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탐사단이 북적대는 도시를 떠나 지구의 8대 고도로 먼 탐험을 시작했습니다. 탐사단은 테스트 할 물과 눈 시료를 채취하고,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의 환경상태에 대해 조사를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해발 4,000m 이상의 고산 지역에서 걸어 다니는 방법은 물론이고 포복 방법과 낙법도 새로 배워야 했습니다. 고도에 적응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특별한 프로젝트를 잘 완수하기 위해 정밀 장비를 준비하고, 정확하고 신뢰할만한 시료채취 과정이 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만 했습니다.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반드시 거치게 되는 베이스 캠프는 해발 4,070m 지점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 곳에 도착해 보니, 지붕이 돌로 되어 있는 임시거처가 한 채 있었습니다. 2009년에 이 집이 지어지기 전까지 등반대는 지붕도 없는 우사(외양간)에서 자거나 직접 캠프를 차려야 했습니다. 팀의 산악가이드가 마지막 순간까지 장비를 세심하게 점검했고, 팀원 모두 다음 날 시작될 “전투”를 위해 결의를 다졌습니다. 우리는 새벽 3시에 기상해, 아침을 먹고 최종 점검을 한 다음 4시에 출발하기로 일정을 짰습니다. 4,600m에서 4,680m에 이르는 자갈지대와 능선을 지나자 만년설이 시작되는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이 곳에서 우리는 시료 채취팀과 촬영팀으로 팀을 나눴습니다. 두 팀은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나란히 정상을 향해 이동했고, 그 과정에서 촬영팀은 시료 채취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새벽 4시. 하늘에는 수 많은 별들이 수 놓아져 있고, 은하수는 마치 실크 리본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하바설산 정상에서 불어오는 강풍 때문에 계획대로 속도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가이드 하오시는 앞으로 우리가 넘어야 할 능선의 풍력 레벨이 8-9쯤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탐사팀의 안전을 위해 바람이 좀 약해지면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준비가 완벽해도 자연 앞에서는 겸손한 자세로 인내할 필요가 있다는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순간이였습니다.

 3시간을 기다렸지만 바람은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계속 기다리다가는 베이스캠프로 돌아 가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날씨도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기때문에 결국 우리는 바람이 잦아든 다음 다시 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가파른 암벽과 능선을 등반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최고 지점은 설선(雪線)에 위치해 있어서 이 곳에 올라 보면 주변이 온통 순백의 세상입니다. 설선에 진입하기 직전 우리는 게이터(발토시)를 신고 신발에는 아이젠을 부착하고 안전벨트에 밧줄을 연결했습니다. 시료 채취를 맡은 저와 종유는 하오시의 안내에 따라 안전모를 착용한 뒤 시료를 채취하기에 적합한 4,900m 지점으로 올라갔습니다.

 

시료채취는 아주 치밀한 과정입니다. 우리는 시료의 정밀성과 과학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합한 복장을 갖추고, 오염 가능성이 완벽하게 차단되는 장비를 사용했습니다.  몸의 무게 중심을 낮추고 한 손으로 시료를 채취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외부 독소와 유해성분에 의해 오염되지 않도록 시료를 보호할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았습니다. 채취후 알루미늄 호일로 시료퉁을 감싸고 마개를 단단히 닫았습니다.

하산 과정에서는 시료통 내부와 외부 기압을 맞추기 위해 고도차 500m 지점에서 매번 시료통 뚜껑을 열어주었습니다. 산 아래에 도착해서는 특수 밀봉 필름을 이용해 시료통과 입구 사이에 틈을 메우고, 우편으로 발송하기 전에 접착테이프로 발포지를 단단히 고정시켰습니다.

<해발 4,200m에 위치한 호수에서 어떤 오염을 발견하게 될까? (산의 높이는 4,900M) 그 답은 9월에 나옵니다.>

20kg 무게의 가방을 등에 매고, 5,000m 고도에 서 있으려니 공기가 희박해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몇 발자국 걸어가면 무릎까지 눈 속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탐사팀은총 12시간에 거쳐 시료 채취와 사진 촬영 역시 모두 계획대로 완료했습니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미션은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채취한 시료를 안전하게 연구실로 보내는 일이 남아있었습니다. 이제 얼마 뒤면 지구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깨끗한 곳에 대한 정보를 세상에 알릴 수 있습니다. 함께한 팀원들의 전문성과 협력이 없었다면 전체 과정이 이처럼 성공적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자, 이번에는 우리 탐사팀이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은 비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채취팀> 

장비

1. 얼음도끼 (Ice axe): 눈 덮인 경사면을 지나는데 도움이 되는 필수 장비. 등산용 지팡이 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눈 밭에서 넘어졌을 때에도 매우 유용함.

2. 아이젠 (Crampon): 설산 등반을 위한 필수 장비. 등산화 바닥에 부착해 사용함. 눈 길이나 얼음이 언 길을 걸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지지해 줌. 등산화 종류에 따라 아이젠의 규격도 달라짐.

3. 안전벨트 (Safety Belt): 밴드나 고정 장치(fastner)를 이용해 허리에 부착. 모든 보호장비를 부착하는데 사용하고 몸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됨.

4. 밧줄 (Rope): 설선에 도착한 이후, 정상으로 올라가기 위해 반드시 밧줄을 사용해야 함. 이동하기 전에 밧줄로 등반팀 전체를 하나로 연결해야 함. 이 때 밧줄은 각자의 안전벨트에 매달아 둔 고정장치에 연결하고, 모든 팀원을 밧줄로 연결함.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anchor를 설치할 안전한 위치(belay station)를 확보해 anchor를 설치한 다음 헤드 로프를 고정하고 다른 쪽은 각 팀원의 안전벨트에 연결함.

5. 보온: 매서운 날씨에 눈 덮인 산을 등반할 때에는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계속 움직이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능성 속옷, 중간에 방풍 재킷 또는 플리스 (양털) 재킷, 겉에는 방수복을 입어 3겹으로 단단히 무장했습니다. 다음으로 플리스 모자나 두건으로 머리/얼굴을 보호했습니다. 특히, 두건은 직사광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해 줍니다.

발도 숨을 쉴 수 있게 하고 싶거나 걸을 때 무거운 것이 싫다면 발목까지 오는 등산화를 신으면 됩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 목이 높은 등산화를 신어도 됩니다.

 

기본사항 

에너지

저온에서 배터리가 빠르게 방전되는 것을 막기 밤에는 휴대폰, 위성전화, GPS, 카메라 배터리 등 리튬 배터리가 쓰이는 모든 장비를 침낭에 넣고 잠을 잤습니다.

식량 

장비 보충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추운 날씨와 높은 고도와 맞서 싸울 때, 에너지는 필수적입니다. 물이나 수유차(버터차)를 많이 마신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에너지 음식을 먹을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기름기가 많은 고기라도 감사하며 먹었습니다. 하바설산 등반 과정에서 에너지바와 건빵은 주요 에너지원 역할을 했습니다. 쿤밍(Kunming)에서 고에너지 식량을 직접 구입해 팀원들이 조금이라도 공평하게 맛을 볼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팀원들에게 지급했습니다.  

 

이번 여정은 정말 저에겐 크나큰 도전이였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에 맞설때마다 자연의 위대함을 느꼈고, 그 순간들을 통해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이 무었인지, 우리가 무엇을 보호하기 위해 싸워야만 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아웃도어 활동의 목적은 청정한 자연을 오염시키는 것이아니라 보호하고 느끼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글: 그린피스 원정대원 레이 유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