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열정, 류준열 - 얼루어 2018년 4월호 인터뷰

Feature Story - 2018-04-09
그린피스 후원자 류준열 님이 환경을 주제로 얼루어 코리아 2018년 4월호 인터뷰를 진행하셨습니다. 얼루어 동의를 받고 기사 전문을 소개합니다.

출처: ALLURE WEBSITE
에디터: 허윤선, 김지은

연기하지 않을 때. 아니 연기를 할 때에도 그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분명한 방향이 있다. 환경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사소하지만 아주 강력한 일이다. 그린피스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류준열 후원자님이 2018년 3월 서울 한 스튜디오에서 남극보호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류준열 후원자님이 2018년 3월 서울 한 스튜디오에서 남극보호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

그린피스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아프리카 다녀와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가장 만나기 쉬운 게 그린피스였죠.

아프리카가 깊은 인상을 남겼군요. 아프리카 이야기를 종종 해서 궁금했어요. 아프리카에서는 무엇을 보았어요?
아프리카 사막 지대에 갔는데, 사막이라는 곳은 자연, 생명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죠. 그래서 새삼스럽게 환경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워낙 여행 다니면서 자연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프리카는 유독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물이 귀해서 조그마한 물 한 통으로 열명의 사람이 닦기도 했는데, 충분히 개운하게 씻을 수 있던데요.

평소에도 우리가 그만큼의 물로 씻을 수 있다는 거네요.
충분해요. 열흘 동안 있었는데 한 번도 아프지 않았어요. 그 다음부터는 저도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해 씻게 되더라고요. 그런 경험 때문에 그린피스와도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한 명의 후원자로 시작했죠? 자, 그린피스에 후원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너무 간단하죠!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작은 금액부터 쉽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회원 가입 과정도 정말 쉽습니다.

이후 그린피스의 여러 캠페인을 함께하게 되었죠. 미세 플라스틱 이슈는 요 몇 년간 그린피스의 주력 사업 중 하나였어요. 저도 그로 인해 그린피스와 처음 만났어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다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저는 아주 작은, 조그만 도움을 드린 거죠. 우선 내용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알면 안 쓰는 건 쉽거든요. 플라스틱 재료를 아예 안 쓰는 건 어렵지만 '미세 플라스틱 들어간 제품 안 쓰기'는 쉬워요. 알려주기만 해도 사람들이 쉽게 도움을 받아요.

덕분에 미세 플라스틱 제품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아무래도 기업은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바뀌니까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외 일상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게 있나요?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면, 저는 커피 전문점에서는 뚜껑을 아예 받지 않아요. 매장에서 마시면 필요 없는 물건이기도 하고요. 뚜껑은 다 플라스틱이니까요. 또 빨대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아요. 어딜 가든 정수기가 있으니까 웬만하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텀블러로 마시고 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는 먹지 않으려고 해요.

류준열이 사용하는 텀블러, 궁금한데요?
팬들이 준 것이에요. 워낙 많아서 기분에 따라 종류에 따라 바꿔가면서 써요. 너무 많아서 못 쓰고 있는 텀블러가 많아요.

또 대만 타이베이에서 환경감시선에 탑승해 잠시 활동을 위한 트레이닝을 받기도 했죠.
이것도 미세 플라스틱 이슈와 관련이 있어요. 대만에서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이 열렸는데, 돛에 플라스틱 제로 타이완이라고 굉장히 크게 써 있었어요. 그 배를 타고 다니면서 그린피스가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철학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경험하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배 위에서의 경험은 땅에서와 무엇이 다른가요?
자연의 위대함이 저절로 느껴져요. 인간은 육지에서 태어나서 육지에서 사는 게 순리 같은 건데, 물 위에서 인공적으로 살면 몸에 무리가 가요. 뱃멀미도 있고요. 그런 것들을 경험하면서 인간이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캠페인을 위해 배 위에서 활동하는 그린피스 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았어요. 민단 단체니까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들의 열정이나 행동, 선택이 굉장히 멋있더라고요.

그중에서도 팬 그리고 독자와 나누고 싶은 경험이 있나요?
좋은 게 많았어요. 특히 '폭력과 비폭력' 세션이 기억에 남아요. 폭력과 비폭력을 나누고, 어떤 행동이 그 안에 속하는지를 실제로 해보는 것으로 시작해요. 그로 인해서 상대방이나 다른 사람에게는 내 의도와 다르게 읽힐 수 있다는 걸 배우는 건데요. 나 스스로는 어떤 행동이 비폭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이 폭력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적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숨쉬고 생활하는 것이 어떤 대상에겐 폭력이 될 수 있는데, 그게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아닐까요?

류준열 후원자님이 2018년 3월 서울 한 스튜디오에서 남극보호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류준열 후원자님이 2018년 3월 서울 한 스튜디오에서 남극보호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

언젠가 그린피스의 남극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요?
남극이요? 기회가 된다면 얼마든지요!

한 달 정도 걸린다고 들었는데, 바쁜 일정에 가능할까요?
우리가 지구에 해를 입히는 시간은 더 기니까, 그 정도면 아주 짧은 시간인 것 같아요.

활동하면서 본 그린피스는 어떤가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는 것? 후원하는 분들도 상상 이상으로 많고. 그만큼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다는 거죠. 누구 든 자신의 SNS에 메시지를 적는 것만으로도 참여할 수 있어요.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 팬분들이 나무를 심거나 숲을 조성하는 활동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감동을 많이 받았죠. 또 미세 플라스틱 법안도 통과되고 여러 가지를 하면서, 성과가 생기니까 그런 부분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린피스 활동을 하면서 환경 운동가로서 발을 내딛게 된 셈인데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나요?
저는 작은 것을 해보자는 주의예요. 아무 생각 없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썼다면, 오늘 하루 내가 안 쓰면 지구가 어떻게 바뀔까에 대해 생각하는 거에요. 이 많은 인구가 하루만 안 써도 환경에 엄청난 도움이 될 거에요. 저는 그런 생각으로 하고 있거든요. 류준열도 하는데 나도 한번 해볼까? 이렇게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거죠. 뚜껑 없이 커피를 마셔보자. 어렵지 않으니까요.

그렇게 매일 새로운 미션을 늘려가는 중인가요?
그린피스에 후원을 하다 보면 작은 책자를 받게 되는데 여러가지 정보가 담겨 있어요. 어렵지 않은 유용한 정보가 굉장히 많아요. 작은 돈이지만 계속해서 후원을 하면 언젠가 크게 돌려받을 수 있어요. 깨끗한 자연으로 돌려받는 거죠.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은 어떤가요? 최근 영화는 자연 속에서 촬영했잖아요? 또 다른 재미있는 일이 있을 거예요.
자연 속에서 사는 건 저와는 안맞아요. (웃음) <리틀 포레스트>로 농사가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달았고요. 산보다는 바다가 좋지만, 저는 도시가 좋아요. 작은 선택들, 작은 관심으로 지구의 수명을 백 년, 천 년씩 늘리고 싶어요. 하지만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는 정말 좋았어요. 휴가 갈 때 자연을 선택하게 되는 것도,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거기서 사는 건 이야기가 좀 다른 것 같아요.

류준열 후원자님이 2018년 3월 서울 한 스튜디오에서 남극보호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류준열 후원자님이 2018년 3월 서울 한 스튜디오에서 남극보호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

어떠한 가치를 알고 따르게 되면 불편함이 생기잖아요. 그런 딜레마가 생길 때에는 어떻게 해요?
편하게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불편하면 안 하면 돼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처음엔 불편해도 조금만 노력하면 익숙해지는 순간이 오거든요. 약간의 불편함을 참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최근에 케냐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는 비닐봉지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했더라고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비닐봉지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대요. 단순히 들고만 다녀도 벌금이 우리나라 돈으로 4천만원이 넘어요. 그래서 저도 비닐봉지를 한 번도 못 썼는데, 비닐봉지가 없어도 생활에 불편함은 없더라고요.

지금처럼 동료들과 함께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기도 해요?
환경에 관심 있는 연예인 동료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얘기하면서 저도 많이 배우는데, 특히 동물에 관련된 건 잘 몰랐어요. <리틀 포레스트>를 함께한 임순례 감독도 카라에서 큰 일을 하고 계시죠. 감독님께서는 동물과 관련된 일을 이야기해주시고 저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해 이야기해요. 이런 자연스러운 대화가 주변에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하면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분들도 관심을 많이 보이더라고요.

환경에 대해 영감을 주는 작품이 있나요?
영화 중에는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 <에린 브로코비치>. 환경 사진을 보면서도 영감을 많이 받아요. SNS로 환경 사진가분들을 팔로우하고 영감을 많이 받아요. 아름다운 사진을 볼 때마다 경이롭기도 하고, 정말 소중하게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올해에는 또 어떤 환경 활동을 할 예정인가요?
올해는 황제펭귄이 주인공입니다. 저도 남극 활동에 기부했어요. 여기 스튜디오에도 모형 황제펭귄이 있잖아요. 아델리 펭귄으로 만든 이모티콘이 곧 나오는데, 나오면 적극 사용할 생각이에요. 기후변화 때문에 빙하가 녹아내려 펭귄이 서식지에서 먹이를 찾으러 가는 길이 100KM 정도가 더 늘어나면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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