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전 최초로 중국 하바산을 오른 여성, 다시한번 그곳에 오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오염에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극명하게 나타나는 오염이 있는가 하면, 과학적인 테스트를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한 오염도 있습니다. 이처럼 숨어있는 오염은 공기나 강을 통해서, 또는 바다에 의해 지구 반대편까지 이동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오염은 얼마나 심각할까요? 그린피스 탐사단이 북적대는 도시를 벗어나 지구의 8대 고도로 먼 탐험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에서 물과 눈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첫 번째로 향한 곳은 중국 윈난성의 하바설산입니다.

하바설산은 윈난성 샹그릴라시(市)에 위치한 설산으로 최고봉의 높이가 해발 5,396M에 달하고, 해발 4,900m부터 설선(雪線)이 시작됩니다. 주봉 주변으로 4개의 작은 봉우리가 솟아 있습니다. 하바설산 아래에 사는 소수민족인 나시족 언어로 “하바”는 “금꽃”을 뜻합니다. 이 곳은 산악인들에게는 성지이자 이번 탐사의 목적지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수 많은 등반을 했지만, 고산지대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탐사 준비는 특히 중요했습니다. 물론 전문 장비도 필요하지만, 믿을 만한 팀을 꾸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장비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이번 탐사에 참여했습니다. 가이드를 맡은 하오시를 포함해 팀원 모두 뛰어난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고, 처음으로 함께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여정에서 항상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오시는 현지 전문 산악가이드입니다. 탁월한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꼼꼼하고 믿음직한 전문가입니다. 하바설산을 천 번도 넘게 올라갔고, 그가 가이드 한 등반객의 수는 1만 명이 넘습니다. 1일 가이드 회수 4회라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하오시의 조카 아시는 하오시만큼이나 훌륭한 기량을 갖춘 활발한 성격의 젊은 가이드입니다. 사진작가 더루이씨아 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전문 아웃도어 사진작가입니다. 신장 출신의 카메라맨 사이풀라미 는 덩치가 크고 숫기가 없는 편이지만 자신의 일에는 매우 꼼꼼합니다.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팀원들에게 포즈를 다시 취할 것을 요청하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오랜 동료이자 산을 너무나 사랑하는 종유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오랜 등반 경력을 볼 때 이번 탐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입니다. 

뜻밖의 좌절과 재도전

16년 전 종유는 여성 최초로 하바설산 등반에 성공했습니다. 그 때 그녀의 곁에서 가이드를 한 사람이 바로 하오시입니다. 16년이 지난 지금 예전 파트너가 다시 만났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16년전 하바산에서 지퍼가 고장난 면재킷을 입고있는 종유>

 

종유가 오래 전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는 지퍼가 고장 난 면 재킷을 입고 있었고, 하오시는 맨발에 천으로 된 신발과 블레이져를 걸치고 있었습니다.

1999년 5월, 종유는 하바설산의 첫 등반길에 올랐습니다. 출발 당시에는 날씨가 좋았지만, 자갈지대를 지나 빙하지역에 다다르자 짙은 안개를 만나 시야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가파른 경사면을 올라가다 등반팀은 그만 방향을 잃었고, GPS에만 의존해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상으로 향하던 중 종유은 실수로 카메라를 떨어뜨렸습니다. 한 걸음 내디디면 두 걸음 미끄러지기를 반복했습니다. 다른 팀원들에게 방해가 될까 우려한 나머지 종유와 하오시는 등반팀에서 떨어져 나와 밧줄을 이용해 크레바스(빙벽의 틈)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팀원들은 크레바스와 악천후로 인해 정상을 30m 남겨둔 상황에서 등반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1999년 10월, 종유는 하바설산 등반에 재도전을 했습니다. 날씨는 지난 등반 때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빗줄기가 거세게 몰아쳤다가 무지개가 나타나 장관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거친 바람, 영하의 기온, 시계불량 등 그 무엇도 그녀를 막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종유과 등반대는 마침내 하바설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하바산 정산 등반 성공후 기쁜 모습의 종유(가운데)와 친구들의 흐릿한 기념사진>

 

16년 뒤의 재도전

시료를 채취해야 했기 때문에 20kg이 넘는 장비와 물품을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먼저 베이징에서 온 종유와 준비를 한 다음, 카메라맨과 합류하기 위해 서둘러 리장으로 향했습니다. 하바마을에 도착해 하오시를 만난 뒤, 곧 바로 하바설산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하오시의 도움을 받아 장비와 물품을 계속해서 정비했습니다. 코 앞에 우뚝 선 하바설산 위의 설벽에는 엷은 안개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해발 4,070m 지점에 중간기지를 설치해 이틀 정도 머무르면서 몇 가지 일을 처리했습니다. 정상을 향해 출발 하기 직전 우리 모두 “전투 태세”에 돌입했습니다. 하오시는 눈 위를 걷는 방법, 눈 덮인 비탈면을 오르는 방법, 등반 속도와 등반 자세, 아이스 액스(얼음도끼)와 밧줄, 안전장소 사용법 등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고산병 증상과 대처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었고, 경사면에서 미끄러졌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스노우피크 사용법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모든 설명을 마친 하오시는 각 팀원의 카메라를 일일이 점검하고 알맞게 조정해 주었습니다. 사실 하오시는 마을 주민에게 부탁해 알파인 이끼를 준비해 왔습니다. 등반 전날 밤 팀원 모두 알파인 이끼차를 마셨습니다. 이 차를 마시면 고산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 날 시작될 여정이 얼마나 힘겨울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가이드인 하오시가 아주 소소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이 매우 놀라왔습니다.  

“16년 전과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카메라맨이 종유에게 물었습니다. 그녀는 마을의 길이 더 넓어진 것 말고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정상으로 향하면서 예전의 기억이 마치 어제처럼 생생하게 되살아 났습니다. 자연환경은 크게 달라지 않은 것 같았지만,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마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도로가 정비되었고 새로운 건물이 생겨났고 여행자의 수도 늘어났습니다. 여러 시설들이 새로 들어서기도 했습니다. 이제 등산은 소수의 사람들만 하는 활동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새로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장비와 자격요건은 사용이 더욱 더 용이해지고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 활동은 원시상태의 자연에 어떠한 변화를 야기하고, 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그 대답을 찾는 것이 바로 그린피스 탐사 목적입니다.

글: 그린피스 원정대원 레이 유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