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에너지기본계획 정책 제안, 신규원전 추가 및 노후원전 연장 여지 남겨” 비판

Press release - 2013-10-14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에너지기본계획 정책 제안’ 초안에 대해 “미래 전력수요량을 명확히 하지 않는 이상, 원자력발전 비중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전체 수요량에 따라 얼마든지 신규원전을 추가하고 노후원전 가동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10월 13일, 서울 -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에너지기본계획 정책 제안’ 초안에 대해 “미래 전력수요량을 명확히 하지 않는 이상, 원자력발전 비중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전체 수요량에 따라 얼마든지 신규원전을 추가하고 노후원전 가동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이날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정책 제안’ 초안을 발표하고, 2035년까지 국내 원자력발전 비중을 22~29% 범위에서 결정해 5년전 목표치 41%에서 대폭 감소시켰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사실 이 수치는 수요량에 따른 비중이지 원전 규모 자체를 가늠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장다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선임 캠페이너는 이번 발표에 대해 “전기와 유류의 가격 역전으로 전기소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것을 전력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한 데 동의한다”며 “세제 및 가격 정책을 통해 전력수요를 최대한 감축하겠다는 기본 원칙에도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변수를 적용해 기준 수요를 정했는지에 대한 투명한 공개 없이 2035년 기준수요 대비 15%감축이라는 목표수요는 실체가 매우 불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장 캠페이너는 또 “전력수요의 증가는 생산원가보다 낮게 산업용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전기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산업용 전기에 대한 가격 인상을 포함한 공격적 세제 및 가격 정책을 통해 더 높은 수요 감축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등유 및 LNG 과세를 완화해 전기와 비(非)전기간 상대가격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것은 전기세를 낮게 책정해 소비를 유도하는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의 사용을 부추기는 해괴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린피스는 세계적 흐름에 한참 뒤처지는 원전과 재생가능에너지 비중도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장 캠페이너는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로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등이 완전한 탈핵을 선언했다”며 “한국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을 설계수명까지만 가동하더라도 탈핵 시점이 2051년이며, 신규 원전을 추가할 경우 2080년 이후로 넘어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지난해 전세계 풍력발전은 원전보다 다섯 배나 많은 전기를 생산했고, 태양광 발전은 원전과 비슷한 수준의 전력을 생산했다. 원전산업은 이미 사양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 속하는 중국과 인도에서도 지난해 풍력 발전량이 원자력 발전량을 앞질렀다. 따라서 2035년까지 총 에너지의 고작 11%를 신재생에너지로 보급하겠다는 이번 제안은 세계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현격히 뒤떨어진 수준이다.

그린피스는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의 국가로, 일인당 배출량이 이미 영국, 일본, 독일을 넘어섰다. 국제사회에 약속한대로 2020년까지 예상배출량(BAU)대비 30%감축이라는 목표를 지켜야 하는데도, 한국은 화력발전 확대를 고수하고 있다.

장 캠페이너는 “‘최상가용 기술’을 적용한다 해도 석탄 발전소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며 “원전도 우라늄을 채굴 및 정제하고, 원전을 건설•해체•폐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므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사고뿐 아니라 잇달아 터지는 원전 비리와 스캔들로, 원전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이미 바닥이다. 더구나 한국의 원전 밀집도와 원전 인구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향후 최소 70여년을 원전 사고의 위험과 중앙 집중식 발전에 따른 가동 중단으로 전력난을 겪으며 살 것인지, 말 것인지 그 방향을 사회적으로 수립해야 할 때다. 세계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더욱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 정책 개선을 통해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면 한국만 도태될 것이다.

그린피스는 2012년 발간한 보고서 ‘에너지[혁명]-한국의 지속가능에너지 전망’을 통해 한국은 2030년까지 원전의 단계적 폐쇄를 통해 에너지 비용, 전력발전 비용의 절감 및 일자리 창출을 이룰 수 있고, 2050년까지는 에너지공급의 약 6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이룰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