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분홍과 보라빛 거품으로 덮혀 있는, 필리핀의 툴라한 강. 이곳은 종이, 펜, 염색 공장들이 많은 곳으로, 거의 매일 다른 색깔의 오염물이 목격됩니다.

지난 2010년 6월, 중국 야거얼(雅戈尔) 공장에서 적갈색의 오염수가 방출되었고, 거품이 일며 고약한 냄새가 나는 그 오염수를 검사하자 많은 종류의 유해한 독성물질이 검출되었습니다. 야거얼 공장은 아디다스(Adidas) 등 글로벌 의류 브랜드의 중국 제조업체가 자리잡고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 독성물질을 배출해 오염을 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알다시피, 수질오염은 중국을 포함한 제조업 국가의 가장 중요한 환경 문제 중 하나입니다. 중국 인구의 1/4이 식수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물 제조업은 가장 큰 오염 원인 중 하나입니다. 직물을 염색할 때 2,000종이 넘는 화학물질이 사용되며, 그 중 대부분이 유해한 독성물질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독성물질은 생산과정 중 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완제품에도 남아 있어 그 제품을 입는 소비자를 위협하기도 하고, 세탁 과정 중 다시 배출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물을 오염시킵니다.

그린피스는 2011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디톡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의 제조업체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실태를 폭로하고, 독성물질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소비자와 함께 진행한 덕분에 이미 20개의 글로벌 의류 브랜드로부터 제조업체의 환경을 개선하고, 독성물질을 제거하겠다는 공개적 약속을 받는 등 디톡스 캠페인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약속한 업체들 중 다수의 브랜드, 자라(Zara), 망고, 유니클로, H&M 등은 이미 현실적인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독성물질 제거를 약속했던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약속을 이행할 의지를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관련 축구 용품에 대한 조사 결과도 이 사실을 증명합니다. 아디다스는 올해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데, 월드컵을 기념해 출시한 축구화, 유니폼, 축구공 등 아디다스 제품에서 많은 종류의 독성물질이 검출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판매하는 아디다스 아디제로(Adizero) 축구화에서 6.81µg/m²의 PFOA(이온성 과불화 화합물)가 검출되었습니다. 이 함량은 아디다스 스스로가 정한 기준의 6.8배를 넘는 것입니다. 또한, 아디다스가 제작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축구 유니폼에서는 높은 농도의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었습니다. 두 물질에는 생식기에 대해 유독성으로 공인된 성분이 포함되어 있고, 이는 정자 수 감소와 불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중 이렇게 유해한 독성물질이 함유된 축구 유니폼을 입거나 축구화를 신고 싶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대부분의 제품들이 여전히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축구 스타들이 이런 위험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것은, 환경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라질 월드컵의 이념에도 반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아이다스와 나이키, 두 회사에서 생산하는 축구 용품은 전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월드컵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축제인 동시에 두 회사가 많은 수익을 올리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린피스는 두 회사가 약속을 제대로 실행하고, 하루 빨리 제품에서 독성물질을 제거하겠다고 발표하길 희망합니다. 또한,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대중이 믿을 수 있는 친환경적인 제품 생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과불화 화합물(PFCs)을 퇴출할 상세한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루빨리 독성물질 없는 월드컵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글: 이팡 리(Li Yifang) / 그린피스 중국 사무소 독성물질 제거 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