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한 석탄화력발전소가 주변 지역 환경과 주민들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모습

자본가와기업의대응: 수자원거래

2006년 유럽의 최대 은행인 유비에스(Swiss UBS)는 "물부족: 21세기를 규정하는 위기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듬해 제이피모건(JP Morgan), 챌린저펀드(Challenger Fund, 호주)와 함께 영국의 상하수도 회사인 사우던워터(Southern Water)를 매입했습니다. 2008년 금융서비스 전문기업인 크레딧스위쎄(Credit Suisse)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담수 저수원의 고갈”에 대해 경고하면서 그 원인으로 “오염, 빙하 감소, 인구 증가”를 들었고 “이러한 추세를 기회로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물 생산에 주력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사실, 기업은 물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물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물 부족을 수자원의 민영화 기회로 보고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대상에게 수자원을 팝니다. 앤드류 리버리스(Andrew Liveris) 다우케미컬 CEO는 2008년 이코노미스트지(The Economist)에 "물은 21세기 석유”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글로벌리서치(Global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물은 연4,250억 달러 (약 434조원)규모의 산업입니다. 5대 식음료산업 기업 –네슬레, 유니레버, 코카콜라, 앤호이져 부시, 다농 –이 소비하는 물의 양은 연간 5,750리터에 달합니다. 이제 우리가 아는 패턴상, 산업적 해법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1리터짜리 생수 한 병을 만들기 위해서는 3리터의 물이 필요하고 물을 다 마시고 나면, 플라스틱 생수병이 한 개씩 생겨납니다. 

현재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제이피모건(JP Morgan), 도이체방크(Deutsche Bank), 크레딧스위스(Credit Suisse), 시티그룹(Citigroup), 바클레이즈(Barclays), 에이치에스비씨(HSBC) 등 다국적 은행과 투자사들이 물 권리를 매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친기업적인 정부는 우수 집수 행위(빗물을 모으는 일)를 금지함으로써 물에 대한 이들의 권리를 지지해 주고 있습니다.  

1990년대 볼리비아에서는 세계은행, 백텔(Bechtel, 미국), 볼리비아 정부가 연대하여 수자원을 민영화해 요금을 인상하고 일반 시민의 집수 행위를 금지했습니다. 그 결과 2000년 폭동이 일어나 혁명으로 번졌고 결국은 정권이 교체되었습니다. 

2003년에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파트너들이 수질 및 환경처리 기업인 온데오날코(Ondeo Nalco)를 42억 달러에 인수했고, 2008년 보고서에서 물은 “다음 세기의 석유자원”으로서 투자, 수익의 기회라고 평가했습니다. 같은 해 골드만삭스는 코카콜라에 정제수를 공급하는 차이나워터(China Water and Drinks Inc)의 지분을 5천만 달러어치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2007년 시티그룹, HSBC 등은 영국의 요크셔워터(Yorkshire Water)를 인수했고, 현재 시티그룹은 인도의 물인프라 시장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2011년 시티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렘 뷰이터는 "물은 석유, 구리, 농산물 원자재, 희귀금속을 능가하는 가장 중요한 원자재 자산클래스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상업적인 물의 사용 용도 가운데에는 수압파쇄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정을 파쇄하는 데는 1,135-1,892 리터의 물이 사용되고 그 중 80%의 물은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이 됩니다. 파쇄전문기업들은 물 권리에 대해 지역사회와 농장주보다 더 높은 가격을 쳐주고 있습니다. 

수자원보전

물의 원자재화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사회는 물순환 사이클을 보호하고 보전해야 합니다. 물을 원자재로 이용하는 기업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하천을 보호하거나 고갈되고 있는 대수층을 보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지역사회는 지역의 수자원 이용을 제한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지구 기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화석연료를 서둘러 퇴출시켜야 합니다

제가 사는 곳의 경우 조류의 증식은 자료를 수집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 인간이 지역 호수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고 되돌리기 위한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이곳 주민들이 호수로 유입되는 인산염과 질산염의 양을 줄인다면 호수가 늪으로 변해버리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곳에서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 사이에 있는 에리호(Lake Erie), 워싱턴의 그린호(Green Lake), 오레곤의 블루호(Blue Lake), 페른리지호(Fern Ridge Lake), 영국의 니이호(Lough Neagh), 중국 장쑤성의 태호(Lake Taihu) 등 전 세계 수천 개의 호수가 죽어가거나 늪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저는 컷스로우트 숭어(아래턱 쪽에 선홍색 줄무늬가 있는 숭어)가 수면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다행히도 우리 마을은 가정에서 배출되는 질소나 인산 양분이 호수로 유입되는 양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해 이곳의 호수가 정상화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비료 사용을 피하고, 천연비료를 사용 전에 잘 부패시키고, 이런 비료가 지하수로 흘러가지 않도록 만들고, 정화조를 잘 관리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호수는 또 다시 모습을 바꿉니다. 잔잔한 물결이 일고 회색빛이 돌지요. 송어들은 시원한 곳을 찾아 모습을 감춰버렸습니다. 

 

글: 렉스 웨일러(Rex Weyler) /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공동 창립자,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