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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시민단체들 "석탄 발전소 투자 중단해달라"

한국이 투자한 석탄 발전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서 매년 3000명 조기 사망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인도네시아사무소와 지구의 벗 왈히(WALHI)는 24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KDB산업은행에 인도네시아 석탄 발전소에 대한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지난달 30일 서울 남산에 '한국 해외 석탄 투자 멈춰라' 레이저 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지난달 30일 서울 남산에 '한국 해외 석탄 투자 멈춰라' 레이저 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인도네시아사무소와 지구의 벗 왈히(WALHI)는 24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KDB산업은행에 인도네시아 석탄 발전소에 대한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지난 9월 두산중공업이 인도네시아 IRT와 체결한 1.9조 원 규모의 석탄 발전소 자와(JAWA) 9, 10호기에 대해 투자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현지 시민단체들은 해당 투자가 경제적으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현재 인도네시아 경제는 매우 불안정안한 상태다. 몇 개월째 지속된 루피아화 하락으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국책 사업들이 줄지어 중단됐다. 현지 단체들의 주장에 따르면 자와 9, 10호기의 건설 진행 여부 또한 불투명하다. 또한 단체들은 신규 석탄 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인 자바섬 수라라야(Suralaya) 지역은 이미 전력 공급이 과잉인 데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오염된 지역이라며 자와 9, 10호기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이날 한국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금융 지원한 석탄 발전소에서 발생되는 대기오염으로 연간 3000여 명의 조기사망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이 금융 지원했거나 지원 예정 중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내 14개 석탄 발전소의 대기 오염물질로 인해 연간 약 3000여 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석탄 발전소의 평균 운전수명이 30년인 것을 감안할 때, 발생할 조기사망자는 총 9만여 명에 달하며, 향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그 피해는 최대 13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14개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수은⋅이산화황⋅질소산화물⋅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은 연간 31만2000톤에 이른다. 국내 635개 사업장의 대기 오염물질 연간 배출량이 36만 톤인 것과 비교했을 때, 해외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특히 이들 발전소의 경우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배출 허용 기준이 최대 28배까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가 국내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 발전소의 대기오염 배출 허용 기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린피스 장마리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 금융기관이 해외 석탄 발전소에 투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현지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산업의 수출에 공적 금융 지원을 지속하는 것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석탄 발전소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가장 큰 배출원으로 파리협약에 따른 1.5도 목표 달성에도 어긋나는 정책"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와 같은 수출 신용 기관은 이에 대해 OECD 석탄발전 수출 기준에 따르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OECD 대다수 회원국은 자국은 물론이고 해외 석탄 발전소의 수출 또는 금융 지원을 모두 철회한 상태다.

인도네시아 지구의 벗 활동가 드위 사웅(Dwi Sawung)은 "이 중 올해 인도네시아에 신규 석탄 발전소 건설 MOU 등을 체결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14개 석탄발전소 중 수출입은행의 투자는 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무역보험공사와 산업은행은 각각 6건, 2건에 투자를 결정했다. 베트남 1200MW 규모의 남딘(Nam Dinh) 1기 발전소의 경우 세 개 공적 금융이 모두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김두관, 김성환, 조배숙, 이원욱, 장병완 의원실 등이 공적 금융기관 세 곳의 해외 석탄 발전소 금융 지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찌레본 1, 2, 3기의 운영권을 수주한 한국중부발전은 국감 중 "찌레본 3기 투자는 중단했고 재생가능에너지 사업 투자로 전환할 것"이라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