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숭고하고 장엄한 아름다움을 제 눈으로 직접 목격하면서, 우리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살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전 세계가 이 지역에 매우 난해한 방법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리고 북극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북극 체류는 저에게 매우 강렬한 경험이었습니다. 스발바드(Svalbard) 주변에 있는 바다 유빙(流氷)의 가장자리와 웅장한 빙하로 들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세상의 꼭대기인 북극에서 자연의 화려함과 찬란함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북극해의 유빙 위에 서고, 녹아 내리는 빙하 옆에서 걷는 것은 숨이 막힐 듯한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이 경험은 제 자신이 그저 미천하고 유한한 생명이라는 점과, 우리가 한낱 미물일 뿐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특히 이렇게 추운 지역의 거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우리가 얼마나 작아질 수 있는가를 깨달은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뜻밖의 깨달음을 맞닥뜨리면서 당혹스러웠던 점은, 우리가 매우 섬세하고 유약한 지구에 살고 있다는 것과, 북극 역시 그 웅장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매우 파괴되기 쉬운 곳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현재 이곳 북극에서 보고 있는 것은, 영원히 손실될 수 있는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지난 7년간 최소 해빙 범위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해 왔고, 올해 역시 그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 따른 파급 효과는 심각합니다. 또한 북극 해빙이 더 많이 감소하면서, 치명적인 결과가 더욱 초래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발자취가 지구를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극심하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북극의 얼음은 우리의 눈 앞에서 사라지고 있고, 우리가 북극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꼭대기에 서 있으면서, 저는 너무나도 강렬한 불길함을 느꼈습니다. 북극이 녹아 내리면, 전 세계에 미치는 그 영향은 가히 치명적일 것입니다. 점점 더 강해지는 태풍에 의해 황폐해진 제 나라, 필리핀에서 북극까지 오게 된 것은 마치 ‘기후변화’라는 매우 명확하고 분명한 점들을 잇는 것과 같았습니다.

지구가 처한 곤경에 대해 더욱 심기가 불편한 점은, 북극 빙하가 녹는 주 원인인 화석 연료가 더 많은 사람들이 북극 탐사를 위해 광적으로 달려들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극해가 더 쉬운 자원 착취와 북부 경로를 왕복하는 석탄 수송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치명적일 정도로 미친 짓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광기를 멈출 수 있습니다. 북극을 살리는 일은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고, 그 도전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이는 세계 지도자들이 북극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 우리 지구에 대해 크게 각성해야 합니다. 이는 화석 연료로부터 눈을 돌려 깨끗한 에너지로 빠르게 전환시켜야 함을 뜻합니다. 205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극을 살리는 것은 지구를 살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극을 살리는 것은 전 세계를 치명적인 충격으로부터 방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필리핀이 파괴적인 태풍에 맞서 싸워낼 가치가 있듯이, 북극은 무모한 욕심에 대응하여 싸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글: 옙 사노(Yeb Saño)

필리핀 기후변화 위원인 그는 최근에
그린피스의 에스페란자호를 타고 북극해를 방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