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이너의 목소리] 원전관리에서 안전은 열외 항목인가

Feature Story - 2013-05-31
그린피스는 5월 29일, 불량 부품 문제로 시끄러웠던 신고리원자력발전소가 불과 700m 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원전 비리 문제를 규탄하는 해상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는 짙은 안개와 센 파도 속에 ‘위조된 안전’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40여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5월 28일 신고리원자력발전소 등에 불량 부품이 사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11월 납품업체 20곳이 위조 서류로 영광 원전 등에 561개 품목 1만 3,794개 부품을 납품한 사실이 적발된 지 불과 6개월 만입니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민들에게 원전 안전성 강화를 약속했고,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나름의 방지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같은 날, 위조된 부품을 사용한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결국 가동을 멈췄습니다. 한수원이 내놓은 대책이 무용지물이었고, 제보를 받고서야 문제를 안 원안위 역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셈입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원안위가 자체적으로 인지한 것이 아니라 과거 내부자의 제보로 조사에 착수, 밝혀냈다는 점입니다.

통상 납품업체와 한수원 간의 비리로 시끄러웠던 과거와 달리 “고도의 공신력을 가져야 마땅한 민간 시험기관”이 자행한 일이라 제보가 없었더라면 불량 부품이 사용된 원전은 오늘도 가동되고 있었을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해당 기관이 내진검증(원전이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검증)에도 관여했다고 전해져 국민이 받은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린피스는 5월 29일 신고리원자력발전소가 불과 700m 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원전 비리 문제를 규탄하는 해상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는 짙은 안개와 센 파도 속에 ‘위조된 안전’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40여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왜?

그린피스는 한수원이 사업자로서 자격미달이라는 점과 규제기관인 원안위의 무능함을 규탄하고자 이번 액션을 준비했습니다. 신고리원전은 위조부품이 사용된 원전 중 한 곳입니다.

이번에 밝혀진 위조 부품은 원전 사고 시 안전계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제어케이블이었습니다.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은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불량 부품을 아무런 제재 없이 신고리 1, 2, 3, 4호기, 신월성 1, 2호기에 사용했습니다. 원전 근처에 거주하는 수 백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의 안전이 뒷전이었음을 방증하는 대목입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그린피스는 한수원의 비리를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세울 것을 요구합니다. 더불어 원안위는 규제기관으로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상시 감시체계를 설립하고,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의 안전을 철저히 재점검하기를 바랍니다. 문제 발생 시 해당 원자로를 즉시 폐로 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가장 최우선이어야 할 안전은 뒤로 한 채, 원전 개수를 늘리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그린피스는 이 같은 정부의 현 에너지 정책에 강한 유감을 표합니다.

 

글: 이현숙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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