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수명연장, 정부 주장보다 더 위험하고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

Feature Story - 2015-02-24
월성1호기와 동일한 노형인 원전의 설비를 교체하고 개선하는데 캐나다는 4조원이 들어간다고 인정한 반면, 한국은 1조원도 안되는 약 5천 6백억원 정도로 설비 교체 및 개선 작업을 마쳤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큰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월성 원전

월성1호기를 개발하고 건설한 종주국 캐나다는 원전 수명연장에 요구되는 막대한 비용과 위험성으로 인해 이미 9기의 원전을 폐쇄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어떻게 한국 원전 사업자와 규제기관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의 안전성과 경제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것인가?

나의 이런 의문은 지난 2월 12일 열려 월성1호기 수명연장 심사를 진행한 제34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12시간 동안 방청한 후에 풀렸다. 그것은 바로, 한국의 시민들이 캐나다 시민들보다 원전의 위험성과 경제성에 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한국의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에 따른 위험성과 비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시민들, 원전의 위험성과 경제성에 관해 제대로 된 정보 접할 수 없어

한국은 1970 년대에 캐나다에게 원전을 구입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캐나다원자력공사는 월성1호기가 다른 형태의 원전에 비해 더 안전하고 싸다고 주장하며 팔았다. 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국제 사회뿐만 아니라 심지어 캐나다 조차도 마지못해 실상은 정반대임을 인정하고 있다. 즉, 월성 원전의 디자인이 다른 원전 보다 더 위험하고 비싼 기술이라는 것이다.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캐나다가 개발한 월성1호기와 같은 캔두(CANDU)형 원전의 설계 결함을 명백히 드러냈다. 사고가 날 경우 체르노빌 원자로(RBMK)나 캔두형 원자로는 설계 특성상 갑작스런 출력 증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전문적인 국제원자력안전규제기관들은 이 같은 양반응도(Positive Reactivity)의 결함을 가지는 원전 설계를 금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체르노빌 사고 이후 이미 축소 되고 있는 세계 원전 시장에서 캔두형 원전은 거의 외면 당해왔다.

캐나다 정부가 캔두형 원전을 9개나 폐쇄 하기로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이러한 설계 결함 이외에도 원전 수명을 연장 할 때에 요구되는 ‘설비 교체 및 개선(refurbishment)’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캔두형 원자로의 특징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캔두형 원전과 마찬가지로 월성1호기 역시 약 25년을 가동한 후에 계속적으로 운영을 하려면 ‘심장이식’과도 같은 전면적인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고농도의 방사능에 오염된 노심 안쪽의 압력관을 제거하고 교체해야 하는 작업으로 매우 위험하면서 비용도 많이 드는 작업이다.


4조 원 vs 5천 6백억 원

캐나다의 경우, 오래 전에 지어져 노후화 된 원전이 설비 교체 및 개선 작업을 하기 전, 규제기관 주도로 해당 원전이 최신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 원전 안전성 검토를 진행한다. 원전 사업자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최신 안전 기준을 적용해야만 한다.

이러한 안전성 검토 이후, 젠틸리2호기(Gentilly-2) 원전을 운영하는 캐나다 퀘벡주의 하이드로퀘벡 회사는 젠틸리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설비 교체 및 개선 비용이 새로 짓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는 4조 원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젠틸리2호기는 월성과 동일한 형태이면서 같은 해에 운영을 시작했던 거의 동일한 원전이다. 캐나다는 젠틸리2호기를 포함해 향후 5년 안에 총 22개의 원자로 중 9개를 폐쇄하게 된다.

월성1호기와 동일한 노형인 원전의 설비를 교체하고 개선하는데 캐나다는 4조 원이 들어간다고 인정한 반면, 한국은 1조 원도 안 되는 약 5천 6백억 원 정도로 설비 교체 및 개선 작업을 마쳤다고 말하고 있다.

회의 종료 후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장 문이 닫힌 모습 
이렇게 큰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월성1호기 운영을 담당하는 한수원이 수명연장을 위해 쓰여진 실제 비용에 대해서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다.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두 번째는 한국의 원자력 규제기관이 사업자의 비용 절감을 위해 최신 안전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2월 12일 원안위 회의를 방청하면서 두 번째 가능성에 대한 심증이 더 커졌다. 회의 중에 원자력 안전을 담당하는 국가 기관의 담당자가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시에 최신 안전 기준을 따르도록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고, 이에 따라 최신 안전 기준에 맞춰 월성1호기의 안전성을 검토하거나 개선할 필요가 없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시민 직접참여와 투명성 보장

만약 월성1호기가 캐나다에 있었다면 수명연장을 위해 시민이 참여하는 안전성 평가 및 환경영향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이렇게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평가를 통해 캐나다 시민들은 국가 기관이 더욱 더 책임감 있고 정직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감시한다. 이를 통해 원전 사업자 및 규제기관은 수명연장 검토 과정에서 공공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이러한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와 투명성의 보장 없이는 원전 관련 기관들이 시민의 안전을 위한 엄격한 조치들을 적용하지 않거나 최신 안전 기준을 따르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 하게 일어날 수 있다. 월성1호기는 스리마일 아일랜드,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 건설된 원전이다. 따라서 대형 원전 사고를 겪으면서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온 최신 안전 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면 시민들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핵 없는 한국은 가능하다 

만약 원자력규제기관인 원안위가 최신 안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법으로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무시해도 된다고 주장한다면, 이제는 입법부가 나서 법 개정을 통해 원안위가 시민의 안전을 더 최우선으로 놓고 노후원전의 안전성 및 경제성 검토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 월성1호기 수명연장 심사를 위해 2월 12일 개최된 제34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는 12시간 가량 장시간 회의에도 결론을 맺지 못했다. 월성1호기 수명연장에 대한 심사는 2월 26일 개최되는 차기 원안위 회의에서 재논의하게 된다. 그린피스는 국민의 안전을 우선하는 결정이 날 때까지 관심을 갖고 꾸준히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글: 숀 패트릭 스텐실(Shawn-Patrick Stensil)/ 그린피스 캐나다 원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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