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 이야기: 희망을 확인한 이틀 간의 봉사활동 | 그린피스

봉사자 이야기: 희망을 확인한 이틀 간의 봉사활동

Feature Story - 2013-09-23
추석 전, 그린피스는 추석선물로 착한 참치를 요구하는 길거리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 활동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 신아란씨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에는 없는 착한 참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제가 집어장치(FAD: Fish Aggregating Devices)에 대해 처음 접한 것은 버스 안에서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뉴스 기사들을 볼 때 였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먹는 맛있는 참치가 이런 방법으로 잡히는구나' 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며칠 후 그린피스가 '착한 참치 선물세트를 요구하세요!' 행사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메일을 받고, 지원을 하고, 참여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소비자의 목소리로 집어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FAD-free 참치를 직접 요구해야만 바다 생명들과 해양생태를 보호할 수 있고, 또한 우리도 지속적으로 친환경적인 참치캔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깨달았습니다.  

설레지만 저도 모르게 긴장되는 봉사 첫 날. 먼저 홍대에 있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다른 봉사자들과 모여 담당하시는 선생님으로부터 행사에 대한 취지, 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알려야 하는 캠페인의 내용을 안내받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으로 갔습니다. 날씨가 화창해서 사람들은 많았지만, 햇볕이 무척 뜨거운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린피스 부스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캠페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녹색소비자연대의 봉사자들과 역할을 분담하고 저는 집어장치에 대한 설문조사와 설명을 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설명을 시작하기도 전에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설명하는 것 보다 더 힘든 것은 설명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바쁜 길을 가는 또는 무심한 시민들에게 시간을 내어달라고 말을 해야 하는 것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신감이 바닥을 보일 쯤, 아버지 같은 분이 먼저 다가오시며 더운데 고생한다고 무엇인지는 몰라도 도와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중년 신사분의 도움으로 착한 참치에 대한 설명부터 서명까지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그 후로 자신감을 얻은 저는 연극을 보러 온 연인부터 친구들, 나들이 나온 가족들까지. 마로니에 공원을 찾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집어장치와 착한 참치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설명을 하고 나면 시민들은 '이렇게 파괴적인 방법인지 몰랐어요', '당연히 FAD-free 참치를 구매해야죠' 라는 말씀을 해주시면서 서명에 참여해주셨습니다. 그런 시민들이 하나하나 모이면서 관심이 관심을 불러 그린피스 부스는 북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서명지에 자신의 이름을 쓰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 다리가 아파도 '내가 지금 바다생명들과 해양생태를 지키고 있어!' 라는 생각에 오히려 힘이 났습니다.

용산역에서 진행된 둘째날에는 하루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실내에서 진행된 탓인지는 몰라도 조금 수월했습니다. 추석이 있는 주라 그런지 평일이지만 역에는 시민들이 꽤 있었습니다. 비교적 여유도 있어 집어장치에 대해 시민들과 많은 이야기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전날과 달리, 뉴스를 통해 이미 집어장치를 아는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반면에 예전에 제가 그랬던 것처럼 별 생각 없이 지나가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런 분들도 나중에는 오히려 캠페인 내용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줬습니다. 한 어머님은 ‘친구들에게도 알려줘야겠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이때가 봉사를 하는 이틀 동안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집어장치가 큰 문제임에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을 저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약 1,000명의 시민들이 소비자로서 착한 참치를 요구하고, 자발적으로 서명에 참여하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틀 동안의 짧은 봉사였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배운 것이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나름 환경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는 저 역시도 뉴스를 보고 아무 생각 없었던 것을 기억하면 부끄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고 같이 살아야 할 환경을 위해 문제를 알리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저한테는 더 부끄러운 일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무엇이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 어떤 것이 문제인지 조차 알 수도 없었을 테니까요. 이번 봉사를 통해 느낀 것은 ‘희망’이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아직은 환경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환경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힘이 들었던 것이지, 일단 알리고 보면 다들 관심을 갖고 서명에 동참해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그린피스가 ‘착한 참치를 부탁해!’ 캠페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 못지 않게 국민들 스스로가 환경을 위해 앞장서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자원봉사자 신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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