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사는 10살 롱이티안은 하교하면 마실 물을 구하러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갑니다.

저는 호숫가에 삽니다. 호수는 매일매일 그리고 매 순간 달라집니다. 위협적이면서 어둡다가 온통 은빛으로 반짝이며 신비로운 모습을 띄기도 하고 다시 엄숙한 분위기를 보이다가 먹이를 잡기 위해 수면위로 뛰어오르는 숭어들로 활기가 넘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 봄에는 전혀 새로운 모습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4월, 호수의 물에서 악취가 나고 물맛이 이상해졌습니다. 며칠 동안 숭어들은 호수 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카누를 타고 나가 수면을 첨벙거려보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해초를 건드려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놀랍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물학자인 친구와 함께 물 샘플을 수집해 현미경으로 호수의 물에 살고 있는 미생물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현미경을 가지고 관찰을 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면 그 장면을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주 소량의 물을 얇은 유리판–슬라이드글라스-에 떨어뜨린 다음 그 위에 유리판을 덮어 눌러주면 그 물 방울은 납작해져서 작은 얼룩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박테리아, 규조류, 와편모조류라는 플랑크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샘플에서 발견한 것은 대부분 무해한 민물 녹조류였습니다. 하지만 죽은 녹조는 호수의 용존산소량을 고갈시킵니다. 대량 증식한 조류는 호수를 죽이기도 하고, 늪지로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우리는 소량이지만 ‘Nostoc sp.’라는 유해한 남조세균 (시아노박테리아)을 샘플에서 발견했습니다. 이 세균은 호수의 생물종을 죽게 만듭니다. 이런 점들을 보면 호수가 생태계 변이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볼복스(Volvox) 증식은 호수가 많은 양의 영양물 특히 주로 인간의 거주지에서 배출되는 인산염과 질산염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호수의 맛과 냄새가 안 좋아졌다는 것은 산소량이 줄어들어 부패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호수는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는 한적한 곳으로 호수 변 절반이 숲으로 이루어져 있고, 소규모 농가가 몇 채 밖에 안될 뿐만 아니라 주변 6km2 내에 100가구도 안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곳에서 미묘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 생태계가 이렇게 작게나마 인간의 영향을 받고 있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담수 위기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거주하는 모든 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피크워터(Peak Water)

여러분도 아마 다음과 같은 놀라운 수치에 대해서 알고 계실 것입니다. 지구상 모든 담수의 0.3%는 호수와 강이고, 30%는 토양의 수분과 지하수입니다. 나머지 70%는 빙하의 형태로 남아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 빙하는 줄어들고 있고, 녹아서 바다로 흘러가거나 지하수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인간의 사용으로 지하수, 호수와 하천, 대수층은 고갈되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 인구 가운데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은 깨끗한 물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진국과 탈공업화 국가의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엄청난 양의 물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면티 하나를 만드는 데는 2,460리터, 유명 커피 한잔을 만드는 데는 약 526리터의 물이 사용됩니다. 대형 목장에서 소고기 약 450그램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물은 7,570리터가 넘습니다. 

북아메리카 사람들은 하루에 378리터를 사용하는데 반해 차드, 니제르, 가나, 감비아의 평균 소비량은 3.7리터도 안되며 그나마 깨끗한 물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캐나다 역청탄(타르샌드), 셰일오일 파쇄, 농약을 사용하는 농업 등의 산업프로젝트는 지하수면과 하천을 오염시킵니다. 이미 전 세계 담수의 절반은 오염되어  있습니다. 이에 더해 기온상승으로 물의 증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호수가 말라버리고 물위기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면 생산을 위한 용수로 이용되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아랄해(Aral Sea)는 기온상승으로 건조해져 수심이 16미터가 줄었고 면적도 70%가 감소했습니다. 이란의 우르미아호 역시 수심이 10미터 낮아졌고 면적은 반으로 줄었습니다. 한 때 중국에서 가장 큰 호수였던 포양호 역시 가뭄과 인위적인 물길전환으로 인해 고갈되고 있습니다. 차드, 니제르, 나이제리아, 카메룬 사이에 있는 차드호는 수심이 10미터가 줄었고 면적은 95%가 사라져 지역 정부간에 남은 수자원을 둘러싼 분쟁이 이루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 100년 동안 미국의 관개용수를 공급해 온 45만 km2에 달하는 오갈랄라 대수층(Ogallala Aquifer)은 급속도로 고갈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대수층이 모두 말라버렸고 자연적인 우수사이클을 통해 회복되는데 수만 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콜로라도강은 그 지류가 바다에 닫기도 전에 수량이 고갈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남부캘리포니아의 오언스 호수(Owens Lake)는 한때 최대 수심 18m에 280 km2의 넓이를 자랑했지만 현재 거의 메말라 LA의 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전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캘리포니아 가뭄으로 전력계통이 정지되었고, 지역주민들은  지역의 물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뿐만 아니라 먼 곳에서 온 급수차량의 도움을 받게 됨에 따라 물 수송을 위한 탄화수소 연소가 발생하는 등 온난화 사이클이 야기되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다양한 형태로 전 세계 호수와 강, 대수층에서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온상승으로 인해 가뭄이 빈번해지고 사람들은 지구 자체적인 수문체계 보충 속도보다 더 빠르게 수자원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지구가 보유하고 있는 수자원을 고갈시키고 있고, 일부 지역은 이미 레스터 브라운(Lester Brown)이 말한 ‘피크워터(peak water, 지속가능한 관리 부족으로 수자원 생산량이 정점을 지나게 되는 것)’ 수준에 도달한 것입니다.  

 

글: 렉스 웨일러(Rex Weyler) /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공동 창립자,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