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그린피스의 “북극의 일출(Artic Sunrise)” 호 선원을 비롯해 그린피스 활동가 30명이 러시아 무르만스크(Murmansk) 시에 구속 수감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19일 강제 승선한 러시아 수사당국에 체포된 이후, 바다 위에서부터 법정에서 구금형을 받은 지금까지 억류된 상태입니다.

18개국 출신의 이들은 앞으로 2개월 동안 무르만스크 구치소 안에서 지내야 합니다. 전세계 곳곳의 그린피스 서포터들의 항의도 이어졌습니다. 이번 일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Gazprom) 소유의 원유 시추 플랫폼 ‘프리라즈롬나야(Prirazlomnaya)’ 인근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북극해 원유 시추에 반대하는 평화적 직접행동을 취한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그린피스 환경운동가들이 무슨 이유로 가스프롬을 저지하기 위한 직접 행동을 한 걸까요?

북극의 석유 시추가 중단되어야 하는 10가지 이유

1. 프리라즈롬나야는 북극해 최초의 석유 시추 플랫폼이다.

러시아 제1의 가스회사로 러시아 GDP의 1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가스프롬은 푸틴대통령의 에너지 강국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한 발판이 러시아 최초의 북극해 원유 시추 작업을 하는 가스프롬의 프리라즈롬나야인 것입니다. 40억 달러 규모의 이 플랫폼은 2014년 초부터 세계 시장에 북극해의 원유를 직접 공급하는 최초의 케이스가 될 것입니다.

2. 프리라즈롬나야는 안전하지 않다!

프리라즈롬나야는 해체한 북해의 시추시설을 재활용해 설치한 것으로 무르만스크 시에 있는 한 조선소에 녹이 슨 채 수년간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일년에 2/3 기간 동안 빙하로 뒤덮여 있고, 기온이 최저 -50°C 까지 떨어지는 페초라해(Pechora Sea)에 설치된 이 플랫폼이 과연 안전할까요? 다음의 유투브 영상은 프리라즈롬나야 플랫폼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3. 가스프롬은 원유 유출 대응책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원유 유출 대응책의 공개 여부는 러시아가 회원으로 있는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에서 이미 합의된 사항입니다. 가스프롬은 대응책 요약본만을 공개하고 있으며 전문은 자사의 고위 관계자에 한해 허용하는 등 접근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약본만 가지고도 그들의 사고수습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가스프롬의 공식 계획은 1만 톤(약 73,000배럴)의 원유 유출 사고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딥워터호라이즌(Deepwater Horizon) 기름 유출사고의 경우 걸프만으로 유출된 원유량이 5백만 배럴에 달하지만 프리라즈롬나야의 저장 용량은 최대 65 만 배럴뿐입니다.

4. 원유 유출 사고는 피할 수 없다.

북극해에서 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특히나 높습니다. 살을 에일 듯한 차가운 바닷물, 빙산, 극한의 날씨로 인해 북극해의 시추 작업 조건은 더욱 열악하고 위험천만합니다. 지난 달 미국과 캐나다 해안경비 당국은 북서대서양에서 캐나다 북극해를 통해 태평양으로 나가는 북서항로에서 원유 유출사고 공동 대응 훈련을 처음으로 조직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깁 와들로우(Kip Wadlow) 해안 경비대 대변인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훈련에 참여한 캐나다 선박이 기름제거 장비를 설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상 악조건으로 인해 알래스카 주 당국이 제공한 대형선박 인양장비를 설치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5. 북극해에서 원유가 유출될 경우, 기름 제거는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의 퓨(Pew) 환경그룹은 석유업계의 “북극해 원유 유출 사고 대비는 미흡한 수준이며 현 대응책은 대응책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경고와 함께 “북극해 원유 유출 사고 대응책은 사고발생 가능성과 사고의 파급력을 과소평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석유업계가 제시한 북극해 원유 유출 위험성 평가방법을 비현실적인 것으로 결론지으며 업계 제안을 기술적 제안이 아닌 ‘소설’을 썼다고 평했습니다.

빙하가 많은 바다에서 기름을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두꺼운 빙하가 있는 곳에서는폭탄을 이용하는 표준기술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주변에 빙하가 없다고 해도 북극의 극심한 추위는 기름 제거 작업에 큰 방해요소입니다. 2011년 미국 해안경비대 로버트 팹 제독은 의회에서 "알래스카 북부 해안 유전지역인 노스슬로프(North Slope)에서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할 경우 손쓸 방도가 없다”며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리적 고립성 또한 큰 장애요소입니다. 프리라즈롬나야에서 원유가 유출될 경우 대응에 필요한 모든 장비는 1천 킬로미터 떨어진 무르만스크에서 공수해와야 합니다. 다시 말해 사고 발생 후 수일간 가스프롬은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6. 프리라즈롬나야는 야생동물 보호구역과 인접해있다.

프리라즈롬나야 주변에는 국립공원과 대서양 바다코끼리 같은 보호 및 멸종 위기종의 서식지인 야생동물 보호구역이 위치해있습니다. 가스프롬의 대응계획에서도 원유 유출 사고는 바다코리끼와 바다새 서식지에 영향을 미치고 마찬가지로 페초라해에서 고기잡이와 사냥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 역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7. 원유 유출 사고 대응과 관련한 러시아의 과거 전력은 형편없다.

러시아에 전 지역에 걸쳐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며 이로 인해 지역 주민의 삶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러시아 전역에서 연간 5백만 톤의 원유가 유정, 파이프, 기타 시추 시설에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식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북부의 여러 강을 따라 50만톤 이상의 유출 원유가 북극해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간단히 말해, 매 2개월 마다 딥워터호라이즌 사고로 걸프만에 유출된 원유량이 러시아에서 유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8.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탄소 오염을 저감하기 위해서는 원유 시추는 육지로 제한해야 한다.

지구가 황폐화 될 정도로 기후변화가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석탄, 원유, 가스 확정 매장량을 육지로 한정해야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유 확정 매장량의 60퍼센트 이상이 육지 매장량이 되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동시에 대부분 확인되지 않은 북극 원유를 포함한 시추는 기후변화를 억제하려는 전지구적인 행동에 결코 부합하지 않는 행위입니다.

9. 북극은 취약한 지역이다.

북극의 해빙면적은 1979년에 비해 30퍼센트나 감소했고, 두께 역시 심각하게 얇아졌습니다. 여름철 해빙의 총 75퍼센트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이 같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극의 생태계는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북극은 취약하지만 동시에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극곰, 일각고래, 바다코끼리 등 다양한 해양 포유류와 기타 생물종의 유일한 서식처입니다.

10. 국가와 기업이 못하면 대중이 나서야 한다!

기업과 정치인이 사회에 대한 책임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시민들이 발벗고 나서야 합니다.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지도자들이 있으면 이들의 잘못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부여 받은 민주적 책임입니다. 지금까지 4백만 명 이상이 북극해 살리기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그린피스의 활동가들이 환경 범죄를 중단시키기 위해 프리라즈롬나야에 진입을 시도 할 수 있던 것 역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북극해 원유 시추로 인한 야생동물, 자연, 환경에 대한 위협에 반대합니다. 원유업계의 힘이 아무리 막강하다 해도 이들에 맞서는 것이 우리의 소명입니다. 억류돼있는 활동가들의 자유가 당연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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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벤 알리프(Ben Ayliffe) / 그린피스 북극 캠페인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