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섬(孤島)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동물을 위해 바다 한가운데 위치한 안식처이기 떄문입니다. 이러한 섬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한 기이하고, 특이한 동물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우리의 소중한 환경을 생각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구에서 가장 특별한 섬 10군데와 그곳에 서식했거나 현재 살고 있는 동물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아조레스 제도(Azores)

대서양 한가운데 위치한 여러 섬으로 이루어진 아조레스 제도는 지구상에서 가장 몸집이 큰 동물들의 서식지입니다. 섬 주변의 세찬 해류는 바다 속 먹이감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여 많은 고래들이 이곳을 찾아옵니다. 아조레스 제도는 고래 관찰 여행지 중 세계 최고로 손꼽히며, 특히 향유고래와 흰수염고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반드시’ 봐야 하는 고래로 뽑습니다. 

마다가스카르(Madagascar)

수백만 년 동안 매우 제한된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온 까닭에 이곳의 여우원숭이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종에 따라 손바닥만큼 작은 원숭이에서부터 일반 원숭이만큼 큰 것까지 다양합니다. 털이 복슬복슬하거나 줄무늬가 있는 종도 있고, 폴짝폴짝 뛰어 다니는 종도 있고, 수줍음을 많이 타거나 요란스럽게 행동하는 종도 있고, 매우 특이하게 생긴 종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왕방울 눈에 커다란 귀를 가진 다람쥐원숭이를 보는 것은 최고의 행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털 코트를 입은 그렘린처럼 생긴 다람쥐원숭이는 가운데 손가락이 매우 길쭉해서 나무 줄기 속에 살고 있는 곤충을 손쉽게 잡아먹습니다. 이 원숭이는 딱따구리의 포유류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모리셔스(Mauritius)

‘도도새(Dodo)’를 아십니까? 이 새는 인간에 의한 동물 멸종을 얘기할 때, 그 예시로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종입니다. 모리셔스는 도도새를 위협하는 천적이 없는 안전한 서식지였기 때문에, 도도새는 이 섬에 둥지를 짓고 살면서 날개가 퇴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발길이 닿기 시작하자, 날지 못하는 도도새는 아무런 보호기제가 없는 동물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섬에 서식하던 코끼리거북이도 오래지 않아 멸종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모리셔스 황조롱이와 분홍비둘기 같은 일부 희귀동물은 도도새와 같은 운명에 처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갈라파고스 제도(Galapagos)

코끼리거북, 바다도마뱀, 열대펭귄, 방울새 덕분에 갈라파고스 제도는 거의 전설적인 지역이 되었습니다. 여러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 탄생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독특하고 환상적인 야생동물 서식지로 자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태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차고스 제도(Chagos Archipelago)

인도양의 천연 산호초 지대로 이뤄진 차고스 제도는 조류와 대왕야자게(giant coconut crabs)의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이 섬의 종 다양성은 섬 내부뿐만 아니라 바닷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산호초는 수많은 작은 생물과 치어들이 살 수 있는 울창한 숲을 만들어 주고 있어, 이곳은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상어와 거북의 안전한 서식지가 되고 있습니다.

스발바르 제도(Svalbard)

북극곰의 왕국인 스발바르 제도는 북극곰만을 위한 곳이 아닙니다. 북극의 상징인 북극곰뿐만 아니라, 수많은 조류와 바다코끼리의 서식지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코만도르 제도(Commander Islands)

코만도르 제도는 베링해에 위치한 일련의 섬으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여행지로는 어울리지 않지만 이곳은 우리에게 교훈을 전합니다. 스텔라바다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동물은 ‘켈프’라는 해초를 먹고 사는 거대한 수생 포유동물로, 지금은 지구상에서 사라진 종입니다. 코만도르 제도는 바로 이 스텔라바다소의 유일한 서식지였습니다. 사람과 접촉한 적이 없었던 1700년대까지 온순했던 이 동물은 가죽을 얻기 위해 사냥을 하던 사람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움직임이 느렸던 스텔라바다소의 고기를 좋아했습니다. 현재는 스텔라바다소의 사촌격인 듀공과 매너티만 지구상에 남아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그들을 지켜야 합니다.

사우스조지아 섬(South Georgia)

대서양에 위치한 사우스조지아 섬의 역사는 파란만장합니다. 한때 이 섬은 흰수염고래 같은 고래종을 거의 멸종 직전까지 몰고 갔던 남극해 산업포경의 중심지였습니다. 현재 그 당시 사용된 포경기지는 폐쇄되어 버려져 있고, 이제 이 섬에는 물개, 펭귄, 알바트로스가 집단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 동물들이 사우스조지아 섬에서 서식하는 이유는 주변의 차가운 바다 속에 먹이인 크릴새우가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코모도 섬(Komodo)

코모도 섬에서는 살아있는 공룡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코모도 왕도마뱀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이 도마뱀은 인도네시아의 몇몇 섬에서만 살고 있습니다. 무시무시한 포식자인 공룡이 지구를 지배했던 그 시절이 어떠했을지 상상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코모도 왕도마뱀은 지금 현존하는 가장 큰 파충류로 알려져 있지만, 그 조상인 공룡보다는 훨씬 크기가 작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해저산(Seamounts)

해저산은 단순히 섬 한 개를 지칭하는 표현이 아닙니다. 해저산은 해저에 솟아 있는 산들을 말합니다. 실제 섬처럼 바다 위로 모습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실상 ‘섬’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왜냐하면 해저산은 공해상에 위치한 휴게소 같은 역할을 하기 떄문입니다. 이곳은 귀상어, 거북은 물론이고 오렌지 라피(orange roughy) 같은 어류에 은신처와 먹을 거리 등을 제공합니다. 해저산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환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각각의 해저산마다 독특한 동물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섬들을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바다’입니다. 이처럼 특별한 섬과 희귀동물은 반드시 보호되어야 합니다. 현재 자행되는 무분별한 싹쓸이 어획방식은 이러한 생물들과 환경을 파괴할 수 있고,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바다에 대한 보호조치 역시 시급합니다. 지구상의 바다 가운데 2/3는 그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은 ‘공해’입니다. 공해에 의존해 살아가는 생물종을 위해 이곳을 보호할 그 어떠한 규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린피스는 이 점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해양보존구역 지정을 촉구하는데 여러분의 목소리를 더해 주세요!

글: 윌리(Willie) 해양캠페이너 / 그린피스 영국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