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모범조업국’ 한국, 지속가능 원양업 리더로서 ‘난세영웅’ 되기를

인도양참치위원회(IOTC) 스페인·프랑스 압력에 굴하며 선박당 550개 집어장치(FAD) 허용

Press release - 2015-05-01
오늘 막을 내린 인도양참치위원회(IOTC)의 제19차 연례회의에서의 핵심결정은 스페인과 프랑스 원양산업의 요구에 맞춰 선박당 550개의 집어장치(FAD)의 허용이었다.

2015년 5월 1일, 부산 – 오늘 막을 내린 인도양참치위원회(IOTC)의 제19차 연례회의에서의 핵심결정은 스페인과 프랑스 원양산업의 요구에 맞춰 선박당 550개의 집어장치(FAD)[1]의 허용이었다. 이는 흔들림 없는 과학적 기준으로 해양자원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들의 파괴적 어업에 대한 판단 기준이 얼마나 쉽게 외부 압력에 의해 휘둘리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금번 연례회의 참가국들은 집어장치 사용이 통제 불능이라는 점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그 누구도 나서서 이 문제점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며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에는 지속가능 원양어업 리더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한국은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의 불법어업국 지정과 경고를 해제하면서 보여준 원양어업 정책들을 인도양의 한국 선단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하며 나아나 지속가능 원양어업 패러다임을 도입하면 선진국들조차 파괴적 어업을 일삼는 인도양에서 한국은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례회의에 앞서 개최된 이행위원회에서 한국은 32개국 회원국 중 96% 이행률로 이행평가에서 1위를 했고, 주최국으로서 모범을 보였다. 또, 최근 한국은 불법어업국의 오명을 벗고 이제는 국제 수준에 맞는 원양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린피스는 지난달 말 제출한 원양산업발전법 하위법령 의견서에서도 언급했듯 정부, 업계, NGO의 협동을 통해 의사결정을 더욱 투명화하고 혁신을 중요 가치로 삼는다면 위기에 봉착한 전세계 원양업계에서 한국은 리더로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린피스-프랑스 해양 캠페이너 프랑스와 샤르티에는 “집어장치 개수 관리라는 미명 아래에 오히려 평균 이상의 과도하게 높은 상한선을 정하면서 인도양참치위원회는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을 못 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며 바다 환경 보호는 물론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 그 누구도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함을 지탄하였다.

지난해 한국 참치어획량의 약 5.9% (19,235 톤)가 인도양에서 어획되었고 한국은 추가 어선 투입을 통해 어획량 증가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인도양 수역에서는 연승어선 10척, 선망어선 4척이 조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참치 어획능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참치 자원은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특히 신규 선망어선 건조, 집어장치 사용 확대는 참치잡이 어선의 파괴적 영향을 심화하고 있다. 게다가 아직도 인도양의 원양어선들이 어획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 않으며 인도양참치위원회의 과학적 의사결정 과정에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음으로 그 효력을 원천 봉쇄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무절제한 집어장치의 확산은 친환경적인 조업방식의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 집어장치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소규모 선망어선은 불이익을 당하고, 파괴적 어업을 일삼는 상업 어선들이 더 많은 열대 참치를 어획하며 지속할 수 없는 사업모델을 대세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음 세대의 참치 어장을 책임지는 참치 치어들이 확대되는 집어장치에서 더욱 큰 규모로 희생될 것이다. 금번 인도양참치위원회의에서 세운 집어장치 상한선은 자승자박의 결정이 될 것이다. 명백한 바다 생태계 악화 앞에서 더욱더 파괴적인 어업을 승인하며 어업이란 결국 바다 자원의 바닥을 누가 가장 먼저 드러내느냐의 대회에 불과하다는 세간의 비판이 옳음을 증명하였다. 정부와 업계는 국민들의 미래 식량은 물론 어업인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지속가능한 어업 모델의 대중화에 앞서야 할 것이다.


[1] 집어장치(FAD, Fish Aggregating Device): 참치를 인위적으로 유인하고 대량으로 포획하기 위해 원양어선이 바다에 띄워 놓는 부유물임. 즉, 10캔 분량의 참치를 잡을 때마다 1캔 분량의 혼획 생물이 희생됨(연간 약 20만t). 집어장치는 사용 뒤 대부분 그대로 방치되기 때문에 바다 쓰레기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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