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와라 타츠코(61세) 씨는 후쿠시마 타무라시에 살고 있습니다. 유기농을 했던 오카와라 부부는 현재 후쿠시마 시내에서 남쪽으로 40km 떨어진 곳에서 유기농 및 공정 무역 가게 겸 카페를 운영합니다. 오카와라씨는 지역 농부들이 만드는 유기농 식품을 팔면서 인형극도 합니다. 그녀는 원전사고로 모든 것을 잃은 부부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들려주며 사람들이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카와라 타츠코는 카페에 있는 테이블에 하얀 천을 걷어내고 검은 테이블 보를 깔았습니다. 그리고는 면과 벨크로로 만들어진 미니어쳐 통나무로 장식하고, 그 위에 갈색 버섯을 덧댔습니다. 그 다음, 상자에서 두 개의 인형을 꺼냅니다. 검정색 머리를 늘어뜨린 두 인형의 크기는 약 50cm 정도입니다. 오카와라씨는 그 인형을 팔에 끼고 조금 물러서서, 막 새로 만들어낸 인형극 무대 위로 인형들을 올립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부른다기 보다는 파란 점퍼와 주황색의 앞치마를 입은 인형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죠. 그 노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 다룬 하나코의 노래입니다.    

타로와 하나코 이야기는 행복하게 시작합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오카와라씨는 인형극 배우입니다.

그녀는 사람들이 잊어가는 것을 걱정합니다. 약 3년 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났던 일, 그리고 계속되는 그 재앙에 대해서 말이지요. 

“무언가를 잊는다는 것은 그것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의미하죠. 제 생각은 그래요. 역사 이론이기도 하죠. 전쟁이 어떠했는지 잊은 사람들이 항상 전쟁을 촉발시키지요. 그 후에 재앙은 몇몇 소수의 문제로만 치부됩니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재앙 전의 삶을 계속 살아갈 뿐이죠.”  그녀는 차분히 이어 말합니다. "망각은 정말 무서운 겁니다. 고통은 계속 되고 있으니까요."

표고버섯 농부로 35년을 살아온 그녀의 친구들도 같은 상황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에, 제 친구들은 4톤의 표고버섯을 버려야 했어요. 그들에게 남겨진 건 핵폐기물로 지정된 6만 개의 버섯 재배목 뿐이었습니다. 자살하지는 않을까 걱정할 정도였죠.” 그녀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허공을 응시했습니다. “제가 인형극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이때문이죠. 이 인형극의 이야기도 원전사고에 대한 겁니다.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저는 계속해서 이 인형극을 공연하고, 메시지를 전하기를 기도합니다.”

오카와라는 이 인형극을 한달에 한번, 성인을 대상으로 공연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위한 인형극도 만들고 싶어요. 어떻게 원전사고가 시작됐는지 들려줘야지요. 이 이야기를 소개하는 작은 브로셔도 구상 중이에요. 사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죠. 그 많은 이야기들을 신중히 모으고 싶어요.” 

가게 및 카페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가 가져온 또 다른 변화입니다. 오카와라 부부는 지난 30년 동안 유기농 농부로 지냈습니다. “우리는 살충제나 다른 화학물질을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방사능 물질이 우리 채소밭에 침투했죠. 방사능 물질인 세슘의 등장은 사라지는 고객을 의미했습니다.”

부부는 이웃도 잃었습니다. 재앙이 일어난 직후, 가족들은 코리야마로 피난 갔습니다. 그러나 오카와라의 남편은 “나는 닭과 소들을 두고 이곳을 떠날 수 없어”라고 말했습니다. 부부와 함께 사는 세 명의 자녀들 역시 “저희도 집과 친구들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되돌아갔습니다. 부부는 표면의 흙을 10~20cm 정도 뒤집어 보고, 작은 당근처럼 너무 깊게 자라지 않는 채소를 기르기로 했습니다. 방사능을 잘 흡수하지 않는 채소들 위주였습니다. 그들은 계속 농부로 살아가리라 결심했습니다.

그녀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조용히 지내기에는 끔찍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어요.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노력하고 있지요.” 그들은 2013년 가게 겸 카페를 열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에스페란토어로 “희망을 갖는다”는 뜻의 에스페리(Esperi) 입니다. 그녀에게는 원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녀는 이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자 농부로서, 또 부모로서 손님들을 연결하고 사람들을 단결시키는 일들로 원전 없는 세상을 차근차근 이루어나가려 합니다. 그녀는 사람들이 탈핵에 투표해야 하고, 소비 습관을 통해 기업들이 옳은 결정을 하게끔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에스페리의 목표는 의식있는 소비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의 목표가 있습니다. “첫째, 세슘의 양과정도와 제품의 생산 과정을 공개합니다. 둘째, 에스페리를 연대를 위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일본과 세계 국가들 간의 연대, 도시와 농촌간의 연대를 지향합니다. 세번째 목표는 일본 내 공정무역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농업 자급률이 낮기 때문입니다. 특히 농부가 되기로 결정한 젊은이들을 지원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큰 아들 역시 후쿠시마 사고 후에 돌아왔고, 농부가 되어 부부를 돕고 있습니다. “아들은 우리와의 연대를 위해 그렇게 했어요. 만약 아들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의문스러워요. 재난은 가족을 갈라놨고, 인간관계를 파멸시켰습니다. 우리는 이 고통을 잊고 싶지 않고, 우리가 운이 좋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오카와라씨는 말하면서 인형을 바꿉니다. 타로와 하나코는 이제 나이가 들어 흰 머리를 하고 있습니다.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수십 년이 흘러,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새와 물고기 등 모든 것들이 파괴되었습니다. 농부와 어부들은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코는 궁금합니다.

“언젠가 우리는 방사능 없는 하늘을 볼 수 있겠죠?” 후쿠시마 재앙의 많은 피해자들과 마찬가지로, 돌아오는 대답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