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푸른빛이었다”

인류 최초로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 유리 가가린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행성의 70% 이상은 물로 덮여 있습니다. 아름다운 푸른 빛의 바다는 태양계 저편에서도 선명하게 보이죠.

"지구는 푸른빛이었다"

우린 아주 최근까지도 인간의 활동이 바다에 해를 끼칠 수 있을거라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러기엔 바다는 너무나도 크고 광대해 보였죠. 그러나 최신 연구들은 남획과 석유 시추, 심해 채굴, 오염 및 기후 변화 등이 바다와 해양 생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석유 시추의 확장을 반대하는 그린피스 활동가들
석유 시추의 확장을 반대하는 그린피스 활동가들

건강한 바다는 야생 생태계뿐만 아니라 수십억 인구가 먹고 살기 위해, 또 기후변화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바다가 되돌릴 수 없을만큼 파괴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해야 할까요?

사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바다는 국경선의 바깥에 있습니다. 어떤 나라에도 소속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곳의 바다는 실은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모두가 바다를 수호할 의무가 있고,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죠.

바다를 지키기 위한 과학적인 해법은 간명합니다. ‘해양 보호구역을 만들라!’

남극 펭귄 무리
남극 펭귄 무리

해양 보호구역은 인간의 착취적인 활동이 금지된 바다입니다. 바닷생물과 생태계에 회복을 위한 안식처가 되는 공간이죠. 해양보호구역이 갖는 안식과 풍요는 보호구역 안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생물들의 개체수가 회복되면 전 세계 바다로 퍼져나가, 수십억 인구의 식량자원을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또한 건강한 바다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우리를 기후변화의 끔찍한 피해로부터 지켜준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점점 명확해지고 있죠.

여기 해양보호구역에 대한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불과 몇 달 전, 바다에서 멀찍이 떨어진 한 회의실에 각국 정부 대표들이 모여앉았습니다. 푸른 바다를 지킬 ‘해양 조약(Ocean Treaty)’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아마도 이 조약은 2020년까지 쉽게 체결되지 않을 겁니다. 물론 해양 보호를 위한 분위기는 이미 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남극 로스해에는 155만㎢의 거대한 바다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격동하는 국제 정치환경 속에서, 이 보호구역은 우리 모두의 바다를 지키려는 국제적 노력이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입니다.

펭귄과 고래가 의존하는 크릴, 크릴을 잡는 인간

혹등고래혹등고래

우리가 사는 행성의 맨 끝에 위치한 남극은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집입니다. 황제펭귄 및 아델리펭귄의 거대한 서식처가 있고, 농구공만한 눈알을 가진 대왕오징어, 그리고 현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명체인 대왕고래가 살고있죠.

아, 중요한 친구를 빼먹을 뻔 했네요. 펭귄과 고래의 주요 먹이인 ‘크릴’도 남극에 살아갑니다. 아주 작은 새우처럼 생긴 크릴은 남극에 사는 모든 생물들에게 아주 필수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영양제와 미끼를 만들기 위해 점점 더 많은 크릴을 잡아가면서 남극 생물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바로 며칠 전 4만 마리의 펭귄이 살던 서식지에서 영양 섭취 부족으로 새끼들 중 단 두 마리만 살아남았다는 끔찍한 뉴스는 남극해가 처한 지금의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심지어 크릴 업계는 남극해를 보호하고자하는 세계 여러 정부와 기관, 단체들의 노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지금 호주 호바트에서는 세계 여러 정부가 모여 남극과 남극해의 미래에 관해 토의하는 회의(CCAMLR)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제한된 안건을 논의 중이지만 바로 1년 뒤, 이 회의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큰 자연보호구역을 지정하는 역사적 과제를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남극 해양보호구역(Antarctic Sanctuary)’을 만드는 일 말이죠. 남극반도 앞의 웨델해를 포함하는 이 보호구역은 독일의 5배, 한국의 18배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바다 안식처가 될 것입니다.

물론 남극해에 세계 최대 보호구역을 만드는 과정은 거대 수산업계의 집요한 로비와 개별국가들의 이익 추구를 극복해야만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긴다면, 모두의 바다를 지키기 위한 전 세계적 요구 앞에 각국 지도자들이 승복하게 되는 것이죠.

바다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고 우리 모두를 살리는 움직임, 남극 바다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글: 빈스 신체스(Vince Cinches) / 그린피스 동남아시아지부 필리핀사무소 해양보호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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