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세계를 지배하는가? 화석연료 산업계인가, 시민인가?” (Who rules the World? Fossil industry or the people?)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UNFCCC COP19)가 열리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던진 질문입니다. 지난 19일, 세계석탄정상회의가 폴란드 부총리의 주재로 폴란드 경제부 청사건물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세계 20개국에서 모여든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여러 국가의 국기가 계양되어 있는 건물 옥상에서 대형 현수막을 내리고 회의 당사자들에게 화두를 던졌습니다.

마틴 카이져(Martin Kaiser) 그린피스인터내셔널 COP19 대표단 대표는 이번 액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리는 기간에 석탄업계를 홍보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파괴적인 영향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모욕하는 행위입니다.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에 대한 신규투자는 중단되어야 하며 이러한 투자는 재생에너지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화석연료의 주요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선진국들은 폴란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연쇄효과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로 인해 고통 받는 필리핀 국민 등 많은 이들을 도와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COP19에서 반드시 도출해야 할 과제는 우리의 화석연료 중독으로 피해 입은 사람들을 위한 지원  방안입니다."

이번에 설치된 현수막의 문구는 폴란드의 한 여론조사연구소(CBOS)가 지난 11월 12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폴란드 국민 중 89%는 자국의 재생가능에너지 생산량을 늘리는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의 의견을 모르는 척 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지요.

현재 194개국 대표단은 기후변화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바르샤바에 모여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이 필요한지는 IPCC 제5차보고서에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화석연료를 더이상 개발하지 않고 현 상태로 보전해야 하며, 금세기 중반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후 파괴적인 석탄업계 대표들이 폴란드 정부의 환대를 받고 있는 지금 이순간에도 그린피스 활동가 30인은 북극을 지키기 위한 평화적 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러시아의 차디찬 감옥에 갇혀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들 대부분은 앞으로 3개월이나 더 구금될 지 모릅니다.

북극 빙하의 감소가 가져올 기후변화를 걱정하고, 석유 시추가 불러올 재난을 방지하고자 행동에 나선 이들이 자유를 잃은 현실은 어쩌면 누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수백만의 전세계 시민들이 끊임없이 이들의 자유를 요구하는 사실 또한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각국의 대표단은 모든 논의의 장에서 누가 세계를 “지배해야 하는지”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