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더럽히는 치약 이야기

Feature Story - 2016-07-06
해마다 800만여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지만 이 플라스틱은 썩지 않고 더 잘게 부숴져 바다를 떠돌아다닙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가 쓰는 치약이나 스크럽제에도 사용되면서, 치약을 타고 우리집 세면대에서부터 바다까지 직행하게 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물고기가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삼키면서, 유해화학물질이 우리 식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플라스틱이 쌓이는 바다

날마다 세계 곳곳의 공장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플라스틱 제품이 쏟아져 나옵니다. 생산량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죠. 지난 10년 동안 생산된 양이 이전 100년 간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모두 더한 양보다 많습니다. 알다시피 플라스틱은 썩지 않습니다. 우리가 쓰고 버린 플라스틱은 땅속에, 그리고 바닷속에 고스란히 쌓이죠. 해마다 약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바다를 떠다니는 플라스틱은 물결에 쓸려 잘게 부서집니다. 그런데 그것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인류에겐 점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20061026 HONOLULU, HAWAI : UNITED STATES OF AMERICA  The word 'trash' is spelt out using golf balls on Kahuku beach, Honolulu, Hawaii, 26th October 2006. The wide variety of items shown in this image highlight the diverse range of sources from which the plastics in our oceans originate. Greenpeace are highlighting the threat that plastic poses to the world's oceans.GREENPEACE / ALEX HOFFORD

바다의 생명을 위협하는 미세 플라스틱

폐비닐에 다리가 얽혀 괴로워하는 물개, 스티로폼 조각을 삼킨 바다거북, 또는 플라스틱 병뚜껑을 뒤집어 쓴 집게 사진을 본 적이 있나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플라스틱 제품의 위험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플라스틱,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부르는 이것 또한 바다 생물들에게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긴 쉽지 않죠. 바다에는 수조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떠다닙니다. 도시와 가까운 연안에서부터 극지의 차가운 바닷속까지 미세 플라스틱은 어디에나 있죠. 문제는 바다 생물들이 그것을 먹이로 착각해 삼킨다는 것입니다. 섭취된 플라스틱 입자는 바다생물의 성장과 번식에 여러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내에 활성산소가 급증하거나 식도나 장이 막혀 굶어가기도 하죠.

Thilo seziert einen Vogel mit Plastikmüll im Magen.

식탁 위의 '독한' 미세 플라스틱

그러면 우리가 먹는 생선은 안전할까요? 그린피스는 미세 플라스틱 캠페인을 통해 식탁에 오르는 수산물이 이미 위험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심지어 독성 물질과 결합한 미세 플라스틱이 해산물에서 발견되고 있죠.
연구자료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유해 화학물질을 빨아들이고 또 배출합니다. 그런 미세 플라스틱을 플랑크톤부터 각종 어패류, 물고기가 먹습니다. 유해 물질은 플라스틱 입자에 붙어 물고기의 체내에 축적돼 있다가 결국 우리 식탁에도 오를 수 있죠. 수산물 속의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끼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게 나랑 뭔 상관이래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 중 상당 부분은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배출됩니다. 매일 사용하는 치약이나 바디 스크럽, 화장품, 세제 등에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됐을 수 있죠. 이런 제품에 넣기 위해 생산된 미세 플라스틱을 마이크로비즈라고 부르는데, 이는 대부분의 하수 정화 시설에서 걸러지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집 세면대에서부터 바다까지, 치약 튜브에서 나온 미세 플라스틱이 직행하게 되는 거죠.
문제를 인식한 글로벌 화장품 회사들은 이미 마이크로비즈를 쓰지 않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세계 소비자들도 마이크로비즈가 들어있는 화장품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죠. 하지만 기업의 자율적인 노력만으로 문제의 해결을 기대하기란 어렵습니다.

 

마이크로비즈를 금하라

그린피스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생활 용품에 마이크로비즈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 마련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 했습니다. 우리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캠페인에 동참해 주세요.
세계는 이미 마이크로비즈 사용 금지를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지법 제정에 이어 대만과 영국이 법제화를 진행 중입니다. 캐나다는 마이크로비즈를 공식적으로 독성 물질의 명단에 포함시켰죠. 유엔 또한 각국의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비즈의 위협으로부터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정이 필수적입니다.

바로 지금, 한국 정부도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서만 아니라, 한국 화장품의 국제적 경쟁력을 위해서도 마이크로비즈 금지 법제화가 필요합니다. 한국 정부가 시급히 법제화에 나서도록, 여러분이 힘을 보태 주세요.

글: 아리아나 덴샴(Ariana Densham) / 해양 보호 캠페인 팀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1. 마이크로비즈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해 주세요. 캠페인 서명 바로가기 >

2.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 테레프타레이트(PET),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 나일론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3. 여성환경연대가 조사한 ‘미세 플라스틱이 사용된 화장품 목록’을 통해 내 화장품은 안전한지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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