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 방호약품의 현실

Feature Story - 2013-07-15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 무엇이 가장 걱정됐나요? 바로 방사능 노출이었을 겁니다. 실제 사고 당시 수많은 독성 방사능 물질 중 세슘이나 방사성 요오드가 넓게 확산되었고, 우리나라 방사능 측정소 12곳에서도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 무엇이 가장 걱정됐나요? 바로 방사능 노출이었을 겁니다. 실제 사고 당시 수많은 독성 방사능 물질 중 세슘이나 방사성 요오드가 넓게 확산되었고, 우리나라 방사능 측정소 12곳에서도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갑상선 방호약품 구비 현황 비교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의 경우 각각 20km, 15km, 10km 원전 인근 거주 주민들에게 방호약품을 사전 배포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 국가는 전국민 복용량을 이미 구비해 혹시 모를 원전 사고 발생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전 배포되는 지역은 아예 없는데다가 총 구비량도 국민의 1.4%만 복용 가능한 양(67만 개) 입니다.

사회 전반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뉴스에서는 방사성 요오드 피폭을 예방할 수 있는 행동지침이나 음식 등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방사성 요오드는 무엇이고 피해를 최소화 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요오드(iodine)란?

요오드는 보통 음식 섭취를 통해 인체로 들어오는데 체내에서 대사율을 조정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냅니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켜 중추신경계의 발달에 관여하기도 합니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오드는 주로 갑상선에 축적됩니다.

그렇다면 방사성 요오드는 무엇일까요?

방사성 요오드는 원자력발전소의 연료인 우라늄이 에너지로 전환될 때(핵분열) 생성되는 물질입니다. 이 요오드는 방사선의 일종인 베타선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 베타선이 동식물의 세포에 침투하면 세포 변형이나 파괴를 일으킵니다. 따라서 방사능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암 발생이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 몸의 갑상선은 해로운 방사성 요오드도 안전한 것이라 착각하고 흡착시킨다는 것입니다.

방사성 요오드 피폭 예방책

방사능 누출 사고가 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대책은 피폭 최소화입니다. 원전사고 인근의 주민들은 방호약품인 요오드화칼륨을 복용하고 실내로 대피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사능에 노출되기 전 요오드화칼륨(KI)을 복용하면 안전한 요오드가 미리 갑상선에 흡착되어 방사성 요오드의 흡수를 최소화하고 바로 소변이나 땀으로 배출시킵니다. 따라서 피폭 전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노출이 되더라도 가능한 4~6시간 이내에 섭취해야 합니다. 이렇게 신속한 복용을 위해서는 방호약품을 사전에 받아 가지고 있거나, 사고 후 즉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현재 우리나라 원전 30km 인근 거주 주민들은 405만 명입니다. 고리원전 주변의 인구만 343만 명이 넘지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현재 구비하고 있는 방호약품은 총 67만 여명 분(1인 10정 기준)에 불과합니다. 전국민이 복용할 수 있는 양을 구비한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프랑스와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평소 충분한 교육이나 정보 공유가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방호약품이 무엇인지, 어디에 가면 구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가 난다면 배포량도 턱없이 부족한데다 원활한 지급도 불가능할 것이 뻔합니다. 원전지역 반경 20km 내 주민들에게 사전 배포하는 벨기에와는 확연히 다른 상황입니다.

그린피스가 요구하는 현실적인 방재대책 중 하나는 이러한 방호약품이 원전 인근 최소 30km 내 주민에게 사전 지급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실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일, 이제 더이상 미뤄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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