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9일, 쉘(Shell)의 ‘블루 말린(Blue Marlin)’은 발라바크 해협(Balabac Straight) 근처에서 발견됐습니다. 3월 21일 즈음, 북태평양의 악천후로 인해 블루 말린은 동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이제는 무역풍이 부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애틀을 블루 말린의 최종 목적지로 추정합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도, 쉘은 선박을 위해 항만 당국으로부터 20헥타르(ha) 넓이의 항만시설을 대여했습니다.

3월 28일, 우리는 블루 말린으로 부터 약 1.8km 떨어진 곳에 있는 북극 석유시추 장치를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블루 말린은 즉시 우리에게 무전을 보냈습니다. 이는 첫 무선 연락이었습니다. 그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1.8k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우리가 더 다가갈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으로 대화는 종료됐습니다.

쉘은 홍보 전략의 일환으로, 워싱턴주 벨링햄(Bellingham)에 위치하고 있는 ‘기름유출 방제 돔’을 최근 공개했습니다. 10월 추크치해(Chukchi Sea)의 극한 환경에서도 방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고 증명하는데 고요한 남해에서의 실험이 충분하다고 믿는 걸까요?

이는 2012년에 있었던 쉘의 방제 돔 실험을 생각나게 합니다. 당시 돔은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결국 침수됐습니다. 그리고 다시 올라왔을 때, 우르르 무너졌습니다. 이는 워싱턴주 퓨젯 사운드(Puget Sound)의 평온한 바다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 실험 실패로, 쉘은 그해에 석유시추를 할 수 없었습니다.

올해, 쉘은 평온한 벨링햄에서 또다시 실험하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무너지지 않는다 해도, 그 방제 돔이 폭풍이 몰아치는 북극에서 기름유출을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미국 정부의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북극에서의 기름유출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은 그 어떤 것도 없다고 합니다.

 

글: 앤 미(Anne Mie) / 에스페란자호에 승선하고 있는 2등 항해사

앤 미(Anne M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