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사고 직후인 2011년 6월(좌)과 2012년 12월(우)의 사토씨 모습

약 2년 전,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계셨습니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매일의 비슷한 일상을 지겹게 생각하며 살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 일본 후쿠시마의 주민들도 아마 크게 다르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2011년 3월 11일을 기점으로 17만 명의 주민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약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12월 14일, 후쿠시마시에서 이타테 마을로 가는 견학 버스에서 예상치 못했던 반가운 얼굴을 만났습니다. 바로 켄타 사토씨입니다. 사토씨는 그린피스가 후쿠시마 1주년을 기념하여 피해지역을 사진으로 기록했을 때 주민들의 모습을 대표한 사람 중 한 분입니다.

사고 23개월이 지난 지금, 사토씨는 3대 째 살고 있던 이타테 마을에서 대피한 이후 후쿠시마 시내에서 원전사고조치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 사고지역의 제염상황(방사능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과 새로운 정보 등을 트위터로 공유하고, 대피한 주민들의 적응을 돕느라 정작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은 한동안 못 봤지만,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사토씨는 저에게 대피자들의 현재 모습과 정부의 무책임한 권유로 할 수 없이 사고 주변 지역에 남거나 다시 돌아와야 하는 주민들의 삶을 증언해줬습니다.

현재 원전사고지역 주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대피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바로 인근마을에 사는 분들의 ‘대피권’입니다. 해당지역을 둘러보니 실제로 정부의 지원과 함께 대피한 가족들이 있는 반면, 바로 이웃해있지만 정부가 그은 임의적인 경계선 밖에 있어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가구도 많았습니다. 심지어 똑같은 방사능량에 노출되어 있어도 아이들이 ‘완전히 성장했다’ 라는 이유로 대피조치를 받지 못한 가족도 있습니다. 사고인근 지역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방사능 피폭량 기준은 일반인 기준보다 20배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제염작업은 계속 진행중이고, 지역 기준치 이하로 도와줄 수 없다’는 태도로 보상을 꺼려합니다.

대피를 떠났던 사람들도 걱정이 큽니다. 정부와 도쿄전력은 많은 대피 주민들에게 다시 살던 지역으로 돌아가도록 권유하면서, 2013년 3월을 기점으로 피해보상액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보조금이 없다면 타지에서 직장과 거처마련이 어려운 대피자의 경우 하는 수 없이 피폭의 위험이 큰 고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실제로 그린피스와 다른 단체가 실시한 측정결과를 보면, 제염작업은 거주공간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숲이나, 논, 밭등은 아직도 수치가 상당히 높습니다. 설령 논밭의 방사능 수치가 낮다 하더라도 농사를 짓기란 어렵습니다. 토지의 제염관계 여부보다 물의 오염에 따라 작물의 방사능 수치가 상당히 크게 차이 때문입니다.

도쿄전력에 의하면 2013년 2월까지 후쿠시마 사고 피해자에게 2년간 지불한 보상금의 규모는 2조엔(한화 약 24조원)에 이릅니다. 그러나 이 보상금은 사실 국민세금과 전력사업자들의 분담금이 합쳐져 조성된 정부의 기금입니다. 사고의 책임은 원전사업자인 도쿄전력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피해보상금은 도쿄전력이 아닌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사고 수습에 드는 비용과 고통은 오롯이 국민의 몫으로 떠넘겨졌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도쿄전력이 예상했던 개인 피해자의 손해배상금의 추정치도 2.5조엔에서 3.2조엔으로 계속 올라가고 있는 추세여서 국민의 부담은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이 있는 후타바시의 이도가와 카츠타카 시장은 원전성바와 정부의 비윤리적 처세를 질타했습니다. 그들은 사고가 나기 전에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단언했지만, 정작 사고가 일어나자 그에 따른 책임과 고통을 일반 시민에게 떠넘겼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의 교훈은 2년 전 사고 발생에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보상조차 받지 못하며 고통받는 후쿠시마 주민들과, 사고의 책임을 국민 모두가 부담하고 있는 일본의 현실이 전세계에 경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