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에기본 확정,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퇴행적 결정

원전 확대에 대한 그린피스 성명서

Press release - 2014-01-14
원전 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제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이 14일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공허한 정치적 수사(修辭)에 그쳤고, 원전 확대 중심의 구시대적 접근에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한 최종안은 정부의 퇴행적 인식을 여실히 드러냈다.

2013년 4월, 신규 원전부지로 지정된 삼척의 주민들이 '원전 반대'의 메시지를 보이고 있다.

2014년 1월 14일, 서울 - 원전 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제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이 14일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공허한 정치적 수사(修辭)에 그쳤고, 원전 확대 중심의 구시대적 접근에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한 최종안은 정부의 퇴행적 인식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은 잇단 탈핵과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선언하는 세계적 흐름 속에 경쟁에서 철저히 도태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국가경제 성장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는 2차 에기본에서 원전 설비 비중을 현재 26% 수준에서 2035년까지 29%로 확대할 것을 결정했다. 명백한 원전 확대 정책이다. 2008년 1차 에기본에 비해 비중이 줄었지만 전력수요 전망을 부풀려 실질적으로 추가 건설되는 신규 원전의 숫자는 1차 때와 비슷하거나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2차 에기본이 수요 관리형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산업부 자체 평가에 대해 수요 전망을 대폭 늘린 뒤 ‘관리해서 줄이는 게’ 진정한 수요 관리는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더구나 이번 결정으로 한국은 대형 원전사고에 대한 우려에서 앞으로 최소 70년간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2차 에기본에 따라 추가적으로 건설하는 원전은 2020년 이후에 지어져 최소 2080년이 넘어야 그 수명을 다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4위의 가동 원전 수, 높은 가동률, 새해에도 계속되는 원전비리, 낮은 원전 안전 문화로 인해 대형 원전사고의 가능성이 높다. 또 세계 1위 규모의 원전 밀집도와 원전 인근 최다 인구수로 인해 사고 시 그 피해 또한 가장 클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원전은 사양산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5년까지 한국을 제외할 경우 선진국 전체 원전 설비 용량이 감소추세에 들어간다[1]고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재생가능에너지는 현실이다. 유럽연합은 2012년 최종에너지소비량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 14.4% 충당했으며, 2020년까지는 2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태양광의 경우 독일보다 우수한 잠재력을 지녔음[2] 에도 불구하고 향후 20년 뒤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1%로 늘리겠다고 한다. 세계적 흐름을 감안할 때 손을 놓고 있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2차 에기본을 바탕으로 신규 설비 규모를 확정하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수립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강조했다. 진정성을 발휘하고자 한다면, 세계 에너지 정책의 흐름을 읽는데 실패한 실망스러운 2차 에기본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제7차 전기본에서 에너지 수요 전망을 재산정하고, 공격적인 에너지효율 및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목표를 세울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실질적 변화 없이는 2차 에기본에서 표면상으로 강조하고 있는 수요관리로의 전환 및 분산형 전원 확대는 허울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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