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원전산업 위에 쌓인 원전 스캔들

Feature Story - 2013-03-06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처참함을 목격하며 원전 주변에 밀집해 살고 있는 수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원전은 더더욱 피부에 와 닿는 위협이 되었습니다. 원전사업자 한국수력원자력(KHNP, 이하 한수원)의 원자로 오작동, 안전 보고서 위조, 각종 부패 및 사고 은폐가 인재(人災)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처참함을 목격하며 원전에 대한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졌습니다. 원자력에너지를 거부하는 대중의 요구는 전세계적으로 높아졌고, 국가들은 즉각적 혹은 단계적 원전폐쇄로 방향을 전환하며 이에 부응했습니다.

원전 주변에 밀집해 살고 있는 수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원전은 더더욱 피부에 와 닿는 위협이 되었습니다. 원전사업자 한국수력원자력(KHNP, 이하 한수원)의 원자로 오작동, 안전 보고서 위조, 각종 부패 및 사고 은폐가 인재(人災)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수원의 이러한 스캔들이 그리 생소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원전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본 원전사업자 도쿄전력(TEPCO)이 보여준 모습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의 경우 그에 더해 고리원전 직원이 근무 중 마약을 투약한 사건까지 있었지요.  

한국 원전의 어두운 이면

전세계 사람들이 한국의 대중음악과 드라마에 열광하는 동안, 한국의 원전산업계 역시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꾀했습니다.

“우리의 원자로는 안전합니다.”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이영일 본부장은 이처럼 주장합니다. 국내 원전이 지난해에만 오작동으로16번이나 가동 중단된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듯 말입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고리, 울진, 월성, 영광, 신고리 원전에서 사고 및 고장은 총 165번이나 발생했습니다. 위조부품으로 시끄러웠던 고리, 울진, 영광 원전에서만 전체 고장의 78%가 발생한 점을 감안한다면 원전산업계의 비리가 국민 안전에 얼마나 즉각적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실을 숨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잦은 고장과 각종 사건사고로 점철된 원전의 부정적인 이미지, 이를 전환하기 위해 정부는 원자력문화재단(KONEPA)을 통해 매년 약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원자력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대중의 지지도는 사상 최저 수준입니다. 후쿠시마 사고 5개월 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약 17%의 사람들만이 원자력발전에 찬성합니다. 이는 한국 원전산업계의 세계 무대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한국 국민이 자국의 땅에 원자로가 있는 것을 원치 않는데, 과연 다른 나라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베일에 가려진 교묘한 책략

외부에서 한국은 민주주의를 완전하게 실현한 국가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원전문제에 있어서 실상은 거의 그렇지 못합니다. 수년 간, 시민단체, 학계 및 환경운동단체들은 원전산업의 투명성 부족을 문제 삼았습니다. 지역주민들의 반대도 꾸준했지만 종종 묵살되어 왔습니다.

이는 또 다른 질문을 남깁니다. “한국의 원전산업은 과연 국제적 비판을 견딜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그린피스 활동가들에 대한 입국 거부 사태가 대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원자력에너지의 명백한 위험성을 알리려 했을 뿐입니다. 새로운 사실도 아닌, 이웃나라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이미 전세계에 증거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친원전 정부는 원자력문화재단의 이미지 쇄신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되었는지, 외부의 반대 목소리조차 원천 봉쇄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원전산업계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NSSC, 이하 원안위)를 설립하여 합법적인 모습을 갖추려 노력했습니다. 원안위는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성을 확립해야 할 ‘독립적인’ 감시의 의무를 갖고 있지만, 한수원으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받고 간부급 인사는 모두 친핵 단체 출신인 것이 현실입니다.[더알기: ‘원자력안전위원회: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가?’]

그러나 이러한 교묘한 술수와 비책들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엄청난 오산입니다. 그린피스는 한국 원전업계의 “투명성 부족”과 원자력을 증진시키면서 한편으로 감시하는, 원자력 규제기관의 상반된 역할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지적해왔습니다. 원자력에너지를 증진하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조차도 한국 정부가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데 투명성이 부족한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는 원안위를 원자력 증진과 감시의 역할을 함께 담당하는 한 부처에 소속시키려 했습니다. 물론 사회 각계로부터의 맹비난에 이러한 시도는 결국 수그러들었지만 진정으로 독립되고 신뢰할만한 원자력 감시기관을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질문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원전업계의 이익보다 국민의 안전을 먼저 생각할까요? 안전을 우위에 둔다면, 원안위의 친핵 인사는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이는 원전산업을 보다 책임감 있고, 투명하게 조성한다는 것도 의미합니다.

원안위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보장하는 것이 사건사고로 얼룩진 원전산업계가 자력으로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는 시작점일 것입니다. 전세계가 박 대통령의 다음 행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