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이너의 목소리] 재생가능에너지 올림픽이 열린다면 한국은 몇 위일까? | 그린피스

[캠페이너의 목소리] 재생가능에너지 올림픽이 열린다면 한국은 몇 위일까?

Feature Story - 2014-03-19
중국은 2012년 풍력설치용량에서 세계 2위, 누적설치 용량은 1위로 단연 돋보입니다. 일본 역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참사 이후 태양광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세계 2위인 미국시장을 곧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생가능에너지의 장미빛 미래, 한국은 어디쯤에 있을까요?

지난 달,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던 소치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했던 한국은 13위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성과도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관심조차 받지 못했던 종목, 컬링에 대해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나오기도 한 것이지요. 이렇게 올림픽이라는 이름 하에 눈에 보이는 경쟁을 하는 선수들의 경우, 순위권 진입을 위해 필요한 지원 또는 개선책들이 여론이나 정치권의 입을 통해 제안되고 실제로 이행됩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명암: 화석연료에 드리운 그림자

시장은 자본의 흐름에 따라 움직입니다. 어떤 한 분야에 자본이 몰리는 것은 투자자들이 그 분야의 미래성과 수익성을 보았음을 의미합니다. 2014년 2월, 유럽의회와 유럽 녹생당 그룹은 보고서 ‘너무 적고, 너무 늦게 하는 일이 가져오는 비용 (The Price of Doing Too Little Too Late)’을 통해 흥미로운 사실을 밝혔습니다. 유명 컨설팅회사인 맥킨지(McKinsey)나 탄소 신탁(Carbon Trust)과 같이 전 세계 석유, 석탄,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에 투자하고 있는 회사들 자산의 30-40%가 탄소세와 환경세 제정 등으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런 전망은 사실 그보다 훨씬 전에 영국정부가 발간한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 스턴보고서(Stern)’에서도 언급된 바 있습니다. 8년 전,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그 대가로 매년 국민총생산(GDP)의 5%나 되는 돈을 낭비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재빠른 투자자들은 지구 온도상승을 섭씨 2도씨로 제한 통제하려는 전 세계의 움직임을 간파하고, 관련 정책이 자산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화석연료 투자로부터 발을 빼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르웨이 자산펀드, 개인 연금 및 보험 투자회사인 스토어브랜드(Storebrand), 미국의 5개 종합대학 등은 석유 및 석탄에 대한 재투자를 중단하고 풍력에 투자하고 있으며, 보쉬(Bosch)는 태양광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습니다.

재무적 리스크때문에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는 것과는 반대로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 투자되는 비용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 투자비용이 2012년 4사분기에만 미화 600억 달러(한화 약 60조 원)에 이르렀으며, 2030년까지 매년 미화 6,300억 달러(한화 약 6백7십조 원)로 치솟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 경쟁 속에서 10위권 안에 당당히 진입한 국가들은 미국, 중국, 독일, 호주, 영국, 일본, 캐나다, 인도, 프랑스, 벨기에입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은 2012년 풍력설치용량에서 세계 2위, 누적설치 용량은 1위로 단연 돋보입니다. 일본 역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참사 이후 태양광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세계 2위인 미국시장을 곧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생가능에너지의 장미빛 미래, 한국은 어디쯤에 있을까요?

자녀의 작은 가능성만을 보고도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몇 번이고 불편을 감수하며 이사 다니는 엄마를 가리켜 맹모삼천지교라고 하지요. 한국의 육상풍력기술은 전 세계 22위, 해상풍력기술 및 태양광은 전 세계 11위, 집중태양광발전(CSP)기술은 전 세계 22위, 바이오매스는 12위입니다. 밀어주는 엄마(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의지)가 없음을 감안하면 꽤 좋은 성적입니다.

그린피스가 작년 11월에 발표한 에너지 [혁명] 보고서, ‘재생가능에너지 현실화, 기로에 선 한국’도 한국이 독일을 능가할 정도의 풍부한 재생가능에너지 잠재력을 가졌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생가능에너지 국가 선호도를 나타내는 RECAI(Renewable Energy Country Attractiveness Index 2013) 보고서도 한국의 재생가능에너지 기술을 평균 16위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정부는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식에 대한 지원 의사가 전혀 없음을 밝혔습니다. 작년에 발표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2035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목표는 겨우 11%일 뿐입니다.(현재 2.1%) 아직까지도 정부는 석탄과 석유에 대한 무한 사랑과 위험한 원전에 도취되어 있습니다. 더럽고 위험한 에너지만을 감싸고 도는 엄마 밑에서 기술도, 잠재력도 부족하다는 잘못된 평가를 받는 재생가능에너지는 미래마저 암울한 셈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한국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매년 최소 100% 이상 상승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투자비용에서도 제외되고, 세계 시장에서 선두에 서는 일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한국정부는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 재앙같았던 이웃나라의 원전사고에도 불구하고 마치 영화 인셉션의 팽이처럼 여전히 더러운 화석연료와 위험한 원자력에너지의 단꿈에서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73년 1차 석유파동이 발생했을 때, 미국 및 독일,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 선진국들은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석유 같은 화석연료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요구가 한 몫 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세계 시장의 흐름이나 한국 기술의 우수성만으로는 한국정부를 깨우고,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 수 없을지 모릅니다. 가장 큰 도화선은 깨끗한 전기를 사용하겠다는 국민의 강력한 요구일 것입니다.

 

이현숙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캠페이너의 목소리 by 이현숙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Climate & Energy Campaigner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