석탄재 오염으로 온통 검었습니다. 



<새카만 석탄재가 섞인 소금을 보여주는 찌레본 주민.>
<인도네시아의 석탄발전소 주변에 살고 있는 50대 여성. 그는 만성 폐색성폐질환을 진단받았습니다.>

주민들이 잃은 것은 생계 뿐만이 아닙니다. 해외 자본이 들어오자 마을 주민들의 의견은 갈라지기 시작했고, 찌레본 2기 건설 소식에 반대하려 수천명의 주민들이 모였던 대책위원회는 현재 불과 100명 남짓한 규모라고 합니다. 이제 찌레본엔 석탄발전소 건설 이전의 공동체가 사라진 것입니다. 

10월 초, 그린피스는 오랜 시간 찌레본 주민들과 한국 정부에 항의해온 인도네시아 지구의 벗 왈히의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드위 사웅을 초청했습니다. 한국의 단체들과 시민들에게 찌레본 마을의 위기를 전하기 위해 먼 길을 온 사웅은 호소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전세계 어느 나라에도 더이상 석탄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인도네시아 지구의 벗 왈히의 기후에너지 캠페이너인 드위 사웅과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서울 남산에 인도네시아 찌레본 주민들의 절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린피스는 본격적인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청와대,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한국의 공적금융기관 3곳에 공개서한을 발송하여,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소가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개발도상국가들에 미치는 피해를 규탄하고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를 신속히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는 산업 정책의 일환이므로 정부 정책 결정자들이 문제를 직시하고 정책적인 결단을 내려야하기 때문입니다.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국회의 문도 활짝 열었습니다. 국내 석탄발전소에 비해 관심과 주목이 낮았던 해외 석탄발전소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질의됐고, 찌레본 1, 2, 3기 발전소의 운영, 건설에 참여하던 한국중부발전은 찌레본 3기 투자를 철회하고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할 계획이라고도 밝혔습니다. 무역보험공사 측이 석탄발전소 산업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출 판로 확보가 중요하다고 답변하자 질의를 진행하던 한 국회의원은 “폭력배가 경쟁력이 있으면 폭력배도 수출할 것이냐”고 일갈하기도 했습니다. 


반가운 변화는 또 있습니다. 알리안츠, 악사, ING, 스탠다드 차터드, HSBC….이미 석탄발전소 투자 철회를 선언한 금융 기관들의 사례를 더이상 외국에서만 찾을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최초로 탈석탄 투자를 선언한 지방 정부와 금융 기관들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10월 2일, 충남도의 앞서가는 탈석탄 정책 결정에 뒤이어 한국의 3대 공적 연기금으로 꼽히는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이 탈석탄 투자를 선언했습니다. 두 기관은 "세계에서는 지금 탈석탄, 재생에너지로의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공적 연기금으로서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추구해가겠다"는 각오도 밝혔습니다.  
<위험한 투자 feat. 우리 세금> 캠페인의 시민 참여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서명운동은 초기부터 뜨거운 참여율을 기록했고, 이미 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한국의 해외 석탄 투자를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서명에 동참해주셨습니다. 
각국 정부와 지역, 기업, 금융 기관들의 석탄 투자 중단 결정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넘어 이미 전세계적인 기조이고, 한국을 포함한 총 199개 국가들이 파리기후협약에서 약속한 기후변화 대응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 중단 결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한국 정부는 더이상 국민의 세금을 기후변화를 가속화 시키는 해외 석탄발전소가 아니라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해야 합니다. 개발도상국의 환경과 시민을 위협하는 투자가 아니라, 기후정의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하고 앞장서야 할 때입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한국 정부가 전세계에 지원하는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 중단을 선언하도록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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