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어린이가 되어 북극을 그린다고 상상해봅시다. 굴착장치, 상업용 선박, 북극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정치인의 모습을 그릴까요? 아닙니다!   

당신이 그린 북극에는 반짝이는 바다와 빙하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용감한 과학자들이 탐험을 하며, 신기한 동물들과 수 만년 동안 북극을 자신의 고향이라고 불러 온 토착민의 모습이 담겨 있을 것입니다. 북극은 탐험가의 땅이자 수많은 이야기가 탄생하고, 자유롭게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동화 같은 곳입니다.

이것이 바로 레고(LEGO)가 우리 어린이들에게 말해주는 북극의 모습입니다. 레고가 새로이 선보인 북극 시리즈는 신비한 북극 세상을 전 세계 어린이들의 방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이를 통해 어린이 교육을 돕고,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북극을 보호하게 될 미래 북극 수호대를 길러내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레고가 모든 이야기를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아름답고 연약한 북극을 위협하는 쉘에 어떻게 협조하는지는 감추고 있는 것입니다.

레고는 쉘이 가장 위협적인 북극 원유시추사라는 이미지를 씻는데 도움이 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쉘은 빙하 용융(녹아서 해수와 섞이는 것)을 그 주범인 원유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하려 합니다. 과학자들은 북극에서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 수습이 불가능해 북극의 소중한 동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경고합니다. 북극 원유시추 계획으로 인해 쉘은 환경관련 시민단체와 규제당국, 미디어를 통해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쉘은 원유시추 계획을 지속하기 위해 부정적인 대외 이미지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완구회사인 레고와의 파트너십은 이미지 개선이라는 쉘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마법의 주문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미 쉘의 로고가 들어간 레고 장난감 1,600만 개가 전 세계 26개 국의 쉘 주유소에서 사은품으로 제공되거나 판매되었습니다. 이 결과에 고무된 쉘은 올 해에도 쉘-레고 프로모션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한편, 세계 최대 완구회사인 레고는 어린이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준다는 약속을 통해 기업 브랜드를 구축해왔습니다. 그런 레고가 쉘과 한 팀이 되는 것은 어린이들을 실망시키는 일입니다.  

지구온난화는 전 세계 어린이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협이며, 북극보호는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장난감에 쉘의 때묻은 손이 닿게 함으로써, 레고는 쉘이 친가족적이고 배려하는 기업의 가면을 쓸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교묘히 북극 원유시추의 야심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은 북극과 북극의 해빙에 전적으로 의존해 살고 있는 북극곰, 일각고래, 바다코끼리를 사랑합니다. 이 동물들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어린이들이 원할 리가 없습니다. 

쉘-레고 파트너십은 쉘이 더 많은 석유를 팔아 고객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이고, 장난감을 좋아하는 동심을 악용해 어린이들이 쉘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를 갖도록 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도록 묵인할 수 없습니다. 쉘이 여전히 북극을 위협하고 있는 지금, 레고는 쉘과의 파트너십을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오늘 그린피스가 레고에 쉘 저지를 촉구하며 대대적인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한 것도 모두 그 때문입니다. 두 기업간의 관계를 끊기 위해 전 세계 각국에서 5백만 명의 북극 수호대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두 한 목소리로 쉘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북극과 우리 아이들을 보호할 것을 레고에 촉구할 것입니다.  

우리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우리만의 ‘토이스토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고가 우리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기 위해서는 수 백만 지구촌 시민이 한 목소리로 레고에 요구해야 합니다. 쉘의 이미지 세탁을 중단할 것을 말이죠.

청원에 서명하고 북극 보호에 동참합시다!  

쉘-레고 파트너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그린피스 최신 보고서(LEGO is keeping bad company)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안더프(Ian Duff) 북극캠페이너 / 그린피스영국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