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m 내 343만 명, 우리는 잊고 살아갈 것인가

Feature Story - 2013-07-22
저는 그린피스에서 활동하는 친구 소개로 지난 주말 아침,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에 갔습니다. 레인보우 워리어호 ‘오픈보트’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지요. ‘오픈보트’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온 그린피스 활동가들과 자원활동 학생들이 원전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었습니다.

한국 원자력발전소 주변 인구

저는 그린피스에서 활동하는 친구 소개로 지난 주말 아침,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에 갔습니다. 레인보우 워리어호 ‘오픈보트’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지요. ‘오픈보트’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온 그린피스 활동가들과 자원활동 학생들이 원전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 고리원전 위험을 알리는 사진전시, 레이보우 워리어호 선내시설 구경 등을 통해 그린피스 활동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각 현장에서 활동하는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전세계 1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후원으로 만들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그린피스 캠페인 활동에도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을 것입니다. 환경, 에너지 문제가 한 지역,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이슈이며, 그린피스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연대해 이루어진 단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감명을 받았습니다.

사실은 저도 대학생 시절에 일본 오키나와에서 그린피스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미해군 기지 건설로 조사가 진행되는 오키나와 헤코노(辺野古) 해변에는 듀공 같은 소중한 생태계가 위험에 처했었지요. 이때 미군 기지 반대/항의운동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일본 그린피스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탈핵운동을 열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사회는 ‘후쿠시마’를 잊으려고 합니다. 수많은 피해자와 행방불명, 그리고 16만 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피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태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자민당 아베 정권은 원전 재가동을 당당하게 공언하고 원전 해외 수출을 강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사회는 ‘후쿠시마’를 벌써 과거의 일로 덮어두려는 걸까요?

이번 그린피스 ‘광안대교’ 액션에 대해서 과도한 행동이라 비판하는 의견도 일면 있겠지만 과연 부산시민들은 원전 위험을 평소 깊이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고리 원전부터 30km 내 343명 부산시민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번 그린피스 활동은 원전의 위험과 우리 삶의 안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것 같습니다. 원전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를 마련한 것이지요. 그린피스 활동에 아울러 앞으로 부산 시민들 스스로가 삶의 안전을 지키려고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 무라야마 잇페이. 2006년부터 한국에서 일본군’위안부’역사 연구, 미군 기지촌 외국인여성 지원, 이주노동자 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와는 2005년 미군기지 반대 운동으로 함께 했으며 현재 부산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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