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시나요? 지속가능 어업의 길은 이쪽입니다

Feature Story - 2014-12-12
태평양의 아름다운 섬, 사모아에는 ‘지속가능路(Sustainable Street)’가 있습니다. 바다가 지속가능하려면 물고기 개체수가 일정해야 하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어족량은 감소하고 있는데 수산업계 사람들은 조업자료를 공개하기를 꺼려합니다. 이 문제를 포함하여 태평양 참치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여러가지 사안을 안고, 12월 첫째 주에 중서부 태평양 수산위원회(WCPFC) 회의가 열렸습니다.

지속가능로는 이쪽입니다

태평양의 아름다운 섬, 사모아에는 ‘지속가능路(Sustainable Street)’로 이름붙여진 길이 있습니다. 12월 첫째 주 열린 “중서부 태평양 수산위원회(WCPFC)”가 이 길과 같이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는 회의가 되기를 바랬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바다가 지속가능하려면 물고기 개체수가 일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족량은 감소하고 있는데 수산업계 사람들은 조업자료를 공개하기를 꺼려하고 있죠. 이번 회의는 바로 이 문제를 포함하여 태평양 참치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여러가지 사안을 다루는 회의였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해안국, 원양어업 강국, 과학자, NGO, 정부 및 업계 대표들이 다른 누구보다 이 ‘지속가능로’를 눈여겨봤으면 좋았을 뻔 했습니다. 하지만 회의의 결과를 보면 그들은 매우 심각한 길치였던 것 같습니다. 한국 역시 역내 주요 원양강국으로서 해양수산부와 업계 관계자를 비롯해 대규모 대표단이 참치와 수산업 보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Greenpeaces iconic icebreaker ship the Arctic Sunrise arrives in London on the eve of World Oceans Day, for the final leg of a Europe-wide Gulliver tour in support of small-scale sustainable fishermen.The Greenpeace Gulliver tour brought the plight of small fishing boats to the attention of the public and key decision-makers across the continent, sparking a huge wave of public support for small-scale fishermen resulting in over 110,000 people signing up to a paper boat petition calling for this sector of the fleet to be given a fairer deal.

이번 회의의 중요 안건 중 하나는 한국을 포함한 일부 회원국들이 WCPFC당사국의 의무사항인 자국어선의 조업자료 공개를 거부한 것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조업자료는 과학자들이 바다에 남아 있는 어족 자원의 개체 수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자료입니다. 또, 공해상의 사각지대 관리를 비롯해 조업활동의 현황을 살펴보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한국은 현재 유럽연합 및 미국이 지정한 예비불법어업, 불법어업국이라는 오명 아래 불법어업의 허점을 막고자 원양산업발전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역수산관리기구에 협조하여 해당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한국이 원양산업 규제의지를 국제사회에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조치인 것입니다.

참치 보전의 경우 조업자료의 중요성이 더욱 뚜렷이 보입니다.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보호되어야 할 어종을 판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WCPFC 과학위원회의 8월 어족량 조사에 따르면 태평양 눈다랑어 어족량은 산란이 가능한 물고기 개체량(spawning biomass)의 16% 까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생선회로 많이 소비되는 이 어종은 심각하게 남획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어선 수, 불법조업 행위, 상어 혼획, 참치 치어에게 치명적인 집어장치(FAD) 사용 등 바다의 역량을 넘어선 행위들이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다행이 회의 마지막 날, 한국은 문제로 지목되었던 어업자료 공개에 협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의 참치업계도 집어장치(FAD) 사용의 전면금지를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보다 지속가능한 방식의 수산업 관리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추진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이번 회의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또 하나 안타까운 점은 과학적 조사를 토대로 눈다랑어 문제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렸지만, 눈다랑어 어족자원 회복을 위한 조치에 있어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참치위원회 회원들은 태평양 참치 보존을 위한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합의하는 것에 계속해서 미온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현존하는 어족자원량은 생태계의 건강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 참가한 이들이 보여준 수동적인 태도로 인해 참치종은 더욱더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되었습니다. 참치종 생태계 역시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것이 바로 우리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Greenpeace East Asia activist Chow Yuen-ping holds up a juvenile yellow fin tuna, as a purse seine fishery operation is underway between the Philippine purse seiner 'Vergene' and the Philippine fish carrier/supply boat 'Gene-2' in the international waters of high seas pocket No1. Purse seiners use fish aggregation devices, or FADs, to set net around, which are a highly destructive method of fishing that Greenpeace are seeking to be banned at the forthcoming Western and Central Pacific Fisheries Commission (WCPFC) meeting due to be held in Manila, Philippines from 02-06 December 2012. Banner reads "No fish no future".

실망스런 결말로 회의가 마무리 됨에따라 이제는 우리가 사전예방원칙에 기초한 수산업 관리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동시에 건강한 해양 생태계 유지에 대한 과학자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세대를 위한 수산자원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눈다랑어 어족량의 암울한 결과는 마땅히 이번 회의에서 실질적인 조치를 합의하기 위한 기폭제가 되었어야 했습니다. 또한, 날개다랑어 어선의 수익경계 역시 지속가능하지 않은 어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졌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이 두 어종은 마치 참치어선에 실린 잡어처럼 홀대를 받았습니다.

‘지속가능路(Sustainable Street)’를 가리키는 각종 신호들은 너무나 뚜렷한데, 정작 수산자원과 바다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WCPFC 참가자들에게는 이 신호들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글: 애플 차우(Apple Chow) / 그린피스 동아시아 해양보호 캠페인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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