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뒤, 한국 고래의 운명은?

Feature Story - 2012-11-05
지난 여름, 한국이 ‘고래’ 때문에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사실을 기억하시나요? 2012년 7월, 한국 정부는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연례회의에서 과학포경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아직 과학포경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 달 뒤인 12월 3일, 국제포경위원회에 연구 계획서를 제출할 지도 모릅니다.

동해바다 어구에 걸려 죽은 상괭이

지난 여름, 한국이 ‘고래’ 때문에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사실을 기억하시나요? 2012년 7월, 한국 정부는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연례회의에서 과학포경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언론이 떠들썩했고 미국 국무성과 호주 총리, 뉴질랜드 외무부까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외교적 압력으로 이어졌습니다. 해외뿐 아니라 한국 국민들도 정부의 이런 계획을 부끄러워하며 그린피스의 비판에 동조했습니다.

국내외의 이러한 분위기에 농림수산식품부는 곧 브리핑을 열어 “어업인과 환경단체, 국내외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친 뒤 과학조사 포경계획서를 제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고 “고래를 잡지 않고도 연구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과학조사 포경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약 4개월이 지난 지난 11월 1일 과천정부종합청사국제회의실에서 드디어 NGO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농식품부뿐 아니라 고래연구소, 외교통상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법제처, 수협중앙회 등 모든 관련 부처 관계자가 참석하여 그린피스를 포함한 과학포경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들의 의견을 듣고 토론을 했습니다.

저는 그린피스를 대표하여 현재 시행하고 있는 비살상 연구방식이 충분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죽여서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왜 터무니없는 것인지 하나하나 근거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현대 과학이 제공하는 다양한 연구 방식을 이용하면 고래를 죽이지 않고도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음을 말입니다.

한국의 밍크고래는 이미 정부의 부실한 정책과 관리로 인해 한 해 수백 마리가 혼획과 불법포획으로 희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한국 바다의 밍크고래 개체군(J stock)은 상업포경 당시(일제시대부터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되기까지, 특히 1970년대에는 한해 천 마리에 이르기까지 포획되었음) 과도한 포획으로 개체수가 급감하여 국제포경위원회에 의해 특별히 보호 개체군으로 지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들 개체수는 여전히 회복되었다는 증거 없이 오히려 해마다 5-7%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됩니다. 그런데 이미 위기에 처한 한국 연안의 밍크고래를 죽여야겠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자가당착이며 상업포경을 위한 포석으로밖에는 해석할 수 없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가 모든 종류의 포경을 반대하는 배너를 들고 있다

 

포경을 통해 밍크고래의 먹이 습성을 밝히고자 하는 이유는 순수한 과학적 호기심보다는 사실 사람이 잡아먹을 물고기를 고래가 다 잡아먹어 어획량이 감소한다는 어민들의 호소 때문입니다. 저는 어획량 감소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들의 상황을 통감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어획량 감소는 고래가 상업어종을 다 잡아먹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너무 많은 그물을 치고 발전한 기술을 이용해서 물고기를 싹쓸이하기 때문입니다.

고래가 상업어종을 먹는다고 하면 정부는 고래를 솎아내겠다고 결정할까요? 지금 있는 고래를 다 잡아 없앤다고 해서 다른 물고기의 양이 늘지는 않습니다. 인간의 남획 때문에 바다에 씨가 마르는 것은 여전할 것이고 오히려 고래를 없앰으로써 해양생태계의 균형이 깨져 악영향을 끼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게다가 고래와 어족자원 간에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전 세계 과학자들의 결론입니다. 정부는 남획을 막고 지속가능한 어업을 이행할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지, 옳지 않은 추측에 근거하여 고래를 잡을 생각부터 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 정부는 아직 과학포경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회의를 주관한 농림수산식품부는 과학포경을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 결정을 내리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수렵하는 것이라며 회의를 마무리했습니다. 그 결정이 그린피스가 권고한 사항들을 고려하지 않는 쪽으로 내려진다면 정부는 12월 3일, 국제포경위원회에 연구 계획서를 제출하는 수순을 밟을 것입니다. 국제포경위원회에는 각국의 과학포경 계획을 막을 권한이 없기 때문에 한국이 연구 계획서를 제출하는 순간부터는 누구도 막을 수 없게 됩니다. 이제 한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가 비상식적인 과학포경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이미 위험에 처한 고래를 더 이상 위협하지 않겠다고 국제사회 앞에서 약속할 때까지 여러분이 함께 힘을 보태주십시오.

 

글: 그린피스 한정희 해양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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