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방재계획 2013’보고서 발표

후쿠시마 사고 2년 지났지만 한국 방재계획은 여전히 답보 상태

Press release - 2013-07-10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상징적인 배 레인보우 워리어Ⅲ호가 부산에 입항한 10일, 그린피스와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상임대표 김준한, 대책위)는 선상에서 기자회견을 공동주최하고, 새 보고서 <방사능 방재계획 2013: 한국은 준비되지 않았다>를 발표했다.

20130710 SOUTH KOREA BUSAN : Hyunglim Suh, Energy Campaigner, Greenpeace East Asia, is seen at a press conference on board the Rainbow Warrior, Busan, South Korea, 10 July 2013. Greenpeace is calling for the Korean government to widen the official nuclear evacuation zone to a thirty kilometre radius.ALEX HOFFORD / GREENPEACE

2013년 7월 10일, 부산 -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상징적인 배 레인보우 워리어Ⅲ호가 부산에 입항한 10일, 그린피스와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상임대표 김준한∙대책위)는 선상에서 기자회견을 공동주최하고, 새 보고서 <방사능 방재계획 2013: 한국은 준비되지 않았다>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그린피스가 발표한 보고서 <후쿠시마의 교훈>의 후속편으로, 2013년 한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다른 나라와의 상황을 비교하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은 특히 1985년 첫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프랑스의 핵실험을 규탄하고자 남태평양 모루로아 섬으로 향하던 중, 프랑스 정보 당국의 공격을 받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침몰하고 사진기자 한 명이 목숨을 잃은 역사적인 날이기도 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데다 수명을 넘기고도 계속 운행 중인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하면, 직접적 피해를 입는 반경 30km 이내 거주민은 부산 시민을 포함해 무려 343만 명에 이른다. 부산을 포함한 한반도 남동지역은 원전밀집도 최고, 원전 근처의 인구밀도도 세계 최대 수준이라는 것이 단체의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방사능 사고에 대비한 한국의 방재계획은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국제적 현황에 견줘도 미흡한 수준이다. 대표적인 문제가 비상계획구역의 범위가 8~10km로 극히 좁다는 것. 비상계획구역은 방사능 누출사고가 났을 경우, 인근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대책을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지역을 가리킨다. 이 구역에 대해 미국은 80km, 헝가리는 최대 300km, 독일은 25km 등을 설정하고 있다.

보고서 저자이자 이날 발표를 맡은 서형림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대참사만 봐도 원전 부근 최소 30km 이내 거주민들이 방사능의 직접적 피해를 입었다”며 “한국 정부는 이 구역을 최소 30km로 넓히고, 미국이나 유럽처럼 단계를 나누어 조치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방호약품의 확충과 방재교육의 개선, 피폭방지에 적합한 대피소 마련 등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원자력 사업자의 배상액 한도를 두지 않는 무한책임제도의 부활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은 원자력 도입 당시 사업자가 끝까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무한책임제도를 채택했으나, 2001년 유한책임제도로 전환, 보상액이 이를 초과하면 정부에서 세금으로 보조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 캠페이너는 “사업자의 손해배상 무한책임제를 채택한 일본도 준비된 배상조치액 1조 4,000억원(1,200억엔)으로 보상금을 감당하지 못했다”며 “한국의 배상한도액 약 5,200억은 터무니 없는 수치이며 결국 초과된 비용은 국민의 세금에서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또 “16만 명의 피난민을 낳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난 지 2년이 넘었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한국의 방재계획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원전 인근 거주민을 위한 적절한 준비를 갖추고 있지 않으며, 국민의 안전보다 원전 사업자의 이익을 챙겨주기에 급급한 모습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 소속으로서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날 자리에서 “부산시 원전안전시민위원회(가칭) 구성을 통해 안전한 원전 운영 감시 및 방재 대책을 다시 수립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새 방재대책에 따라 정기적으로 시민 방재훈련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제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부산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광안대교의 현수 케이블에 원전비상 캠프를 설치하고, 원전 사고에 대비한 비상계획구역을 최소 30km로 확대할 것을 정부 측에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레인보우 워리어Ⅲ호는 ‘원전 비상’(Nuclear Emergency) 투어의 일환으로 이날부터 18일까지 부산에 머무르며 동시에 부산 시민들을 대상으로 원전의 안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인다. 7월 12~13일에는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대중들에게 배를 공개하고 캠페인을 소개하는 ‘오픈보트’ 행사도 연다. 다국적의 선원들이 직접 배의 친환경적인 요소를 구석구석 소개하며, 사진전과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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