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의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Feature Story - 2015-11-09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석탄. 그러나 이제는 각종 환경 오염 문제의 원인이자 기후변화의 가장 큰 주범입니다. 역사적으로 환경을 파괴하거나 건강을 해치는 기술은 도태되어 왔습니다. 석탄 역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습니다.

19세기 초, 전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꾼 영국의 “산업혁명”의 뒤에는 석탄이 있었습니다. 당시 공장 굴뚝의 시커먼 연기는 엄청난 경제발전을 약속하는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화석 연료의 많은 문제점들로 인해 이제 석탄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앞다투어 풍력이나 태양에너지 같은 재생가능에너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가 IT와 같은 새롭고 진보된 기술과 만나 또 다른 “산업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전세계는 새로운 “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IT 강국”이라 자부하는 대한민국은 여전히 석탄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하려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쇠락하는 석탄의 서막: 기후변화의 주범

물론, 여전히 석탄은 전세계 전력 생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2년 기준, 전 세계 전력 생산량에서 40%는 석탄 발전을 통해 얻어졌습니다. 하지만 석탄 사용이 점점 줄고 있으며, 대안을 찾는 노력이 진행 중입니다. 올해 1~9월 전세계 석탄 소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했습니다.

이런 변화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화석연료가 가져오는 환경 오염문제입니다. 석탄은 전 세계에서 화석연료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44%를 차지하는 단일 배출원이자 기후변화의 가장 큰 주범입니다.

또한 석탄화력발전소는 초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이산화황등의 대기오염물질을 대량으로 배출해 전 세계적으로 초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015년 3월에 발표된 그린피스와 하버드대학교의 공동 연구결과에 의하면, 현재 한국에서 운영중인 석탄화력발전소의 초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1,600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환경을 파괴하거나 건강을 해치는 기술은 도태되어 왔습니다. 석탄 역시 이런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시장에서 도태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과, 낮은 경제성은 석탄의 쇠락을 더욱 가속화 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선두에 선 국가들: 미국도 변하고, 중국도 변한다

석탄의 몰락을 주도하는 선진국의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볼까요? 우선, 미국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급진적인 선언들을 발표했습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사항은 올해 8월 발표한 “청정 에너지 계획(The Clean Power Plan)”입니다. 이 계획에는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32%까지 감축하고, 태양광과 풍력발전량을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이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이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3,600명의 조기사망자와, 9만명의 유아천식환자, 62,000명의 유아호흡기질환을 예방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2030년까지 28만톤의 질소산화물과 31만톤의 이산화황을 감축하며, 이를 통해 2030년 한 해에만 54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 했습니다.

There are countless steel plants on the western side of Qian’an city. This is where you will find foundries belonging to Qiangang, Jiujiang, Songting, Yanshan. This is a real steel city, and at night blazing with lights, the pollution grows even more intense.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웃나라 중국도 석탄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0년부터 자국 내 석탄사용량 감축 및 석탄화력발전소 신설을 제한 하는 정책을 수립 해 왔습니다. 그 결과 2014년에는 약 10년만에 처음으로 석탄소비량이 2.9% 감소했습니다.

2015년 9월에는 전년 대비 중국의 석탄수입량이 31% 감소 했고, 공공발전부문의 석탄사용량은 4%이상 감소했습니다. 중국의 석탄소비 감축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확실환 변화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곧 바로 중국 내 190개 도시의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12%가량 개선되는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또한 시진핑 주석은 최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기로 선언했습니다. 전세계 1위의 석탄소비국이자 탄소배출국인 중국이 석탄 사용을 적극적으로 줄이고, 대신 비화석연료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경제적 논리: 석탄 의존은 경제 손실을 초래

석탄의 몰락 뒤에는 단순히 환경오염 문제라는 피상적인 이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석탄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석탄에 대한 금융 투자가 점점 줄고 있습니다. 그 주요 원인은 낮아지는 경제성과 함께 기후변화, 환경파괴 등과 관련된 윤리적인 문제가 투자자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6월,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석탄관련 투자철회 결정은 국내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사례입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30%의 수익 혹은 에너지를 석탄으로부터 얻는 기업, 또는 지속적으로 석탄과 관련한 반환경적 반윤리적인 행보를 계속하는 기업에 대해 내년 1월부터 투자를 철회한다고 발표 했습니다. 한국기업으로는 ‘한국전력’이 투자철회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9월에는 뉴욕 주가 운영하는 뉴욕연금펀드가 석탄과 관련된 3천 3백만달러의 투자를 철회하기로 선언 했으며, 이 밖에도 전 세계 200개 이상의 재단, 연금펀드, 대학, 연구기관, NGO, 지자체 등이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또한 OECD에서는 각국의 수출신용기관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석탄투자를 금지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 지고 있으며, 현재 한국과 호주만이 부정적인 의견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Greenpeace activists protest against coal industry in Zemianske Kostolany in Slovakia, next to coal power plant Novaky during the 1st Global Day of Action standing on the coal ash landfill. Coal industry is similiar to world famous arcade game Pacman – it´s „eating“ our health, environment and money. Photo ©Tomas Halasz/Greenpeace.

 

국제 신뢰도로 연결되는 온실가스 감축 약속

올해 12월에 있을 파리 기후변화 당사국회의를 대비해 전 세계가 INDC(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 세계 에너지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2030년 배출전망치(BAU)대비 37%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하고, 국내에서 25.7%감축을, 해외 탄소거래를 이용해 11.3%의 감축을 선언했으며 이로 인해 약 2억 2천만톤의 국내 탄소배출량을 감축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지난 10월 전력산업연구회의 분석에 따르면, 전력부문에서만 500MW급 석탄화력발전소 10~24기를 축소하는 동시에 석탄발전량을 대폭 줄이는 제약발전이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현재 9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할 계획중인 정부의 계획과는 상충되는 전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Children sit under the solar panel at Bishunpur Tolla, Dharnai

석탄은 쇠락하고, 재생가능에너지는 폭풍 성장

석탄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이를 대체하기 위한 재생가능에너지는 크게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의하면 2014년의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투자는 약 2천7백억달러에 육박했으며 전년도 대비 17% 증가 했다고 합니다. 또한 2014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새롭게 확충된 발전시설의 59%가 재생가능에너지였으며, 전 세계 22%의 전력이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미국과 중국 외에도, 여러 국가들이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전력생산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인도는 2022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용량을 현재 30GW에서 175GW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또한 2015년까지 12.7GW의 태양광 발전소를 확충 할 계획입니다. 독일은 한국 보다 일조량이 부족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9%대에서 현재 30%이상대로 급격히 성장했으며, 2020년까지 2.7GW의 갈탄 발전소를 폐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4th SEP 2011 : Copenhagen, on the beach: Efter at have cyklet, jogget og gået for at markere denne globale dag til fordel for vedvarende energi  former deltagerne i demonstrationen tallet 100  med deres kroppe i et stort menneskebanner. Budskabet er til politikerne og handler om, at de ønsker 100 % vedvarende energi i Danmark.

 

한국은 아직도 석탄중독: 53기 운영 중 + 11기 건설 중 + 9기 추가 예정 중

반면 한국은 석탄수입량으로 2013년 약 1억 2천 6백만톤을 수입 함으로써 전 세계 4위의 석탄수입량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올해 7월까지의 석탄 수입량은 작년 대비 0.45%증가 했습니다.

또한 한국에는 현재 11곳의 발전소 부지에 총 53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영 중이며, 현재 11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추가로 건설 중에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9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새로 지어질 계획에 있습니다.

날로 심각해 져 가는 한국의 초미세먼지 문제와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는 오명은 모두 석탄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석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보다는 더 많은 석탄을 소비하는 길을 택하고 있는 한국은 “석탄 중독”에 가까워 보입니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왜 선진국들이 석탄 사용을 줄이고 있는지? 석탄대신 선택한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는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이런 몇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고민해 본다면, 생각보다 쉬운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손민우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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