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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귀하,
댁내 평안하신지요. 제가 러시아 붉은 광장에서 공연을 한지도 어느덧 10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들을 생각하고는 합니다.
오늘은 무르만스크에 구금되어 있는 28명의 그린피스 활동가와 언론인 두 명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어 펜을 들었습니다. 부디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제 러시아 친구들을 통해 일부 지역에서는 이 활동가들이 반러시아적 인물인데다, 서방 정부의 사주를 받아 시위를 했고, 석유시추 시설 근무자의 안전을 위협한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단언컨대 제가 아는 그린피스는 절대 반러시아 단체가 아닙니다. 제 경험에 비춰볼 때 그린피스는 전세계 모든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곤 하지요! 또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정부와 기업에서 그 어떤 재정적 후원도 받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은 평화적입니다. 제가 알기로 그린피스는 비폭력을 가장 핵심적인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이들이 해적은 아니라는 입장을 직접 밝히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점은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들은 절대 스스로를 법 위에 있는 존재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실제로 한 행동에 대해서는 기꺼이 책임을 지겠다고 합니다. 그러니,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이 문제를 원활히 풀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직접 개입하셔서 이 문제를 풀어주신다면 전세계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대통령께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물론 저도 러시아는 사법권과 행정권이 분리돼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행사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45년 전 저는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에 러시아에 관한 곡을 썼습니다. 당시 영국사람들이 러시아에 대해 좋게 이야기하기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비틀즈 가사 중 하나가 그 노래에 담겨 있습니다. 바로 “잘 알지도 못하는 곳에 너무 오래 있었지, 아~ 집에 오니 정말 좋군”입니다.
수감된 그린피스 활동가들도 이 노랫말처럼 될 수 있게 해주실 순 없는지요?
제 일정이 허락한다면 조만간 모스크바에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10월 14일
폴 매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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