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선 위에 우뚝 솟은 거대한 장치는 마치 바다 위를 떠다니는 성과 같아 보입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뾰족한 기중기가 있는 북극 개척자의 다리는 성벽과 작은 탑과 같은 모양입니다. 쉘은 북극의 알래스카로 향하고 있고, 100일 안에 도착하려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에 쉘의 움직임을 밝히기 위해 왔습니다. 

2주 전, 우리는 태국에서 동쪽으로 항해하며 쉘의 북극 석유 시추선을 찾고 있었습니다. 태평양에서 이 거대한 장치를 찾은 것은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북극 개척자의 악명 높은 파트너인 시추선 ‘노블 디스커버러(Noble Discoverer)’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시추선이 곧 남중국해 발라바크 해협(Balabac Straight)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칠 것이라고 예상했던 장소로부터 약 24시간 정도 남아있는 거리에 있을 때, 노블 디스커버러는 사라졌습니다. 그 시추선이 떠나 버리자, 우리는 선박의 행방은 물론 속도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습니다. 

에스페란자호는 남중국해 350만 ㎢의 바다에서 24~32km의 레이더 망으로 노블 디스커버러를 놓쳤습니다. 이 항해는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 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이후 긴장 속에 시간이 흘렀습니다. 인터넷 시대에도 선박을 찾고 추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쉘이 이미 우리의 접근을 눈치채서 항해 코스와 선박을 숨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한 바닷바람에도, 적도 근처는 매우 뜨겁고 습합니다. 에스페란자호에 승선한 사람들은 태양이 내리쬐는 곳에 교대로 서서 쌍안경으로 직접 노블 디스커버러의 행방을 찾기로 했습니다. 몇 시간 후, 우리에게 운이 따랐습니다. 배 한 척이 우리의 레이더에 잡혔습니다. 그것은 바로 노블 디스커버러였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행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또 다른 선박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중량 화물 수송선인 ‘블루 말린(Blue Marlin)’ 위에 있는 쉘의 석유시추 장치인 북극 개척자가 그 파트너 선박과 함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두 선박을 따라 발라바크 해협을 지나 태평양으로 향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블루 말린 위에 있는 석유시추 장치인 북극 개척자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노블 디스커버러는 뒤처졌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우리의 긴 항해가 시작됩니다. 우리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모으려고 합니다. 이 항해의 끝은 그린피스나 에스페란자호에 승선한 사람들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처참한 기후변화를 막을 기회를 가지려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쉘이 석유시추 장치를 갖고 북극에 도달한다면, 우리는 그 기회를 잃게 될 것입니다. 쉘이 북극에 기름유출을 일으킨다면, 우리는 중요한 생물 서식지와 건강한 북극 생태계에 의존하는 현지 주민들의 삶을 잃게 됩니다. 북극보호 서명하기

우리가 쉘의 북극 개척자를 쫓는 이유를 그들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북극 시추 계획을 반대하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겁니다. 지난해, 쉘은 현지 알래스카 원주민과 환경 단체들이 제기한 법정 소송 사건으로 시추를 못하게 되었습니다. 시애틀에 쉘의 시추선을 정박하려는 계획은 현지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대에 맞서 쉘의 벤 반 뷰르덴(Ben Van Beurden) 최고경영자는 최근 화석 연료 비평가들에게 '순진하다'고 말했습니다. 진짜 순진한 것은 처참한 기후변화를 막을 기회를 잃게 하고, 이에 대해 응답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의 여정은 쉘의 무모한 계획과 이에 따라 우리에게 닥칠 미래의 일을 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용감한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석유시추 장치가 매일 북극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그와 동시에 하루 하루 쉘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글: 로라 케넌(Laura Kenyon) / 현재 에스페란자호에 승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