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전 위험성 지적된 부실자재, 한국 원전 14기서 사용 중”

Press release - 2014-12-03
1970년대부터 위험성이 지적된 부실자재를 한국 원전이 여전히 사용, 가동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한빛 3호기가 갑작스레 가동을 멈춘 사고도 이 자재가 쓰인 증기발생기 내 전열관 균열로 냉각수 일부가 누출돼 발생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3일 오전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부실자재 인코넬 600과 위험한 한국 원전’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그린피스는 이날 새 캠페인 ‘누더기 원전 그만!’을 소개하고, 가장 문제가 심각한 한빛원전 3, 4호기의 즉각적인 가동 정지를 요구했다.

2014년 12월 3일, 서울 - 1970년대부터 위험성이 지적된 부실자재를 한국 원전이 여전히 사용, 가동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한빛 3호기가 갑작스레 가동을 멈춘 사고도 이 자재가 쓰인 증기발생기 내 전열관 균열로 냉각수 일부가 누출돼 발생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3일(수) 오전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부실자재 인코넬600과 위험한 한국 원전’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마리오 다마토 동아시아지부 사무총장과 한국 미국의 원전 반대 캠페이너가 참여한 이 자리에서 그린피스는 새 기후에너지 캠페인 ‘누더기 원전 그만!’의 시작을 알렸다.

시민안전 위협하는 부실자재 – 인코넬 600

그린피스에 따르면 인코넬(Inconel) 600이라는 합금소재는 40여년 전 내구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원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와 원자로헤드 등 4,000여개소에 사용된다. 가령 증기발생기 내에는 인코넬 600으로 만든 열교환기 역할의 가느다란 전열관(지름 2cm 두께 1mm 길이 20m)이 수천 개 있는데, 이 전열관이 부식, 균열될 경우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가 누출될 수 있다. 동시에 전열관 여러 개가 파열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처럼 핵연료봉이 녹는 대규모 재난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케네스 로저스(Kenneth Rogers) 전 위원은 1988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회의에서 “(균열우려가 있는 전열관 사용은) ’장전된 총’과 같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떠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시 말해, 쓰나미나 지진같은 자연재해나 테러 공격 없이도 정상 가동 중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가 외면한 자재, 한국은 땜질해서 재사용 중

2014년 현재 국내에서 인코넬 600을 사용 중인 원전은 총 14기[1]. 이중 균열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한빛 3,4호기 등 6기 원전[2]은, 미국이 문제점을 인정하고 강화재질인 인코넬 690 을 사용하기 시작한 1989 년 이후 지어졌다는 점에서 한수원의 해명이 요구된다.

이날 장다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선임캠페이너는 “대규모 원전 운영국인 미국과 프랑스는 30 여년 전부터 인코넬 600 문제 부분을 대부분 교체하거나 원전 자체를 아예 폐쇄했다. 반면 한국은 땜질을 늘리는 식의 미봉책으로, 위험천만의 ‘누더기 원전’을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국내 원전 가동 뒤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2002년 한울4호기 전열관 파열사고 등 지금까지 12차례나 인코넬 600 관련 사고 및 고장이 발생한 것만 봐도 경고는 이미 시작됐다”며 “각각 1만6,428개 전열관 중 2,000여개에 달하는 전열관에 문제[3]가 생긴데다 원자로헤드 균열까지 진행 중인 한빛 3, 4호기를 우선적으로 즉시 가동 중지하라”고 말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3일 오전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부실자재 인코넬 600과 위험한 한국 원전’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그린피스는 이날 새 캠페인 ‘누더기 원전 그만!’을 소개하고, 가장 문제가 심각한 한빛원전 3, 4호기의 즉각적인 가동 정지를 요구했다.

같은 부품 쓴 미국은 공급사가 교체비용 배상 VS 한국은 수조원 시민부담

1990년대 미국에서 관련 캠페인을 벌인 짐 리치오(Jim Riccio) 그린피스 미국사무소 원전정책전문가는 “한국에 해당 부품을 똑같이 공급한 웨스팅하우스, 컴버스천엔지니어링 등은 미국에서 원전 발전사업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막대한 교체비용을 지불했다. 하지만 한국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교체비용을 전기요금 등에 반영해 시민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인코넬 600을 사용한 고리 1호기, 한울 1~4호기의 증기발생기와 원자로헤드 교체비용은 약 8,000억원. 여기에 1,332일치의 교체작업기간 대체전력 구입비용이 약 5조 4,000억[4]원으로, 총 6 조 2 천억원이 넘는 비용을 시민이 부담했다. 한국에서 공급사들은 배상은커녕 조기교체 작업에 참여,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한수원, 위험성 알고도 시민 안전 뒷전

장다울 선임캠페이너는 “원전업계는 매해 열리는 원자력안전기술정보회의에서도 인코넬 600의 위험성을 수차례 언급하는 등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이윤 때문에 시민 안전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며 “땜질식의 관막음 허용 비율을 8%에서 15% 이상으로 늘리려는 ‘꼼수’를 그만두라”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이날 1) 우선적으로 한빛 3, 4호기 즉시 가동 정지 2) 인코넬 600재질 사용• 가동중인 원전 전면조사 및 결과 공개 3) 천문학적인 부실부품 교체 비용은 시민 아닌 공급사가 부담 4)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적극적 관리 및 규제를 요구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3일 오전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부실자재 인코넬 600과 위험한 한국 원전’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그린피스는 이날 새 캠페인 ‘누더기 원전 그만!’을 소개하고, 가장 문제가 심각한 한빛원전 3, 4호기의 즉각적인 가동 정지를 요구했다.

그린피스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조석 한수원 사장에게 ‘한빛 3, 4 호기 즉시 가동 정지’를 요구하는 이메일보내기 운동을 전개한다. 시민들은 거리 캠페인 부스와 그린피스 홈페이지 내 서명페이지(greenpeace.org/korea/nonuke)에서 참여할 수 있다.


[1] 증기발생기 9기(고리 2,3,4 한빛 1,2,3,4,5,6) 원자로헤드(한울 1,2 고리 2,3,4 한빛 1,2,3,4 – 원자로헤드 용접재 포함시 한울 3,4) 기타부품 (고리1) = 총 14기
[2] 한빛3~6호기, 한울 3, 4호기
[3] 원전 1기당 각각 두 대의 증기발생기가 있으며, 여기에 인코넬600을 사용한 전열관은 총 1만6,428개다. 한빛 3호기는 1,734개, 한빛 4호기는 2,037개 결함(관막음, 관재생 개수만 더한 것으로 실제 균열 진행률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이 공식 확인됐다. | 2013년, 2014년 한수원 자료 인용.
[4] 설비용량 × 기간 × 대체전력(LNG) 평균 판매단가 x 평균이용률. 2012년 LNG 판매 단가인 210.11원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고 평균이용률 90%를 가정하여 계산한 대체전력 구입 비용은 약 5조 4천 6백억원 → 도합 약 6조 2천억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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