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액션 현장에서] 원양강국의 국격실추가 30일만에 회복된다 굽쇼?

Feature Story - 2014-11-25
돌아오는 미디어보트의 선상에서 잠시 이번 액션을 반추하였다.우리가 이렇게 우여곡적을 겪으며 바닷물을 뒤집어 쓰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결국 한국 원양산업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닐까? 한국은 명실공히 세계 원양업계의 리더 반열에 속해 있다. 우리 나라 경제의 기여도 역시 크다. 하지만 전세계 어자원은 급격히 줄고, 그 경쟁은 치열해진다.

한국의 불법어업 재발방지책 강화를 촉구하는 해양 액션 실시

인성 3호의 짧았던 영업정지 30일이 지났다. 이제 인성3호는 다시 어업을 위해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할 것이다. 2013년 6월 남의 바다에서 불법으로 이빨고기(메로)를 잡는 등 불법어업을 일삼다가 결국 한국이 미국과 EU로부터 불법어업(IUU: 불법, 비보고, 비규제)국으로 지정되는데 일조를 한 인성실업. 그의 배인 인성3호는 한 달 전, 불법어업 혐의로 벌금150만원, 영업정지 30일 그리고 전체 어획물 중 불법으로 확인된 부분에 대해서 몰수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이렇게 30일이 지났고 또 그들 앞에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바닷길이 열렸다. 과연 이번에는 불법어업을 하지 않을 거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 글쎄. 적발되어도 30일의 어업 중단, 몇 푼의 벌금만 감수하면 수십억을 벌어들일 수 있는데? 게다가 보통 사람들은 관심이 없어 눈에 띄지 않는데도? 현재 이런 관리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정된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검토 중이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 원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보강되어야 할 점이 많다.


액션을 준비하고 있는 그린피스 활동가들

그래서 나섰다: 그린피스 액션팀! 보는 사람이 없어도, 메아리가 작아도, 환경을 위해서라면 그린피스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레인보우 워리어, 크로스!

인성3호의 출항은 불법어업을 저질러도 솜방망이 처벌만 내릴 뿐,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이 있는 정책은 만들지 못하는 원양산업 정책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린피스는 다시 불법어업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법 제정을 위해, 상징적인 의미로 출항을 저지하는 액션을 하기로 했다. 어떻게? 배의 프로펠러를 체인으로 감아서! 그리고 길이 10미터에 달하는 대형 배너에 “국격 추락=30일?”의 메시지를 새겨 배 앞에 띄울 것이다.

이번 액션에 2개의 보트가 준비되었다. 하나는 다이버 2명, 액티비스트 2명 그리고 보트 드라이버 1명을 태우는 모터 보트이고, 다른 하나는 이 모든 활동을 기록하기 위해 준비한 미디어보트로 사진기자, 영상팀이 쓰게 될 15인승의 작은 배이다. 나는 미디어 보트에 오르게 되어 있었다.

액션을 위해 잠수를 준비하고 있는 그린피스 활동가

지난 달 '불법 그만'이라고 페인트로 썼던 글자가 그대로 보이는 인성 3호


미디어보트에 올라 앞서 가는 액션보트를 따라 목표지점으로 향했다.  저기 앞에 인성3호가 보인다. 배의 이름이 보이기 전에 배 옆면에는 지난 달 '불법 그만'이라고 페인트로 썼던 글자가 그대로 보였다. 흰색 페인트로 덧칠하였는데도, 녹슬고 누렇게 뜬 표면과 대조되어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배에 가까이 다가가자, 지난번 인성3호 귀항 때의 그린피스 액션을 통해 우리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는 선원들의 걸쭉한 환영사가 귓전으로 날아 들었다. 곧이어 고함소리가 들린다. 미디어보트는 그 고함소리가 욕설이란 것만 간신히 구별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한달 전에 지켜본 그린피스 액션이 생각나는지, 한층 더한 분노를 표현했다. 쉴새 없는 욕설과 소금물이 액션보트 위로 쏟아져 내렸다. 선원 한 명이 밧줄에 달린 쇳덩이를 '깡깡깡' 부딪히며 액션보트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혹시나 물속에 있는 다이버들에게, 액션 보트의 활동가들에게 쇳덩이를 던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인성3호 위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해경 때문인지, 심한 행동은 취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 사이 작업을 마친 다이버들이 무사히 물 위로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는 배너를 펼칠 차례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격 추락=30일?”의 메시지는 바다에 띄우지 못했다. 배를 돌리라는 해경의 요청 때문이었다. 평화로운 활동이었으므로 기실 문제될 것은 없었건만, 해경과 연거푸 교신한 미디어 보트의 선장님이 끝내 뱃머리를 돌리고 말았다. 봐주고 기록하는 눈이 없어진 상황은 액션의 메세지 전달에 큰 타격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물에 있는 우리의 다이버들, 그리고 액션보트의 액티비스트들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핸드 배너를 들고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액션을 마무리해야 했다.   

인성 3호에서 뿌리는 물을 맞고 있는 그린피스 활동가들

돌아오는 미디어보트의 선상에서 잠시 이번 액션을 반추하였다.우리가 이렇게 우여곡적을 겪으며 바닷물을 뒤집어 쓰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결국 한국 원양산업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닐까? 한국은 명실공히 세계 원양업계의 리더 반열에 속해 있다. 우리 나라 경제의 기여도 역시 크다. 하지만 전세계 어자원은 급격히 줄고, 그 경쟁은 치열해진다.

그린피스의 액션과 메시지가 지금은 좀 불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린피스의 제언대로, 올바른 원양산업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게 현재 정책들을 개정한다면 한국의 원양산업 강국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뿐만 아니라, 추후 중국과의 불법어업 관련 협상에서도 국제사회의 지원사격을 기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잘해보자, 원양강국 대한민국!

 

 

글: 김성진 그린피스 액티비스트

 

▶ 액션 현장 사진 http://www.greenpeace.org/korea/multimedia/slideshows/oceans/2014/434582/
▶ #불법어업반대 를 위한 그린피스 시민경찰 가입: http://greenpeacekorea.org/stopiuu#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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