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0일, 저를 포함한 그린피스 활동가 12명은 피츠버그(Pittsburgh)로 떠나기 위해 짐을 꾸렸습니다. 미국의 참치업체 스타키스트(Starkist) 본사를 찾아가, 미국 최대 참치 브랜드인 스타키스트와 이를 소유한 한국 최대 참치 브랜드인 동원이 현재 파괴적인 방법으로 참치를 잡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었습니다. 스타키스트와 동원산업은 상어, 바다거북, 바닷새 등 여러 해양 생물들을 죽여가며 참치자원을 고갈시키는, 사실상 해적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온 힘을 다해 이번 캠페인 활동을 준비하고 계획했습니다. 저는 캠페인 활동을 촬영하고, 스타키스트 본사에 지속가능한 참치를 요청하는 서포터들의 사진을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차량에 몸을 싣는 순간, '이번 액션이 잘 될까?'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7일 이라는 짧은 기간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액션을 하는 날에 비가 올 가능성이 70%라는 일기예보까지 있어 더욱 더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짧은 기간 동안 578장에 달하는 서포터 사진과 650명의 서명을 받아낸 것입니다. 원래 목표로 했던 400명의 참여자 수를 훨씬 뛰어넘는 대단한 성과였습니다. 

한 주 동안 저의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렇게 가슴 벅찬 성취감을 느낀 것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캠페인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이 12,700km 이상 떨어진 곳까지 전달되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피츠버그에서 한 이번 활동을 통해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지 않으면, 그 어떤 변화도 만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제가 그랬듯이, 망설일 수도 있고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겪을 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가 환경을 저해하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원한다면, 이런 어려움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린피스 미국 사무소의 필 클라인(Phil Kline) 해양 캠페이너가 말했듯이, “행동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캠페인 활동을 마치며, 저는 최근 한국의 참치캔 지속가능성 순위에서 스타키스트의 모기업인 동원이 최하위를 차지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동원이 지속가능한 어업과 얼마나 동떨어진 기업인지를 보여줍니다. 이제 한국의 소비자들도 동원에 지속가능한 참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번에 제가 피츠버그에서 했던 것처럼, 한국에서도 ‘행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글: 앤지 셴(Angie Shen) / 그린피스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