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이너의 목소리] 얼마나 더 터져야 이 위험천만한 도박을 멈출 것인가?

Feature Story - 2014-10-19
한빛(영광) 원전 3호기가 17일 새벽 정지되었다. 증기발생기 내 가느다란 관에 생긴 균열로 냉각수가 유출돼 방사능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운영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이 비상절차에 따라 원전 가동을 중지한 것이다. 신고리1호기에 문제가 생겨 가동 중지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이고, 올 해 들어 무려 여섯번 째 급작스런 원전 가동 중지다. 게다가 영광 원전은 바로 지난 달, 무려 30년 동안 엉터리 설계도면으로 안전 점검을 해 온 것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산 바로 그 원전이다.

한빛(영광) 원전 3호기가 17일 새벽 정지되었다.

한빛(영광) 원전 3호기가 17일 새벽 정지되었다. 증기발생기 내 가느다란 관에 생긴 균열로 냉각수가 유출돼 방사능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운영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이 비상절차에 따라 원전 가동을 중지한 것이다. 신고리1호기에 문제가 생겨 가동  중지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이고, 올 해 들어 무려 여섯번 째 급작스런 원전 가동 중지다. 게다가 영광 원전은 바로 지난 달, 무려 30년 동안 엉터리 설계도면으로 안전 점검을 해 온 것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산 바로 그 원전이다.

이번 가동 중지 뉴스를 접하자마자 든 생각은 ‘또? 또? 또?!’였다. 지난 해 5월 원전 안전에 치명적인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스캔들이 터진 이후, 지금까지 정말 다양한 형태의 사고와 스캔들이 터져 나왔다. 이번 달에도 국회의 국정감사를 비롯해 뉴스타파의 특별기획 ‘원전묵시록 2014’를 통해 원전 마피아들의 충격적인 행태들이 공개되면서 국민들의 안전이 얼마나 위협받고 있는지 밝혀졌다. 이번에 사고가 난 영광 원전의 본부장 역시 지난 달 뉴스타파의 보도로 밝혀진 뻥 뚫린 원전 전산망 보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임된 바 있다.

얼마나 더 심각하고 많은 원전 사고와 스캔들이 터져야 이 정부는 원전 중독에서 벗어나게 될까? 원전 마피아들의 부패와 안전 불감증에 극도의 피로감과 분노를 느끼는 국민들의 한탄처럼 “정말 후쿠시마와 같은 대형 사고가 한 번 터져봐야” 이 위험천만한 도박에서 손을 떼게 될 것인가? 이미 전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경제적이고 안전한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시스템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이 도박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조차 불확실하다. 그러나 만약 이 도박에 실패해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우리 사회가 잃는 판돈은 국민들의 생명과 한국 경제, 즉 ‘전부’다.

얼마나 더 터져야 이 위험천만한 도박을 멈출 것인가? 한빛(영광) 원전 3호기가 17일 새벽 정지되었다.

특히, 한국은 이 도박판에서 질 확률이 다른 원전 운영국보다 매우 높다. 이번에 사고가 난 영광 원전에는 후쿠시마처럼 무려 6기의 원전이 밀집되어 있다. 더 문제인 것은 설치 용량이다. 후쿠시마의 1.3배인 영광 원전의 설치 용량은, 전세계 184개의 원전 중에서 무려 세 번째로 거대한 규모다. 따라서, 영광원전에서 후쿠시마처럼 다수의 원자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그 피해는 더 막대해진다.

원전 없는 삶과 경제의 성장이 서로 모순되는 선택이 아니라는 사실이 점차 많은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지난 달 15일 일본은 48기의 원자로가 전부 가동을 중지한 지 1년이 되는 ‘원전 제로 1주년’을 달성했다. 세계 3위 규모의 경제 대국이, 무더운 여름철을 포함해 정전 한 번 없이 한 해를 지낸 것이다. 한국도 이제 실제적인 방향 전환을 모색할 때다. 독일을 비롯한 많은 유럽 국가들처럼, 한국 상황에 맞게 탈원전 시점을 정하고 단계적으로 원전을 줄여나가면서 이미 치열한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장다울 기후에너지 선임 캠페이너

캠페이너의 목소리 by 장다울

기후에너지 선임 캠페이너
Senior Climate & Energy Campaigner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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