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늦은 오후, 체코의 산업단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기업인 레고에 거대 석유기업인 쉘(Shell)과의 관계 청산을 요구하는 캠페인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쉘 로고와 대형 미니피규어 등을 체코에 있는 레고 공장에 붙여, 캠페인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그로부터 24시간 후, 덴마크의 빌룬트(Billund)에 있는 레고 본사에 더 많은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레고에 쉘과의 관계 청산을 서명으로 요구한 전 세계 50만 명의 사람들의 이름을 거대한 레고 블록에 담아 전달했습니다. 레고 관계자가 건물 밖으로 나오는 것을 거부할 때, 활동가들은 1만 개의 서명을 상징하는 하얀색의 대형 블록으로 담벼락을 만들어 레고 본사의 입구에 세웠습니다.

이번 캠페인이 시작한 지 3주가 지났습니다. 유튜브에서 약 5백만 명의 사람들이 그린피스의 바이럴 영상도 봤습니다. 그럼에도 레고는 응답하지 않아서, 이번 액션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레고의 소비자일 50만 명의 전 세계 사람들이 서명에 동참했고, 레고가 어떻게 잘못하고 있으며 왜 레고팬들이 못마땅해하는지를 다룬 기사들이 인터넷에 넘쳐났습니다.

요르겐 비 크누스토르프(Jørgen Vig Knudstorp) 레고 최고경영자는 이번 캠페인에 대해 짧은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우리는 쉘이 어디에서든지 책임감을 갖고 수행할 것이라 기대한다. 나는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한 쉘과의 파트너십이 장기적인 것임을 명백하게 하고 싶다.” 이는 레고가 귀막고, 노래를 부르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그린피스가 지난 10년 또는 그 이전부터 다른 기업들에서 봤던 책임전가와 비슷합니다. 일례로, 네슬레는 삼림을 파괴하는 공급업체로부터 제공받는 팜유에 책임지지 않으며,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네슬레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은 변화했습니다. 또한, 그들과 공급업체나 파트너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임지는 것이 가능하고 또 필요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 것은 브랜드를 손상할 수 있습니다.

쉘은 레고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습니다. 쉘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도덕적인 브랜드의 힘과 그 파트너 관계가 자사를 얼마나 빛나게 해줄지 알기 때문입니다. 쉘과 레고의 공동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동안 쉘은 연료 매출이 7.5% 늘었으며, 고객 충성도도 52% 상승했습니다.

그럼 레고는 쉘과의 파트너 관계를 통해 실제로 무엇을 얻고 있을까요? 요르겐 비 크누스토르프 레고 최고경영자는 도덕적으로 그리고 환경적으로 그렇게 형편없는 기업과 맺는 파트너 관계가 레고에 얼마나 해로운지 알고 있을까요? 쉘은 원유시추를 위해서라면 지구 끝까지라도 갈 기업이며, 천혜의 환경인 북극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정책을 가진 레고와 정말 어울리지 않는 기업이죠.

체코와 덴마크에서 있었던 액션은 이번 북극 캠페인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그린피스 기존의 북극 캠페인에 5백만 명의 사람들이 동참하여 북극 보호를 외쳤고, 현재까지 전 세계 50만 명의 사람들이 서명하여 레고가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를 원합니다. 그들은 레고가 본사, 공장, 장난감 가게에 있든지 아니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있든지 어디든지 요구할 것입니다. 레고는 언제쯤 귀를 열고, 우리에게 응답할까요?

글: 사라 아이쉬 (Sara Ayech) 북극 캠페이너 / 그린피스 영국 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