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아침, 러시아 사법당국은 무르만스크(Murmansk)에 구금된 30명의 그린피스 활동가에게 해적 혐의의 기소를 취소하며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 듯 하더니, ‘훌리건’ 혐의로 그들을 다시 기소했습니다.

해적 혐의와 비교하면, 훌리건 혐의는 악의없는 행동처럼 들립니다. 벽에 그래피티를 그리거나 축구 경기에서 알몸 난동을 부리는 것처럼 철부지의 객기와 비슷한 범죄라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진실로부터 동떨어진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다른 혐의로 대신하며, 여전히 그린피스 활동가들에 대한 7년의 징역 구형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러시아에는 두 종류의 훌리건이 있습니다. 행정상 문제를 일으키는 훌리건은 최대 15일 수감되고 벌금을 내야합니다. 형사상 훌리건은 최대 7년의 징역형을 받습니다. 현재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후자에 해당되는 상황입니다. 최근 푸틴 정부의 인권 분야 고문인 미하일 페도토프(Mikhail Fedotov)도 해적 혐의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말하며, 그린피스의 활동을 기껏해야 경미한 훌리건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훌리건 혐의는 해적 혐의에 비해 구색이 맞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화적 시위를 한 활동가들을 기소하기에 터무니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 법에 따르면, 훌리건은 ‘고의적으로 공공질서를 해치고 사회에 대한 노골적인 무례함을 표현한 행동’으로 정의됩니다.

이 정의에 비교해 좀 더 따져봅시다.

30인의 활동가가 보여줬던 평화적인 행동이 "고의적" 이었을까요? 파멸에 가까워지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북극에서 자행되는 석유 시추가 무모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위해 나선 것을 ‘고의성’이라 해석한다면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과연 “공공질서를 해치고 사회에 대한 노골적인 무례함을 표현” 했을까요? 반대로 그들은 사회의 공익을 위해 행동했습니다. 프리라즈롬나야 (Prirazlomnaya)에서 기름 유출이 일어나면 러시아뿐 아니라 3천 킬로미터의 해안가와 수일만에 3개의 자연보호구역이 파괴될 수 있기때문입니다.

북극 빙하의 급격한 감소로 전 세계에 더욱 강하고 빈번하게 이상 기후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급격한 온난화로 인해 산불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급속하게 번졌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가족, 이웃을 잃고 고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홍수와 싸워야 했고, 깨끗한 물이 없어 발생하는 질병에 견뎌야 했습니다. 멕시코에서는 산사태와 홍수 등의 자연 재해가 더욱 빈번하고 큰 규모로 발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허리케인이 동부 해안가를 강타했고, 화재가 서부를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중국에서는 대규모의 사막화가 일어나 무성한 농지가 황량하게 변했습니다.

30명의 활동가들은 전 세계 석유 대기업들의 탐욕에 저항하는 행동을 했습니다. 그들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변의 경고를 무시하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석유 마지막 한방울에까지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30명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활동가들을 지지하고, 무관심을 관심으로 변화시키며, 정부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3천만 명의 용기와 신념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상황이 전개될 때마다 언론은 사실 전달에만 급급하지만, 우리는 30명의 활동가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아이들, 그리고 미래를 위해 신념에 따라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들은 여러분을 대신하여 행동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그들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그린피스 활동가에게 자유를!

 

글: 제스 윌슨(Jess Wilson) / 그린피스 북극 캠페인 커뮤니케이션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