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이너의 목소리] 핵 없는 세상을 바라는 아빠가 아들에게

Feature Story - 2013-07-15
한 아이의 아버지인 장다울 기후에너지 캠페이너가 ‘레인보우 워리어 2013 원전비상’투어 활동을 하며 아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편지를 썼습니다. 미래세대와 원전사고로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을 위해 탈핵으로 향하는 한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한 아이의 아버지인 장다울 기후에너지 캠페이너가 ‘레인보우 워리어 2013 원전비상’투어 활동을 하며 아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편지를 썼습니다. 미래세대와 원전사고로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을 위해 탈핵으로 향하는 한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20130715 SOUTH KOREA KORI : The Greenpeace flagship Rainbow Warrior is seen in front of the Kori nuclear reactor as the group calls for nuclear energy phase out starting with the Kori 1 reactor, the oldest nuclear facility in the country. The Rainbow Warrior is on its ‘Nuclear Emergency Tour’ of Korea with the aim of demanding for proper nuclear emergency plans. Before the protest, the Rainbow Warrior blew its siren towards the power plant to alert the public of the danger it poses. Every 15th of the month, Korea holds an emergency drill in preparation for a military attack. There is however no proper drill in case a nuclear meltdown occurs. ALEX HOFFORD / GREENPEACE

건강하게 태어나서 하루하루 성장하는 너를 보며 엄마와 아빠는 항상 너무 고맙고 행복한 마음 뿐이다. 웃고 옹알이하는 너를 두고 아빠가 이곳 부산에 온 이유는 너와 같은 아이를 둔 수많은 사람들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탈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서란다.

이곳 부산의 고리원전 30km 인근에는 무려 343만 명이 살아가고 있단다. 후쿠시마 사고의 경우 16만 명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고리의 사고는 정말 상상도 하기 싫구나. 부산에는 아빠의 형, 너에게는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예쁜 딸 둘과 함께 살고 있단다. 아빠는 지금 가족을 포함한 부산 시민들을 위해서 실효성 있는 방재계획의 수립을 요구하고 있단다.

아빠도 진심으로 사고가 나지 않길 바라지만,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인 고리 1호기가 수명이 연장되어 35년째 운영되고 있단다. 뿐만 아니라 전원공급 상실 사고를 포함해 문제가 끊이지 않았지. 아빠는 우리 사회가 명백히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왜 계속 원전 중심 에너지 정책을 추구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구나.

후쿠시마 사고 후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16만명의 사람들, 사고로 인해 자살한 수십명의 사람들, 갑상선 이상이 발견된 아이들, 약혼을 파기당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피난민들 소식을 들으면 원자력발전을 계속 용납하는 것은 인류를 향한 범죄행위라는 생각이 든단다. 특히,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심하는 젊은 부부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안타깝기 그지 없더구나. 최근 너로 인해 아빠와 엄마가 갖게 된 이 행복을 그들은 포기해야 하는 거겠지. 삶의 가장 큰 축복이어야 할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발전 시스템을 도대체 우리는 왜 고집하고 있는 걸까?

대안이 없다 해도 이렇게 위험한 원전을 계속 운영하고 확대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데, 이미 대안은 충분히 나와 있는 상황이란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하는 정책을 통해 2022년까지 탈핵을 선언한 독일처럼 한국에서도 2030년까지 단계적 탈핵이 가능함을 이미 그린피스가 제시했단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부가 탈핵을 위한 목표년도를 정하고 이에 필요한 정책을 도입할 수 있도록 깨어있는 시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요구가 필요한 것이란다.

아빠는 그린피스가 하는 비폭력직접행동을 통해 사람들이 원전의 위험성을 알고, 원전 없는 행복한 미래가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 실현 가능한 길임을 깨달았으면 한다. 이를 돕는 것이 원자력계에서 자라나, 비이성적인 두려움이 아닌 명백한 원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원폭피해자 분들의 고통스런 삶의 이야기를 듣고, 후쿠시마 사고의 피해를 목격하고,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혁명의 가능하다는 것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아빠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너를 비롯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에 살고 싶은 아이들을 대신해서,

고리원전 인근에 살고 있는 내 예쁜 조카들을 포함한 주민들을 대신해서,

원전과 연결된 송전탑으로 고통 받아온 밀양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대신해서,

현재 피난 생활을 하면서 고통받고 있는 후쿠시마 인근 주민들을 대신해서,

사고로 피폭을 당한 분들, 삶의 고통으로 자살한 분들을 대신해서,

원자폭탄으로 평생 고통 받으신 원폭피해자 분들을 대신해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자들을 대신해서,

 

아빠를 포함한 그린피스는 원전 확대를 반대하며 단계적 탈핵으로 나아가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아빠는 비폭력직접행동의 힘을 강하게 믿고 있고, 이를 통해서 지난 42년간 지구를 지켜온 그린피스의 경험과 승리의 역사를 믿는단다.

마지막은 아빠와 엄마가 좋아하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로 이 편지를 마무리 하고 싶구나.

“먼저 그들은 당신을 무시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당신을 조롱할 것입니다. 그 후에는 당신과 싸울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이 이길 것입니다."

 

글: 장다울 기후에너지 선임 캠페이너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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