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모간과 버니 맥디아미드, 4월 4일부터 업무 시작

지난해 말, 4년 넘게 그린피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쿠미 나이두(Kumi Naidoo) 사무총장과의 작별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그린피스 국제본부의 새로운 사무총장을 마침내 선출했다는 깜짝 발표가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 앞으로 그린피스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게 될지 함께 알아볼까요?

넘치는 카리스마로 조직을 혁신적으로 재정비한 나이두 전 사무총장의 빈자리는 너무도 커 보였습니다. 그 빈자리를 온전히 메우고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무총장 임명자가 발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 결정에 놀랐습니다. 그린피스 역사상 최초로 여성이 사무총장에 선출됐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최초로 두 명이 공동으로 임명됐기 때문입니다.

그 두 주인공은 바로 제니퍼 모간(Jennifer Morgan)과 버니 맥디아미드(Bunny McDiarmid)입니다. 새로운 공동 사무총장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느낀 놀라움은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에 대한 기대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두 여성 사무총장 임명자는 현재 임시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노르웨이 그린피스 전 사무총장인 매즈 크리스티안센(Mads Christiansen)의 임시 임기가 끝나는 4월 4일부터 업무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맥디아미드는 지난 30년간 그린피스에서 활동해온 베테랑 활동가로, 때론 그린피스의 선원으로 활약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그린피스 뉴질랜드의 사무총장직으로 일했습니다. 맥디아미드의 뛰어난 리더쉽을 통해, 그린피스 뉴질랜드는 전 세계 그린피스 사무소 중에서도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맥디아미드가 거의 모든 그린피스의 배에서 근무해본 경험이 있다는 점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 그녀의 동료인 모간은 다양한 조직에서 주요 의사 결정자들과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에서 기후 프로그램 글로벌 국장으로 일하며, 기업의 CEO들과 국가의 고위직 관리들과 함께 일해왔습니다. 또한 주요 기구에서 큰 규모의 팀을 이끌었으며, 기후 활동가로 끊임 없이 개혁을 위해 일해왔습니다. 그녀가 거쳐간 기관들에는 세계자연 보호기금(Worldwide Fund for Nature),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E3G 등이 있습니다.

아나 토니(Ana Toni) 그린피스 이사회 의장은 “이 두 분 모두 독립적으로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두 분의 상호보완적인 능력과 경험, 지식이 함께할 때 생겨나는 시너지 효과를 고려할 때, 또한 사무총장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개별적으로 마주할 어려움들을 생각해보았을 때, 공동 지도자들이 갖는 이점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공동으로 조직을 이끌 경우, 최대의 장점은 서로 도우며 어려운 상황들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또한 우리 조직이 중앙 집권적 구조와 계급적 조직으로부터 탈피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모두가 책임을 공유하는 조직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과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제니퍼 모간

모간는 미국에서 태어나 현재는 독일에서 살고 있으며, 아메리칸 대학에서 국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녀는 학생 휴게실에서 독일의 녹색당을 창설한 페트라 켈리가 쓴 “희망을 위한 투쟁” (Fighting for Hope)이라는 책을 발견한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고 합니다. “몇 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책 한 권을 모두 다 읽었습니다. 켈리는 시스템적 문제들과 새로운 사고의 필요성을 연결시켰습니다. 사회에서 폭력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또 자연과의 인간의 조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마치 누군가 제 마음과 생각을 읽은 후 제가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모두 써내려 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작가의 용기에 놀랐고, 이후 켈리는 제 인생을 바꾼 롤 모델이 되었습니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린피스로 오게 된 것은 마치 고향에 온 듯합니다. 그 동안 저는 타지를 떠돌며 세계의 지도자들이나 기업가들과 함께 일했지만 그린피스는 제 뿌리와 같은 곳입니다. 특정 단체나 정부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는 놀라운 장점이 있는 곳이죠. 정부나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는 정책은 걱정 없이 어떤 누구에게도 할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버니 맥디아미드

뉴질랜드 출신인 맥디아미드는 그녀가 살아온 세상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주장이나 학설을 대입해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적합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그녀의 나이 21세에 목선에서 일하던 중 스스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녀는 12명의 승객들을 태우고 바다로 나가기 위해 선박을 수리하고 있었습니다. 수면 아래에 위치한 목재 부분에서 썩은 부분을 교체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전 목수나 선원 경험이 없었고, 제가 일을 잘못할 경우 모두가 물 속에 빠져 수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저를 신뢰해 주었고, 제가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어주었습니다. 그때 그 자리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종이 위에 적힌 우리에 대한 소개 이상의 일을 해 낼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1985년에도 레인보우 워리어호에 갑판원으로 승선했었습니다. 당시 그린피스는 수 십 년간 계속된 핵무기 실험으로 인해 방사능에 오염된 롱겔라프 섬에서 섬 주민들을 구출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우리가 지구와 사람들에게 가하는 폭력이 함께 결합되어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그리고 실제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점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롱겔라프 섬에서의 경험은 저를 이끈 아주 큰 줄기의 작은 부분이며, 제가 그린피스가 지지하는 생각들에 동참하게 만들었습니다.”

공동 지도자의 만남과 이들의 시너지

토니는 10월부터 여러 차례의 미팅을 통해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고, 이 두 사람은 서로를 더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비전과 리더쉽에 대한 생각, 사람 중심의 가치관 등이 서로 화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서로에 대해 편안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명백했습니다.

맥디아미드는 “우리는 둘 다 신뢰를 쌓아가는 타입입니다. 우리 둘 다 서로 존중하며 경쟁하는 문화를 지향합니다. 또한 다양한 사고와 접근법을 활용한다면 사람들이 매우 효과적인 팀을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간은 여성은 특히 권력을 공유하는데 재능이 있다고 말하며, “우리는 다양성을 넓히는데 재능이 있고, 우리는 좋은 결과를 내고 대의에 집중하는 일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 조직을 함께 이끌 재능 있는 남자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버니와 제게는 여성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꿈을 갖게 할 수 있는 리더쉽이 있습니다. 이로써 여성들이 어떤 일이든 어떤 보직을 맡던, 그것이 그린피스의 수장이건 한 국가의 대통령이건, 그 꿈을 키울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모간은 큰 조직에서 아주 민첩한 팀을 조직하는 “반-권위적” 인물로 묘사됩니다. “구조나 조직도라기 보다는 옳은 사람을 맞는 목적에 부합시키려고 합니다. 또한 비전을 강제하기보다는, 한 단계 한 단계 함께 비젼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가장 기분 좋은 일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이들 앞에 놓인 장애물들을 치워주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다양한 견해를 갖고, 개개인의 한계를 넘어 자신들의 기량들을 모두 발휘하고,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는 일입니다. 리더에게 가장 큰 보람은 재능 있는 사람들이 성공하고 빛나는 것을 보는 일이랍니다.”

모간과 맥디아미드는 그린피스에게 있어서 “새로운 무기”를 찾아야 한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에 목말라 있습니다. 인류의 속성, 우리 미래의 방향, 그리고 지구와 공기와 바다와 연관된 우리 삶에 대한 더 나은 해석이 있는 이야기 말이죠. 그린피스는 이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북반구와 남반구를 걸쳐 일하고 있으며, 시민이 중심이 된 투쟁과 비폭력 직접 행동에 대한 약속은 권력을 향해 진실을 말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줍니다. 이는 아주 소수의 기관에게만 허용된 일이죠.”

맥디아미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적인 생각이 발현될 공간을 마련하고, 자신 있게 ‘그린피스 조직’이 아닌 ‘그린피스의 사상’을 믿는 사람들의 힘을 합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형상이 아니라 사상. 더 좋은 세상이 가능하다고 믿는 수 백만 명의 사람들과 조직들이 공유한 진취적이고 창조적인 생각을 우리의 진취적인 창조성과 어떻게 결합해야 할까요? 어떻게 우리는 이를 겸허하지만 빠르게 발전시켜나갈까요?”라는 화두를 던집니다.

모간은 이에 대해, “우리 둘 다 아직은 이 새로운 무기가 어떤 것일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다른 형태가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리더쉽을 나타내는 하나의 임무가 있다면, 그것은 이 새로운 무기를 찾는 일입니다.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며, 새로운 무기를 찾기 위해 전 그린피스 조직을 통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맥디아미드는, “이는 매우 새로운 접근입니다. 아마 이런 접근에 대해 우리 둘 모두 설레는 동시에 약간은 걱정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라고 말하며, “하지만 어떤 면에서, 공동으로 조직을 이끄는 일은 단지 저와 제 동료가 사무총장직을 나누는 것 이상입니다. 이는 모든 그린피스 사무소에서의 리더쉽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리더쉽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런 조율은 그린피스가 추구하는 방향이 얼마나 혁신적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환경적 위협과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에 전 지구적으로 권력과 책임감을 공유하고, 더 멀리 나아가야 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직 내에서 서로가 최고의 성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조직을 더 발전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 모두가 서로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