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독일, 인도, 폴란드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3주기를 맞아 피해자들을 만나고 그 소감을 전합니다.

 

장-프랑수아 줄리아(JEAN-FRANÇOIS JULLIARD)

그린피스 프랑스 사무총장 

"현지 주민들을 직접 만나 후쿠시마 사고에 대한 증언을 듣기 위해 후쿠시마를 찾았다.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그 날의 비극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환경단체로서 우리의 소명이기 때문이다.  

조사 기간 동안 만난 현지 주민들은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 우리는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 원자력 기술은 100% 안전하다고 들어왔기에 사고를 걱정하지 않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이 말은 프랑스나 유럽의 원전국가에서 친원자력 진영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과도 일치한다. 앞으로 프랑수아 올랑드(François Hollande) 프랑스 대통령께 후쿠시마 사고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수렴하여 프랑스 국민들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제 프랑스에서도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이 시작되어야 하며 대통령은 노후 원전의 수명을 절대로 연장해서는 안 된다."  

장-프랑수아 줄리아(40세)는 1998년 국경없는기자회에서 아시아 담당자로 활동을 시작했고, 2004년 조사팀 책임자직을 거쳐 2007년에는 사무부총장에 임명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성화봉송식 반대시위와 개막식 보이콧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린피스 프랑스 사무총장직을 맡게 되면서 2012년 2월 그 동안 몸담았던 국경없는기자회를 떠났다.  

 

마틴 도나트(MARTIN DONAT)

뤼호-다넨베르크(LÜCHOW-DANNENBERG) 지방 의회 의원 

"이번 방문에서 특히 이상 깊었던 점은 주민들이 원전 운영기관과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만 했으며 NGO의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제염작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는 허위 속에 오염된 마을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방사능에 오염된 놀이터에서 놀고 있고, 후쿠시마 사고 대응 및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를 통해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는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원전을 가동할 줄만 알지 멈출 줄은 모른다”며 한 고령의 농부는 탄식했다. 잘못된 것은 사람이 아니라 바로 기술이다. 의도된 것은 아니었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독일은 탈핵 결정을 했고, 이런 일본 국민들의 고통을 독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틴 도내트(50세)는 아버지이며 할아버지이고 조경가이자 치료사이다. 또한, 뤼호-다넨베르크 지방의회 의원이며 지역의 반핵 시민단체 의장직을 맡고 있다. 뤼호-다넨베르크 지역의 골레벤(Gorlegen) 마을에는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 지하 처분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계획이 지난 35년간 추진되어 왔다. 

 

사티아짓 비슈아나트 차반(SATYAJIT VISHWANATH CHAVAN)

토목기술자

"인도 자이타푸르(Jaitapur)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해 온 반핵 운동가의 한 사람으로서 후쿠시마 사고 피해자를 만나는 기회는 단순히 그들의 경험을 배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일이다. 물론 후쿠시마 방문 목적에는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실상을 목격하고, 이를 있는 그대로 인도 국민에게 알리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들과 나는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르지만 충분히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삶의 터전이었던 자신의 땅과 집에 대한 후쿠시마 피해자들이 애착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원전을 해외에 수출하려는 일본정부의 행보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위험한 원전 기술로부터 세상을 구출하는 일이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
 
사티아짓 비슈아나츠 차반(Satyajit Vishwanath Chavan, 41세)는 토목기술자다. 자이타푸르 원전건설 반대운동에 초기부터 참여해왔다. 뭄바이를 중심으로 지역민들과 함께 지역과 지역민을 위한 활동을 벌여왔다. 현재 원전에 반대하는 활동가 단체(Jaitapur Anujeev Prakalp Virodhee Abhiyaan)의 의장 겸 미디어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격월간지인 자이타푸르 타임즈(Jaitapur Times) 편집장으로서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지역민과 의사결정자들이 인식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순다라잔 고마티나야감(SUNDARRAJAN GOMATHINAYAGAM)

인도 친환경단체(PN) 회원 

"현재 이딘타카라이(Idinthakarai) 원전건설 반대시위는 인도 독립 이후 가장 중요한 시위로 평가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세계는 인도에 비해 훨씬 더 발전된 나라인 일본이라는 선진국에서도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인도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안타깝지만 일본 국민들은 원전사고로 인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던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인도로 돌아가면 시위현장의 동료들과 원전반대 운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후쿠시마 시민들의 강인한 오뚜기 정신을 전해 줄 계획이다. 지금까지 후쿠시마 사고는 단순한 원전사고의 일례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여러 측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본다." 

순다라잔 고마티나야감(Sundarrajan Gomathinayagam, 41세)는 인도의 친환경단체인 PN (Poovulagin Nanbargal)의 회원이다. 스스로를 “본업은 환경운동가고 부업으로 소프트웨어 전문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쿠단쿨람(Koodankulm) 원전과 타밀 나두(Tamil Nadu)에 있는 칼파캄(Kalpakkam) 원전 반대 운동의 선두에서 활약해 왔다. 2011년 TEPCO의 후쿠시마원전 사태에 대한 시위를 하며 원전반대를 위한 최대 규모의 시민연대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쿠단쿨란 원전 반대를 위한 대법원 소송사건에 주요 청원자로 참여한 바 있다. 인도의 원자력배상법 원칙에 입각하여 자신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  

 

안드레이 슬라빈스키(ANDRZEJ SLAWINSKI)

여행사 운영, 폴란드 반핵 지도자 

"방문 기간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관련뉴스를 관심 있게 지켜보기도 하고 일본을 수 차례 방문하기도 했지만, 이번 현지 주민과의 만남을 통해 개인적인 생각을 명확히 정리하게 되었다. 현지 주민과 아이들이 지금까지 겪어온 것들이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지, 그리고 수 많은 피해자들이 여전히 당국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방사능 수치나 건강상의 위험과 관련하여 당국이 잘못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해왔으며 지금도 이 같은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폴란드 정부가 내가 사는 곳에서 겨우 2km 떨어진 곳에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도 마찬가지로 속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폴란드 정부는 후쿠시마의 제염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피해자들은 적절한 배상을 받았다고 이야기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임신중인 나의 아내를 비롯해 우리 지역 주민들은 모두 “원전은 없는 것이 최선”이라는 후쿠시마 사태의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곳 후쿠시마에서 새로이 쌓은 인연을 바탕으로 폴란드의 원전건설 계획을 더욱 강력하고 더욱 효과적으로 반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후타바시의 이도가와 카쓰타카 전 시장이 폴란드를 방문해 폴란드 지도자들을 만나 원자력에너지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원전사고로 인해 자신과 주변인들 그리고 지역민 전체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했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 

안드레이 슬라빈스키(Andrzej Slawinski, 54세)는 현재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폴란드 크로코바(Krokowa)에서 반핵지도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크로코바는 원전부지 후보 3곳 중 한 곳이다. 현지 반핵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여행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체르노빌 사고처리 지원자의 현장방문을 공동 조직한 바 있으며 시위, 컨퍼런스, 특별 이벤트 등 다양한 반핵 행사를 조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