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 이야기] 해양 지식인이 되어야만 합니다

Feature Story - 2013-09-11
지구의 나이가 ‘46억 살’이라고 합니다. 그걸 알기 쉽게 100살로 가정했을 때 인간은 겨우 1분을 살았다더군요. 지구는 계속 나이가 들고 우린 겨우 지구에서 1분을 살았는데, 우리는 지구에 너무 나쁜 짓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초, '일상다반사'라는 주제의 아마추어 사진전에 오세정씨가 참치를 잡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획 문제와 국내 참치캔의 문제점을 알리고자 출품했던 작품 'dolphin safe'입니다.

지난 5월경, 우연히 TV에서 그린피스가 입수한 참치 혼획 영상을 봤습니다. 이후 저는 참치의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깊어졌고,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영상을 구해서 봤는데 제겐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습니다. 63빌딩 30개 크기의 거대한 그물로 잡아 올리는 방식의 선망어업, 집어장치(FAD), 그리고 참치어선들이 자행하고 있는 샥피닝(Shark finning: 고가에 매매되는 상어의 지느러미만 잘라 낸 후 상어 몸통을 바다에 버리는 행위)까지 너무 비인간적이고 파괴적이었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찌개로, 샌드위치로, 김밥으로 먹던 참치. 마트에 가면 아주 손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참치가 왜 멸종위기인지 알 수 있었죠.

그리고 ‘나만 참치를 안 사고 안 먹으면 된다’가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저처럼 이런 진실을 알게 된다면 사람들도 저랑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해서죠. 회식자리나 모임에 가면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이며 파괴적인 어업방식으로 잡는 원양업체들로 인해 참치가 멸종위기이고, 이대로라면 십 수년 후에는 참치를 볼 수 없으니 우리가 원하는 착한 참치가 생산될 때까지 파괴적인 방법으로 잡은 참치의 소비를 지양해달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면 다들 ‘그런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기에 그랬었지 앞으론 나도 못 먹겠다’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그러다 다가오는 추석에 직원들에게 나눠 줄 선물세트를 고르면서 문득 ‘명절 선물세트 중에 베스트순위에 들어가는 참치 선물세트의 소비가 줄어 든다면 분명 생산업체에서도 반응을 보이고 개선의 의지를 표명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긴 것을 캠페인으로 보여준다면, 명절에 소비되는 엄청난 양의 참치캔 소비를 막을 수 있고 이는 참치 생산업체의 변화도 이끌 것 같아서 그린피스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그린피스가 관련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 생각이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뻤습니다.

이제라도 지식인(知食人)이 되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채낚기 방식으로 어획한 참치나 집어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어획한 참치를 먹을 수 있도록 소비자의 권리를 보여 줄 때입니다. 가족, 친구, 동료, 지인에게 널리 알려 ‘착한 소비’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행동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환경보호라고 생각합니다.

 

 글: 오세정 / 부산에 있는 한 중소병원의 행정책임자로 근무 중이며, 병원 근무자를 위한 추석 선물로 참치캔 선물세트를 택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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