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이야기] 한국에 기대하는 용기

Feature Story - 2013-08-31
56일. 한국 법정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날은 제가 처음 한국에 도착한 지 56일 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네명의 활동가들은 원전사고에 대한 안전대책 부실을 알리기 위해 부산 광안대교 위에 올랐습니다.

56일. 한국 법정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날은 제가 처음 한국에 도착한 지 56일 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네명의 활동가들은 원전사고에 대한 안전대책 부실을 알리기 위해 부산 광안대교 위에 올랐습니다. 이 활동이 수반할 결과에 대해 미리 숙지하고는 있었지만 6주 이상 한국에 억류돼 있다보니 내일을 알 수 없는 하루들이 조금 버거울 때도 있었습니다.

이미 정해진 사안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일은 도전적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규정된 사회규범 밖에서 행동하는 일은 가끔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 행동으로 그동안 삶을 평화롭게 유지했던 체계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저는 이번에 그 손실을 각오했습니다.

처음부터 주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요. 원자력에너지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미국인으로서 다른 나라에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비상계획구역에 있어 미국은(80km) 적절한 예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역시 건설 중인 새로운 원전들에 대한 문제들이 많이 대두되곤 합니다. 원자로의 결함을 감춘다거나 검증되지 않은 부품과 같이 미국의 원전산업계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작은 경제적 이득때문에 많은 부분이 석연치 않습니다. 그러나 원자력 의존도가 높은 또다른 국가의 시민으로서 원전위험을 알리기로 결심하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살건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343만의 사람들이 사고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 없이 원전사고 위험지역에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가능성이 아주 작더라도 사고가 발생한다면 후쿠시마 때보다 더 심각한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여러분은 용납할 수 있나요? 저와 연관성이 거의 없는 곳에서 다소 과격해보이는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결국 우리가 모두 연결돼있기 때문입니다.

결심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부산의 120 여 미터 다리 위 상공에서 인도네시아 출신의 아돈과  함께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 높은 곳에 매달려 있는 것이 무섭지 않았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수백만의 사람들이 처한 위험에 비하면 그런 위험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리에 오르는 것은 보이는 것 만큼이나 위험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매우 예측가능하고 감당할만 한 위험입니다. 제가 두려웠던 것은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한 이런 활동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위한 조치가 미미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매일 전등을 켜고 끄는 그 순간에도 원전 중심의 전력공급 시스템의 숨겨진 위험에 대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국에 도착한 지 56일 째 되는 날, 우리는 부산지방법원 재판관으로부터 우리의 활동이 “원전 사고 안전대책 규정에 관해 정부나 시민들 경각심 고취라는 전적으로 공익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시위자 개인들의 물리적인 위험까지 감수하여 이뤄진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광안대교에서 배너를 걸고 국민의 안전에 대해 대화를 요구한 행동은 용감해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국 국민들이 서로의 안위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관계부처의 정치인들이 그들이 대표하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전진할 수 있는 용기에 비하면 지극히 작은 것에 불과합니다. 어쩔수 없이 뒤늦게, 그래야만 해서가 아닌, 진심으로 인류의 삶을 귀하게 생각해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그런 용기 말입니다.

8주 전, 집을 나설때까지만 해도 저는 제가 거의 알지 못했던 나라에 이렇게 깊은 유대감을 갖게 될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한달 반 여의 시간 동안 출국이 금지되었지만, 그 시간 동안 우리 활동가들은 한국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경험들을 소중히 안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가 우리 모두의 미래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계속해서 서로에게 의문을 제기하고 도전하기를 바라며, 저는 이제 친구가 된 한국을 떠나 집으로 향합니다.

 

글: 밴 팜 (Van Pham, 미국 출신 그린피스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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