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협하는 초미세먼지, 지금 바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Feature Story - 2014-10-22
‘초미세먼지’ 를 들어보셨나요? PM2.5 라고 규정되는 이 먼지는 머리카락 지름의 20분의 1, 미세먼지의 4분의 1 크기의 초 미세 입자입니다. 사람 눈으로는 식별조차 할 수 없는 이 입자들이 모여 하늘을 흐립니다. 지난 겨울부터 올 봄까지, 때때로 하늘이 흐리고 편히 숨쉬기 어려운 날이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초미세 먼지는 너무 작아 호흡기뿐 아니라, 피부로도 침투해 각종 심혈관 질환을 일으킵니다. 뿐만 아니라 폐, 생식기, 뇌, 태아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무서운 물질입니다. WHO는 이 초미세먼지를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지요.

지난 10월 20일, 이 초미세먼지에 대응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하고 서울시 녹색시민위원회가 후원하는 '국내외 대기오염 현황과 개선 세미나'에 그린피스가 토론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초미세먼지의 위험성과 관리방안’을 주제로 발제한 이종태 고려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초미세먼지의 건강영향을 중심으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초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 자동차 관리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특히 노인, 어린이, 임산부 등의 약자들이 초미세먼지에 더욱 취약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했지요. 또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기준의 적용보다는 각 지역의 상황과 특색에 맞는 정책수립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했습니다.

또 다른 발제를 맡은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박태현 교수는 2010년 정부와 서울시, 자동차회사를 상대로 낸 서울시 대기오염소송 패소 사례를 이야기 했습니다. 대기오염배출원 중 초미세먼지 오염농도가 자동차의 증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패소 했다며, 국내 대기오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셨지요.

그린피스에서는 제가 외국의 사례로 중국의 대기오염현황과 대응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한국에도 약 30%~50%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대기오염은 ‘Airpocalypse’ 라고 불릴 정도로 심각합니다. 2010년 WHO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가120만명에 육박할 정도였지요.

이에 중국은 2013년 9월, '대기오염예방 및 절감을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이 계획은 초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중국의 34개 지역 중 석탄소비량의 44%를 차지하는 12개 지역의 석탄사용량을 감축하고 2020년까지 북경에서의 석탄사용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등의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2014년에는 '신 환경보호법'을 발표하여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국내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유일하게 초미세먼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정부보다 한해 먼저 미세먼지 예보 제도를 실시했고, 얼마 전에는 2018년까지 초미세먼지의 20%를 절감하는 계획을 발표, 미세먼지의 주요원인인 자동차와 도로비산먼지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한 것이지요. 또 중국 북경시와 MOU를 통해 공동으로 대기오염문제에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정부는 1995년부터 미세먼지(PM10)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관리 해 왔지만 초미세먼지(PM2.5)에 대한 기준과 관리는 내년인 2015년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그것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미세먼지 권고기준의 2단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에 불과합니다.

 

WHO의 PM2.5권고기준과 한국, 일본, 미국의 PM2.5 권고기준 비교

PM2.5 권고기준

연간기준

24-시간기준

단위

시행년도

한국

50

25

µg/m3

2015년

WHO

1단계

75

35

µg/m3

2006년 발간

2단계

50

25

µg/m3

3단계

37.5

15

µg/m3

대기질 권고기준

25

10

µg/m3

일본

35

15

µg/m3

2009년

미국

35

12

µg/m3

2012년

▶ 대기질 권고기준 : 대기의 상태를 알려주는 대기오염 지수로서, 대기질의 상태 정보와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대기정보를 수치화된 기준으로 제시 하는 것.

 

국내 초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의 심각성에 비해 한국의 대응은 아직 부족합니다. 내년부터 오염물질 배출량을 34%-56%로 절감하고 초미세먼지(PM2.5)와 오존(O3)을 관리하는 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이 시행되지만, 탄소배출이나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에너지분야의 대응은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 석탄화력발전은 자동차와 함께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입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석탄화력발전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53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10기가 건설 중이고 약 13기가 증설계획단계에 있습니다. 이대로 석탄화력발전소가 지어진다면, 그로 인한 대기오염과 초미세먼지의 피해는 당연히 늘어날 것 입니다.

그와 반대로 중국은 대기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도시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증설을 금지하고 있고, 미국은 2012년까지 106기, 2020년까지 100기 이상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 폐쇄할 계획에 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라는 대안이 있기 때문이지요. 2009년에서 2013년 사이에 지어진 전 세계 발전소의 37%가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소였습니다. 한국보다 태양광발전 잠재력이 낮은 독일에서는 지난 10년동안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을 6%에서 25%까지 끌어올렸고, 덴마크는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겨울입니다. 올해도 심각한 초미세먼지 스모그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것입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는 것은 대기오염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를 막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한국정부가 적극적인 대기오염대책 대응과 에너지 정책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여러분도 함께 힘을 모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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