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이맘 때쯤,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세계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정한 교토의정서가 채택되었습니다. 교토의정서가 의미있는 것은 감축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규제를 가할 수 있는 최초의 국제규약이기 때문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2005년부터 발효된 의정서는 어느덧 그 1차 공약기간의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그렇다면 지난15년 동안 지구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안타깝게도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와 그 피해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고, 북극에서는 올해 여름 동안 미국보다 큰 면적의 얼음이 녹았습니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로 금세기 내 지구온도가 섭씨 4도 정도로 상승해 대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현재 카타르(Qatar) 도하(Doha)에서는 제 18회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UNFCCC COP18/CMP8)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195개 당사국 대표단이 함께 새로운 의정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재해적응을 위해 “교토의정서 제 2차 공약기간”을 조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이 공동의 의견에 도달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겠지요.

현재 도하에서 대두되는 이슈는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유럽의 경우 할당 탄소 배출권(AAU)을 사고 파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초기 시장경제체제를 갓 도입한 점을 배려해 할당받은 많은 배출권(일명 Hot Air) 덕분에 시장에서 큰 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의 남은 배출권량은 유럽 연간 배출량의 2.5배나 달합니다. 교토의정서 제 1차 공약기간(2008-2012년)의 감축목표치(온실가스 총 배출량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를 못미친 이 시점에 제 2차 공약기간까지 기존에 남아있는 배출권을 모두 유지시킨다는 것은 감축 노력에 반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폴란드와 러시아 등이 남은 배출권을 포기해야 한다면 더이상 의정서에 사인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라 많은 국가들은 팽팽한 긴장속에서 협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이슈는 “돈”입니다. 지난 200년 동안 산업화를 통해 강국을 이룬 선진국들이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하는 국가들에게 동일한 기준의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태도는 공평하지 않겠지요. 더군다나 자연재해에 더욱 노출되어 있는 것은 저개발국들이고, 자체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곤란한 상황입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역시 5일 연설에서 “기후변화는 선진국들의 산업화로 촉발된 것이므로, 이들이 대부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공평하고 타당합니다” 라며 지구온난화 책임에 대한 부유국들의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지난 2007년 발리(Bali)에서 열린 13차 총회 때 선진국들은 2010-2012동안 300억불(약 32조 원)의 자금을 마련하여 개도국의 기후변화대응 및 적응을 돕기로 협의했고 최근에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GCF)’을 만들어 2020년부터 매년 1,000억 달러씩 지원하기로 약속했지요. 그런데 문제는 연간 1,000억 달러 총 8,000억 달러(약 900조 원)라는 그 기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또 2013-2019년까지의 재정은 어떻게 마련할지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선박/항공 또는 금융거래에 일종의 세를 걷어 이 자금에 보태자는 말들은 있지만, 기존자금의 전환이 아닌 “새롭게” ”추가되는” 자금 마련의 구체적인 방법 도출에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이 밖에도 2012년 총회에서는 개도국의 자발적 감축 목표안, 산림전용 방지 등 여러 가지 이슈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또, 2015년까지 새로운 의정서를 위해 형평성, ‘공동의 그러나 차등적 책임’ 등과 같은 원칙과 가치를 함께 정의하고, 그 기준에 맞춰 로드맵을 준비해야 합니다. 과연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지구의 내일을 위한 현실적인 해결안이 도출될 수 있을까요? 오는 7일, 과연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의 맹점을 매울 결과가 도출될지 우리 모두가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글: 서형림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